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보라기자] 내비게이션 및 블랙박스가 지난해 주춤했다.
낮은 기술진입 장벽 탓에 후발주자들이 우후죽순 가세하면서 시장이 공급 과잉으로 재편, 예년의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아직 시장 성장세가 꺾이지 않았다고는 하나 뚜렷한 동력은 사라진 상황.
이에 해당 업체들은 '다음' 모색에 돌입했다. 국내에만 머무르고 있는 블랙박스 시장을 해외로 넓히는 한편 주행보조시스템 등 첨단기술과의 융합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살길 찾기다.
◇매출 전년수준 유지..영업이익은 급감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차량용 블랙박스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커지면서 시장은 지난 2010년 25만대에서 2012년 150만대, 2013년에는 200만대 가량으로 확대됐다. 올해는 240~250만대 규모를 이를 것으로 점쳐진다. 시장 확대에도 수익성은 뒷걸음질이다.
'아이나비'로 유명한
팅크웨어(084730)는 지난해 창사 이래 처음으로 27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면서 적자전환했다. 연간 영업이익이 13억9500만원으로 전년에 비해 72%나 대폭 감소했다. 매출액도 1% 줄어들었다.
팅크웨어 측은 "내비게이션 부분의 매출이 줄어든 가운데 블랙박스가 그 자리를 매우면서 전년인 2012년과 비슷한 수준의 매출을 보였다"면서 "다만 올해 경기 불확실성에 대비해 부실채권 등 무형자산을 일시에 상각하면서 영업손실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파인디지털(038950)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80억원으로, 2012년보다 24% 감소했다. 매출액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982억원, 70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5%, 35.5% 줄었다. 지난해 11월 상장한
미동전자통신(161570) 역시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이 전년에 비해 각각 41%, 48% 가량 급감했다. 매출액은 0.1% 감소했다.
이들 모두 공통점은 매출액은 그리 큰 변동이 없다는 것. 다만 영업이익 등 수익성 지표는 추락했다. 파인디지털과 미동전자통신은 "제품 판매는 꾸준히 이뤄졌지만 신규인력 채용과 제품 개발비, 마케팅 비용 등으로 인해 판관비가 증가한 탓"이라고 설명했다.
◇블랙박스 '다음'을 준비하라
블랙박스 시장의 성장률이 지난 2~3년보다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인 가운데 기업들은 블랙박스 성장기 '그 이후'를 준비하고 있다. 국내에 처음으로 등장한 블랙박스의 해외 진출을 고려하는 한편, 진화된 콘셉트의 블랙박스 제품을 개발하는 등 시장 둔화 대비에 분주하다.
팅크웨어는 올해 태블릿PC와 블랙박스의 해외 진출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태블릿 PC는 주로 B2B 거래로 이뤄지고 있는데, 지난해 터키 정부의 스마트교육사업 일환으로 공급됐다. 블랙박스의 경우 남미와 북미 등 해외 소비자들을 고려한 해외향 제품을 별도로 제작해 시장을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회사 측은 "올해는 해외사업에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날 것"이라면서 "현재 상황보다 별도의 매출 채널이 생기는 만큼 실적 역시 나아질 것으로 본다"고 기대했다.
미동전자통신은 국내 최초로 ADAS(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 블랙박스를 출시하고 있다. 당분간 애프터마켓 시장에서 블랙박스에 이 시스템을 접목하는 형태로 시장 흐름을 바꿔나가겠다는 계획이다. 차량사고시 원인규명을 위한 블랙박스 개념에서 졸음운전경보, 추돌경보, 차선이탈경보 등을 통해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는 새로운 개념의 블랙박스를 준비하고 있다.
내비게이션 분야에서 강점을 나타내면서 상대적으로 블랙박스 판매가 시원찮았던 파인디지털의 경우 올해 하이엔드급의 블랙박스를 국내와 동시에 해외에도 내놓는다는 계획이다. 회사 측은 "지난해보다 수출 물량은 늘어나고 있어 고무적인 상황"이라고 전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블랙박스 시장의 성장성이 높다고 말하긴 힘들다"면서 "블랙박스의 품질 고도화가 이뤄지는 시점이 오면서 열과 배터리 등 제반문제를 해결하고 열악한 환경에서 버틸 수 있는 제품들이 선택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결국 기술력만이 시장에서 살아 남는다"며 "과잉포화 상태로 치달은 공급자 시장이 한계에 직면하면서 구조조정되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아무래도 후발주자들이 불리할 수밖에 없는 여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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