[뉴스토마토 양지윤기자] "빨래도 따뜻할 때 말려야죠."
지난 11일 2013년 기업설명회를 마친 이우현 OCI 사장(사진)은 폴리실리콘 사업의 흑자전환 시기를 묻는 기자 질문에 "기왕이면 1분기에 흑자전환을 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사장은 현재 태양광 시장 상황에 대해 "판가가 많이 올라 회복은 되고 있다"면서 "다만 돌발상황이 불쑥 튀어나올 수도 있기 때문에 불확실성이 없을 때 빨리 회복세로 전환해야 한다"며 긴장의 끈을 놓치 않았다.
OCI의 올해 최대 과제는 단연 실적회복이다. OCI는 지난 2011년만 하더라도 1조1179억원의 영업이익을 낼 정도로 건실했다. 그러나 그해 4분기부터 태양광 업황이 침체기에 빠져들면서 실적은 내리막길을 타기 시작했다.
지난 2012년 3분기 폴리실리콘 사업에서 처음으로 318억원의 적자가 발생하며 영업이익은 1년 만에 10분의 1토막이 났다. 지난해에는 업황 불황과 엎친데 덮친격으로 전력난에 따른 가동률 축소의 여파로 993억원의 대규모 영업손실이 발생했다.
다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회복세가 점차 감지되고 있는 점은 그나마 다행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폴리실리콘 공장 가동률이 90%대로 올라선 데 이어 올해 초부터 폴리실리콘 가격이 상승세를 타고 있는 등 최근 시장 분위기가 다시 살아나고 있다는 게 관련 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3월 중순 사업총괄 부사장(CMO)에서 사장으로 승진한 이 사장은 한달여 뒤면 햇수로 임기 2년을 맞는다. 지난 한 해가 사업 전반을 이해하고 전략적 틀을 다지는 시기였다면, 올해부터 구체적 성과를 도출해내며 후계자로서의 경영능력을 검증 받아야 한다.
지난해의 경우 주력인 태양광 업황의 거듭된 침체와 그간 실적의 버팀목이었던 카본케미칼 사업의 불황 등 악재가 겹치면서 불가항력적인 측면도 없지 않았다. 그럼에도 OCI가 폴리실리콘의 대표주자로 태양광 사업에 대한 상징적 의미가 있었기에 이 같은 추락은 수모로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올해는 사정이 다르다. 태양광 사업에서 서서히 회복 신호가 감지되면서 위기관리 능력뿐만 아니라 미래를 위한 전략적 판단도 중요해졌다. OCI가 지난 11일 P3.9 폴리실리콘 공장의 증설 재개를 결정한 것도 본격적인 업황 회복을 대비한 조치로 풀이된다.
그가 올해 풀어야 할 또 하나의 과제는 세금 문제다. OCI는 지난 2008년 인천 소재에 100% 자회사인 DCRE를 설립한 뒤 토지 및 건물 등에 대한 취·등록세를 감면받았다. 그러나 지난해 DCRE 분할이 적법하지 않다는 조세심판원의 판결이 나오면서 국세청으로부터 3085억원의 법인세를 부과받았다. 가뜩이나 실적 부진에 시달리는 OCI에는 큰 부담이다.
이에 대해 이 사장은 "회사 사정이 어려워 징수유예를 요청해 놓은 상태"라면서 "국세청의 결정에 따라 부분 납부는 지속하돼 부당한 부분에 대해서는 법적 소명절차를 통해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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