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광범기자] 6.4 지방선거가 3달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청와대 발 선거개입 이슈가 부각되고 있다.
논란은 지난 5일 처음으로 불거졌다.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안전행정부 장관직 사퇴와 인천광역시장 출마 의사를 밝힌 유정복 새누리당 의원의 발언이 도화선이 됐다.
그는 기자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박근혜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한 자리에서 박 대통령의 ""인천이 국가적으로도 중요하고 여러 가지 어려움도 있는 지역이기 때문에 정말 능력 있는 사람이 됐으면 하는 게 바람이다", "결단을 했으면 잘 되기를 바란다"는 발언을 소개했다.
야당은 당장 '선거개입'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민주당은 대변인에 이어 선거 사무 총 책임자인 사무총장까지 나서 "노골적 선거개입"이라며 박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했다. 이어 당 법률위원회가 박 대통령의 발언에 대한 유권해석을 선관위에 의뢰하기도 했다.
이에 새누리당은 "덕담을 침소봉대한다"고 반박했다. 6일 중앙선관위도 유권해석을 통해 '선거법 위반이 아니다'는 결론을 냈다.
그러나 민주당은 쉽게 물러날 의사를 보이지 않고 있다. 박 대통령의 발언을 전한 유정복 의원을 '선거법 위반'으로 검찰에 고발해 놓은 상태이고, 선거 관리 주무장관인 안행부 장관을 선거에 차출한 것 자체가 선거공정성을 깨려는 의도라고 주장하고 있다.
◇새누리당 소속의 모 전 경기도의원이 당원들에게 보낸 문자. 우원식 민주당 최고위원이 7일 공개했다. ⓒNews1
여기에 더해 청와대 민정수석실 임종훈 민원비서관이 자신의 지역구였던 지역의 기초선거 출마 후보자들의 면접을 진행했다는 언론 보도가 7일 나오자, 민주당에선 "이럴 바에야 청와대의 이름을 '선거대'로 바꿔라"(전병헌 원내대표)는 비난이 이어졌다.
<한겨레신문>이 이날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임 비서관은 비서관 임명 전 자신의 지역구였던 경기 수원시 영통구의 수원시의원 출마 신청자들과 등산과 점심 식사를 한 후, 새누리당 당협위원장 등과 함께 이들에 대한 면접을 진행했다. 이후 출마 신청자들은 다음날 새누리당 관계자로부터 탈락 여부를 통보 받았다.
사건을 제보한 전직 경기도의원은 "새누리당 지역구 간부한테서 '임 비서관이 A 국회의원과 합의해 B 당협위원장이 새롭게 수원시장 후보로 될 것 같다. (당신은) 영통구 선거 대책 책임자로 결정됐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밝히기도 했다.
제보자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청와대 비서관이 직접 당의 공천에 좌지우지한 것이 돼 '선거 중립 의무 위반'과 '선거 개입'은 명확해 진다. 아울러 선거운동에 참여를 금지하고 있는 공직선거법에 저촉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새누리당의 상향식 공천제의 실상이 드러났다"고 맹비난했다. '상향식 공천제'는 새누리당이 기초선거 정당공천제 폐지 공약을 파기하며 대안으로 내놓은 방안이었다. 우원식 민주당 최고위원은 "청와대 비서관이 시도의원을 면접 심사하고 시장 후보도 국회의원과 논의해 정해서 대통령에게 올린다면 그것도 상향식은 상향식이겠다"고 비꼬았다.
민주당은 청와대 비서관의 이런 행태의 근본원인이 박 대통령에게 있다고 공세를 폈다. 허영일 부대변인은 7일 논평을 통해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 박근혜 대통령께서 국정은 내팽개치고 선거에 ‘올인’을 하니까, 임종훈 청와대 비서관도 일탈행위를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박 대통령의 마음이 계속 선거에 있으면, 낮에는 청와대와 공기업에서 일하고, 밤에는 지역구를 관리하는 박쥐 공무원들이 속출할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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