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동훈기자] 기초연금 7월 도입을 앞두고 정치권의 줄다리기가 팽팽하게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공약수 찾기'에 관심이 쏠린다.
반대로 7월 시행 약속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제도 도입 이후 수정이 어려운 만큼 사회적 공감을 얻을 수 있는 합리적 합의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여 "하위 70%·국민연금 연계 차등지급" vs. 야 "80% 모두 20만원"
10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정부와 새누리당은 재정의 지속가능성 등을 고려해 65세 이상 소득 하위 70% 노인에게 국민연금 가입기간과 연계해 월 10만~20만원의 기초연금을 차등 지급하는 원안에서 물러서지 않고 있다.
민주당은 65세 이상 모든 노인에게 20만원씩 지급하기로 한 박근혜 대통령의 후보 시절 공약 파기에 대한 책임을 따지고 있다. 동시에 국민연금 가입기간과 연계하면 국민연금 제도를 흔들고 국민연금 가입자 역차별 가능성이 있다면서 소득 하위 80% 모두에게 20만원씩 지급하라는 입장이다.
지난 6일 소집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도 설전은 계속됐다.
문정림 새누리당 의원은 "대통령 인수위 이후 내내 기초연금 논의가 있었고 지난 11월 법 제출 후 6개월간 논의됐다"며 "국민 공감대를 얻기 위한 노력으로 1년을 끌었다"고 말했다.
김용익 민주당 의원은 "정부 여당 안과 민주당 안의 차이는 2060년이 되면 36조원, 국내총생산(GDP) 대비 비율은 0.4%포인트"라며 이런 차이가 국민 경제를 파탄하는 것이냐고 되물었다.
◇"국민연금 연계 재검토해야"
전문가들의 의견도 국민연금 연계안과 관련해 여러 갈래로 나뉜다. 다만, 소득 하위 70~80% 사이를 오가며 공방을 벌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이 많다.
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금연구센터장은 "제도는 한 번 도입하면 고치기 쉽지 않으므로 첫 단추를 어떻게 끼우는지가 굉장히 중요하다"며 "정치적 측면보다는 충분한 논의를 거쳐서 합의한 뒤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센터장은 여야 합의점으로 "여당이 기초연금을 국민연금 가입기간과 연계하는 방안의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북유럽 국가들처럼 연금액과 연계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고액으로 단기 가입한 사람과 적은 금액으로 장기 가입한 경우 사이에 형평성이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어 "재정의 지속 가능성이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면 적당한 통제 장치를 고려할 수 있다"며 "소득에 재산을 소득으로 환산한 금액까지 합친 소득인정액이 210만원인 소득 하위 80%에게도 기초연금을 지급하는 것은 무리"라고 말했다.
지난해 기준 정부 추계를 보면 전체 노인의 26%는 소득인정액이 0원이고, 하위 70%에 속하는 노인은 단독 가구 기준 월 소득인정액이 87만원 이하다. 75%는 월 130만원이다.
윤 센터장은 "여야 모두 퍼센트(%) 논쟁에서 벗어나 노인 빈곤 완화라는 기초연금의 취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도입 취지 살려야"
최균 한림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국민연금 수급자가 늘어날 것이란 전제와 함께 재정을 고려하면 국민연금을 중심으로 연금 제도를 재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도 "미가입자가 많고 소득대체율이 낮은 국민연금의 미성숙 상태가 개선될지 불확실한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조건부 기초연금-국민연금 연계안 찬성인 셈.
이어 "사실 소득 하위 논쟁은 기준이 되는 소득인정액에 노인이 보유한 자동차를 100% 소득으로 인정하는 등 재산파악 방법이 모호하다는 점에서 무의미한 측면이 있다"며 "장기적으로 유럽 선진국처럼 노인의 실제 소득을 구체적으로 파악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진수 연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여·야가 7월 지급을 위해 타협을 한다면 야당은 70% 지급에 대해, 여당은 국민연금 연계를 양보해야 한다"며 "국민연금 급여가 워낙 적은데 장기 가입분을 깎겠다 안 깎겠다고 하는 발상 자체가 좋지 않다"고 말했다.
아울러 "야당은 복지의 우선순위가 소득 상위 30%보다는 아동이나 장애인이라는 점을 고려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정부와 여당은 기초연금을 지급하기 위한 절차 등을 고려해 법안 처리의 마지노선을 10일로 제시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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