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기자]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오랜 시간 침체의 수렁에 빠졌던 미국 경제가 살아나고 있다.
미국 경제의 70%를 차지하는 소비는 한파의 영향에도 증가세를 이어갔고 제조업 경기 역시 꾸준한 확장 국면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27일(현지시간) 상무부는 2월의 소비지출이 전달보다 0.3% 증가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개인 소득도 0.3% 늘었다.
미국 공급관리협회(ISM)의 3월 제조업 지수는 53.7로 직전월대비 0.5포인트 오르며 두 달 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 가운데 미국의 회복이 중국 경제 성장의 도움을 받은 것이란 의견이 제기돼 눈길을 끈다. 경제 성장으로 중국인들의 소득 수준이 높아졌고, 이로 인한 생활 패턴 변화에 미국이 혜택을 보고있다는 것이다.
중국인들의 평균 소득 향상은 세계의 공장이라 불렸던 중국의 위상 변화를 야기했다. 제조업 기지로서의 매력을 잃은 미국 기업들이 본토로 회귀토록 하는 동력이 되고 있는 것.
미국의 투자자문사 리차드번스타인 어드바이저는 "2012년 말을 기준으로 과거 5년간 중국 제조업체의 평균 임금은 매년 18% 증가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미국의 임금 상승률은 연평균 2.3%에 그쳤다. 세계 평균도 하회한 결과다.
(자료=리차드번스타인어드바이저)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중국의 인건비 급등이 미국 제조업 경기에 불을 지피는 가장 중요한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값 싼 노동력에 이끌려 중국으로 진출했던 제조업체들이 투자 매력을 잃고 미국으로 '유 턴'을 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리차드번스타인은 "미국의 상대적으로 낮은 임금 상승률이 아시아나 라틴 아메리카 국가들의 노동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있다"며 "미국 제조업의 전성기였던 1950~1960년대 수준에는 못 미치겠지만 전체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점차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소득이 늘어난 중국인들이 너나 할 것 없이 해외 여행에 나서는 현상도 미국 경제에 훈풍이 되고 있다.
지난 1일 미국 상무부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12년 미국을 찾은 중국 관광객 수는 150만명에 달했다. 5년전의 40만명에서 4배가량 증가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중국 관광객이 미국 여행업 매출의 20%를 충당할 것으로 보고 있다. 로스엔젤레스(LA), 워싱턴 D.C, 뉴욕, 라스베가스 등을 중심으로 관광객 수가 크게 늘고 있다는 것이다.
더욱이 이들이 주목받는 이유는 미국 관광 중 나타나는 막대한 소비 규모 때문이다. 상무부는 중국 관광객이 2012년 한 해 동안 90억달러의 돈을 썼다고 밝혔다.
닉 헨스첼 아메리칸투어인터내셔날 상품개발 담당자는 "중국인들은 단순 관광 이외에도 미국인과 같은 생활 패턴을 공유하길 원한다"며 "식료품점과 유명 브랜드 매장에서의 소비가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관광객 규모가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 점 역시 미국 소매 활동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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