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영.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뉴스토마토 임정혁기자] 축구대표팀의 홍명보(45) 감독과 박주영(29·왓포드)이 다시 한 번 2012년의 영광을 재현할 수 있을까.
홍 감독은 2012년 런던올림픽 직전에 박주영을 품으며 이 대회 동메달을 합작했다.
홍명보 감독은 지난 4일 월드컵 트로피 방한 행사 직후 "대표팀의 90%는 구성됐다고 본다. 앞으로는 부상이 가장 큰 변수"라고 말했다. 홍 감독이 밝힌 90%는 지난해 말 '70%'에서 꾸준히 올라온 수치다. 이어 그는 박주영의 몸 상태에 대해서 "부상인 것을 알고 있다"고 대답했다.
하지만 지난 3일 박주영이 돌연 귀국한 것이 뒤늦게 알려지며 재차 박주영 논란에 불이 지펴졌다. 그의 귀국 이유는 '봉와직염'이다. 봉와직염은 피부에 고름이 차는 질환으로서 남자들이 군대에서 이따금 걸리는 병이다. 언론 보도가 퍼지자 축구협회는 급히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하고 인정했다.
국가대표 주치의인 송준섭 박사는 취재진과 브리핑에서 "회복하는데 2주 정도 걸릴 것"이라 전했다.
시선은 다시 홍명보 감독에게 향했다. 박주영의 부상과 귀국 사실을 알고 있었느냐는 사실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홍 감독은 지난 3월 그리스전에 나설 명단 발표에 앞서 "박주영과 꾸준히 연락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때문에 현재 축구계에서는 '홍명보 감독과 박주영이 사전에 논의한 끝에 귀국한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박주영이 소속팀으로 돌아갈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을 가능성도 높다. 왓포드는 내달 3일(현지시간)이면 시즌 일정이 끝나기 때문이다. 또한 박주영의 원소속팀은 아스널이다. 박주영에게 부상이 생겼을 경우 왓포드는 복귀에 대해 관여할 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축구협회의 움직임도 빠르다. 대표팀의 이케다 세이고 코치는 지난 5일 귀국했다. 지난달 30일 떠난 미국, 브라질 답사 일정을 소화하던 도중 일정을 마치지 않고 돌아왔다. 이케다 코치는 박주영을 위한 재활 프로젝트를 가동할 전망이다.
이케다 코치는 지난 2012년 런던올림픽 당시 박주영을 위한 특별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당시 박주영은 모나코로부터 장기체류 자격을 얻어 '병역논란'에 휩싸였다. 홍명보 감독은 박주영을 데리고 기자회견을 열어 올림픽대표팀 합류를 공식화했다.
이후 박주영은 이케다 코치와 일본에서 1대1 맞춤 훈련으로 몸을 만들었다. 그 결과 박주영은 런던올림픽 조별예선 스위스전과 동메달 결정전인 일본전에서 골을 터뜨렸다.
축구계에서는 박주영의 대표팀 합류를 기정사실로 보고 있다.
한 축구 관계자는 "월드컵 일정이나 왓포드의 남은 일정을 봤을 때 박주영이 영국으로 돌아가지 않고 월드컵을 대비할 가능성이 높지 않겠느냐"면서 "런던올림픽 사례가 있듯이 이번에도 월드컵이 끝나고 나서야 홍 감독과 박주영에 대한 진정한 평가가 나올 것 같다"고 내다봤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박주영의 부상 회복기간이 길지 않기 때문에 사실상 대표팀 합류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며 "지금 시점에서는 빨리 부상에서 회복해 경기력을 되찾는 게 최선"이라고 설명했다.
한준희 위원은 "다만 브라질월드컵에 데려갔을 때 러시아와 첫 경기가 중요하다. 여기서 박주영의 경기력이 예전같지 않을 수 있다"면서 "이때는 벤치에서 박주영을 고집하지 않고 적재적소에 활용하는 방안을 생각해내는 게 중요하지 않을까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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