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하늬기자] 불법대부광고에 이용된 전화번호를 중지하는 '신속 이용정지제도'를 통해 지금까지 450여건의 불법 전화번호가 차단된 것으로 나타났다.
3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불법대부광고에 이용된 전화번호를 차단해 소비자 피해를 막자는 취지에서 마련된 '신속 이용정지제도'가 시행된지 3주동안 450여건의 불법 전화번호가 정지됐다.
'신속 이용정지제도'는 금융감독원이 불법 대부광고가 명백하다고 파악되면 경찰청에 통보하고, 경찰청은 SK텔레콤 등 이통사에 해당 전화번호 정지를 요청해 불법 전화번호를 정지하는 제도이다.
카드사태 이후 금융회사 등을 사칭한 불법대부광고와 대출사기 등이 기승을 부리면서 금융당국이 지난달 6일부터 이 제도를 시행한 것.
기존에도 금감원이 불법 광고를 인지해 경찰청에 신고하면 경찰이 다시 수사해 이통사에 전화번호 정지가 가능하도록 조치하고 있었다. 하지만 수사 기간이 수개월씩 걸려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컸다.
이에 불법대부 광고에 대해서만큼은 경찰청이 금감원 통보사항에 기반해 지체없이 통신사에 전화번호 정지를 요청해 일주일 내에 정지가 가능하도록 했다.
금감원은 불법대부광고가 명백하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만 '불법 대부광고의 전형적인 유형에 해당하는 사실'과 '판단 근거'를 적시해 통보해야 한다.
신속 이용정지제도는 2월25일 현재 기준으로 450여건의 전화번호가 차단됐다.
지난달 7일 개인정보 불법유통 근절을 위해 시민 합동 개인정보 불법유통 감시단 130여명이 발대식을 개최했는데 금융당국은 이들을 통해 불법 정보를 모으고 있다.
감시단과 대부협회 등으로부터 수거된 불법 대부 광고 전단 등을 제보받아 불법확인 절차를 거친 후 전화번호를 정지시키고 있는 것.
또 대출사기 등을 당한 피해 소비자의 신고도 반영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현재까지 차단된 실적을 보면 상당히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무엇보다 손쉽게 볼 수 있는 전단지를 통해 소비자가 불법대부업체에 전화를 걸어도 연결되지 않기 때문에 사전 차단이 가능하다"며 "대출빙자를 미끼로 사기 행각에 노출된 소비자들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선제적으로 방어한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만약 불법 대부광고로 판단돼 전화번호 이용정지를 당하게 되면 3개월까지 해당번호가 사용 중지된다.
하지만 사기범들의 고도화된 수법이 날로 정교해지면서 전화번호를 수시로 바꿀 수 있는 프로그램을 이용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처도 필요한 실정이다.
또 다른 명의의 전화번호를 이용해 사기 행각을 벌일 경우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할 경우 피해보상에 대한 명확한 대책이 없다.
사기범이 다른 명의의 전화번호 등으로 불법광고를 하다 적발돼 이용정지를 당할 경우 정상적인 광고 영업자가 덤터기를 쓰는 사례가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하면 소명 등의 절차를 거쳐 바로 정지를 중지시키면 된다"며 "전화번호 이용정지로 인한 피해방생을 대비해 보상책임보험 등 보완책을 병행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해 금감원에 신고된 대출사기 피해건수는 2만5000여건으로 피해금액은 850억원 규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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