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언 파문' 여자컬링대표팀, 4월 국가대표 선발전 '빨간불'
2014-03-28 14:00:58 2014-03-28 14:05:00
◇경기도청 소속의 여자 컬링대표팀. 사진은 지난 2월 소치동계올림픽 당시 모습. (왼쪽부터)엄민지, 이슬비, 김은지, 김지선. ⓒNews1

[뉴스토마토 임정혁기자] 여자 컬링대표팀이 코칭스태프의 폭언과 성추행에 시달리다 집단 사표를 낸 것으로 알려짐에 따라 다음 달에 있을 국가대표선발전 참가가 불투명해졌다.
 
아이돌 그룹 이름을 따 '컬스데이'라고 불리며 비인기 종목의 설움을 떨쳐가던 선수들이 하루아침에 사라질 위기다.
 
28일 한 방송매체는 여자 컬링대표팀이 지난 23일 세계선수권대회가 끝난 뒤 캐나다에서 대표팀과 경기도청을 맡고 있는 정영섭 감독에게 사표를 제출했다고 보도했다.

선수들은 훈련 과정에서 코칭스태프들의 폭언과 성추행에 가까운 발언에 시달렸으며 포상금 기부를 강요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여자 컬링대표팀은 세계선수권대회를 마치고 지난 25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대한컬링경기연맹(이하 연맹) 관계자는 앞서 지난 26일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대표팀은 경기도청 소속으로 돌아가 오는 4월11일 전라북도 전주시 화산실내빙상장에서 열릴 국가대표팀 선발전에 출전할 계획"이라며 "그동안 경기도청을 제외한 대표 선발전에서 전력이 좋았던 팀은 경북체육회와 전라북도청이 꼽힌다"고 전한 바 있다.
 
선수들은 소치동계올림픽과 세계선수권대회까지 이어진 숨가쁜 일정을 뒤로하고 잠깐의 휴식을 가진 뒤 국가대표 선발전을 대비할 방침이었다. 연맹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훈련이나 대회도 그때까진 없다.
 
통상 여자 컬링대표팀은 포지션별로 잘 하는 선수를 뽑지 않는다. 우승한 단일팀이 그대로 국가대표가 된다. 빙판 위 4명의 팀워크가 중요한 종목이기 때문이다. 

신미성(36), 김지선(27), 엄민지(23), 김은지(25), 이슬비(26)는 모두 경기도청 소속으로 5년 가까이 한솥밥을 먹으며 2012년 세계선수권대회 역사상 첫 4위에 올랐다.

이어 소치동계올림픽에서 활약 직후 지난 24일 캐나다에서 막을 내린 2014 세계선수권대회에서 4위에 올라 2회 연속 이 대회 4위라는 성과도 달성했다.
 
국내 컬링 등록선수는 700여 명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준에 맞는 컬링경기장이 태릉과 의성 두 곳밖에 없는 상황에서 경기도청 소속의 여자 컬링대표팀은 이 같은 성과를 올리며 '컬링'이란 종목을 관심 종목으로 끌어올렸다.
 
하지만 이번 사태로 선수들이 집단 사표를 제출하며 연맹이 내세웠던 '2018 평창동계올림픽 메달 획득'이란 목표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연맹 "28일 오후에 상벌위원회를 열 계획이다. 연맹 국장이 선수 가족들과 관계자들 사이에 연락을 취하고 있다"며 "장소와 시간을 조율 중이다. 대한체육회와 공조해 최대한 선수권익을 보호하겠다는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경기도청 관계자는 "현재 모든 컬링 관련 대부분의 인원이 외부 출타 중"이라며 "사표 수리와 대표 선발전까지의 구체적인 것들은 현재로선 알 수 없다. 조금만 시간이 지나면 자세한 것들이 알려질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체육회 측은 "진상 조사를 하고 있다"며 "필요한 경우 인권상담사를 보내 조사를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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