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기자]
70여년 동안 국내 도자기 업계 2강 체제를 구축하고 있는 행남자기(008800)와 한국도자기가 세대를 잇는 라이벌 구도로 관심이다. 최근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매출 역시 양사가 동시에 직면한 과제다.
김유석 행남자기 대표이사는 김창훈, 김준형, 김용주 회장에 이은 4대 경영인으로, 김용주 회장의 장남이다. 한양대 산업공학과를 나왔으며, 지난 2004년 입사 후 기획실, 마케팅본부, 국내사업부 등을 거쳐 2012년 대표이사에 올랐다.
김영신 한국도자기 대표이사는 김종호, 김동수 회장에 이은 3대 경영인이다. 한국외국어대 무역학과 졸업 후 포틀랜드 대학교에서 MBA 과정을 밟았다. 한국도자기에는 지난 1990년 종합기획실 차장으로 입사해 감사, 상무이사, 부사장을 거쳐 2004년 대표이사 자리에 앉았다.
이들 두 대표는 각각 행남자기, 한국도자기의 현재를 이끌어 나가고 있는 책임자로, 젊은 감각을 내세운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김유석 대표는 디자인 경영을 진두지휘 중이며, 특히 예술가와의 콜라보레이션을 활발하게 펼치고 있다. 산업 디자이너인 카림 라시드와 협업한 퓨전식기 '구뜨'를 지난해 1월 출시했고, 그해 9월 한복 디자이너이자 살림 멘토인 효재와 함께 식기를 선보였다. 식기세트의 성공으로 다과세트까지 출시하며 품목도 다변화했다.
김영신 대표는 보석을 박은 도자기 '프라우나'로 해외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국가별로 차별화된 디자인을 내세워 매출의 효자 품목으로 자리 잡았다. 한국도자기는 국내보다 해외 매출 비중이 늘고 있는 데 고무됐다. 향후에도 글로벌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는 전략이다.
◇(왼쪽부터)한국도자기와 행남자기. (사진=각 사)
하지만 두 대표는 갈수록 줄고 있는 매출을 극복해야 할 처지에 놓여 있다.
행남자기는 지난 2011년 536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이후 2012년 460억원, 지난해에는 438억원으로까지 줄었다. 한국도자기 역시 2010년 516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이후 매년 5% 안팎으로 떨어졌고, 급기야 지난해에는 404억원으로 전년 대비 13.11% 감소했다.
다만 지난해 영업이익만 놓고 봤을 때는 양사의 명암이 엇갈렸다.
행남자기는 지난해 12억원의 영업흑자를 내며 2년간 달았던 적자기업의 꼬리표를 뗐다. 반면 한국도자기는 전년 대비 35억원 규모의 영업손실을 내며 3년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경영 전반에 나서고 있는 이들은 아직 부친의 그늘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다. 김용주 행남자기 회장과 김동수 한국도자기 회장 모두 각 사의 최대주주로 대표이사에도 등재돼 있다.
지난해 12월31일 기준 김용주 회장의 지분은 10.86%, 김유석 대표는 3.25%였다. 한국도자기는 김동수 회장의 지분율이 31.16%, 기타 친족의 합이 68.84%를 차지했다.
업계 관계자는 "병행수입과 해외직구의 활성화로 수입제품이 도자기 업계를 위협하고 있어 활황기를 되찾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두 대표의 경영 역량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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