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애신기자] 지난해 5억원 이상 고액 연봉을 받은 등기임원 중 여성 임원 비율은 1%대로 나타났다. 그마저도 총수 일가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14일 재벌닷컴은 개정된 자본시장법에 따라 지난달 31일까지 2013회계연도 사업보고서를 제출한 2148개사(단순투자 및 자산유동화 법인 제외)의 등기임원 개인별 보수 지급 현황을 집계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보수 총액 5억원 이상자는 699명으로, 조사대상 전체 회사의 지난해 말 기준 재직 등기임원 1만2748명의 5.5%를 차지했다. 세전 수령액 기준으로 연간 보수액(근로소득·퇴직소득·기타소득 합계액)이 10억원 이상인 사람은 292명, 5억원에서 10억원은 407명으로 집계됐다.
이들 평균 연령은 59.1세로 나타났다. 연령별로는 50대가 전체의 41.2%로 가장 많았다. 이어 ▲60대(39.9%) ▲40대(9.3%) ▲70대(7.6%) ▲80대(1.0%) ▲30대(0.9%) ▲90대(0.1%) 순으로 뒤를 이었다.
특히 5억원 이상의 고액연봉을 받은 여성 임원은 전체의 1.9%(13명)에 불과해 성별 비율의 심각함을 드러냈다. 남소영
에스엠(041510)엔터테인먼트 이사를 제외한 나머지 12명은 모두 총수이거나 일가 출신이었다.
5억원 이상 보수를 받은 등기임원 가운데 자산 순위 10대그룹 소속 계열사 등기임원(퇴직자 포함)은 전체의 29.5%를 차지했다. 3명 중 1명은 10대그룹의 전·현직 임원으로 나타났다.
◇100억원 이상 보수 수령인 6명
연간 보수 5억원 이상을 기록한 699명 중 10억원 이상을 받은 사람은 292명으로 전체의 41.8%를 기록했다. 이중 100억원대 보수액을 받은 사람은 6명으로 집계됐다.
최태원 SK그룹 회장(301억600만원),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140억원),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131억2000만원) 등 3명의 총수는 급여와 상여금 등을 합친 근로소득이 100억원을 넘었다.
김형섭 전 평안엘엔씨 부회장(201억9700만원), 박종원 전
코리안리(003690) 대표이사(176억2600만원), 허동수 GS칼텍스 이사회의장(101억3000만원)은 퇴직금이나 스톡옵션 행사이익 등을 합쳐 100억원대의 소득을 기록했다.
최창원
SK케미칼(006120) 부회장은 급여·상여금·퇴직금을 합쳐 96억4700만원을 기록했고, 이익우 젬백스앤카일 대표이사는 급여·스톡옵션 행사이익 등을 포함해 81억원의 보수를 받았다.
◇보수 상위 100명 중 비오너 전문경영인 41명
보수 총액 상위 100명 중 전문 경영인은 41명으로 집계됐다. 이중 삼성그룹 경영인이 18명을 차지했다.
권오현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이 급여·상여금·성과금을 합쳐 67억7300만원으로 종합 순위 9위에 올랐다. 신종균 삼성전자 사장(62억1300만원), 윤부근 삼성전자 사장(50억8900만원)도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5억 이상 여성 경영인 13명..12만 '비오너'
전체 5억원 이상 고액 연봉자 중에서 여성은 단 13명이었다.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이 50억3300만원으로 가장 많은 보수를 받았다. 호텔롯데과 부산롯데호텔에서 각각 32억3800만원, 12억7500만원을 받는 등 계열사에서 얻는 수익이 대부분이다.
김경희 젬백스앤카엘 이사는 스톡옵션 행사이익으로만 32억9800원을 챙겼고, 이부진
호텔신라(008770) 사장은 급여와 특별상여 등을 합쳐 30억900만원을 받았다.
특히 최은영
한진해운(117930) 회장과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회사 전체가 경영부실로 어려움을 겪는 와중에도 29억800만원, 25억원의 고액 보수를 받은 것으로 나타나 눈총을 샀다.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의 부인 이혜경 동양 부회장도 10억8000만원을 수령했다.
남소영 SM엔터테인먼트 이사는 5억9200만원을 기록해 비 총수 일가 출신으로는 유일하게 여성 5억원대 보수를 기록했고, 김정돈
매일유업(005990) 대표이사의 모친 김인순 명예회장도 5억4200만원을 받았다.
◇30대 젊은 경영인 6명..고령 경영인
30대의 나이에 5억원 이상의 보수를 받은 경영인도 6명이나 됐다. 송인수 전
조이시티(067000) 대표이사(38세)는 급여는 6500만원이지만, 퇴직소득과 스톡옵션 행사차익 등을 합쳐 모두 28억1800만원의 보수총액을 기록했다.
김용훈 로엔케이 전 이사(34세)는 급여와 스톡옵션 행사이익을 합쳐 10억1800만원을 받아 5억원 이상 보수를 받는 등기임원 중 최연소를 기록했다. 박도현
천일고속(000650) 대표이사(36세)는 5억6000만원의 보수를 기록했다.
조사 대상자 중 92세로 최고령 나이를 기록한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은 33억5000만원을 받았고, 신춘호
농심(004370)그룹 회장 등 80대 나이의 고령 등기임원도 7명이나 5억원 이상 고액 보수 경영인에 이름을 올렸다.
◇눈길 끄는 고액 보수 등기임원
고액 보수를 받은 등기임원 가운데 세간의 이목을 끄는 인사들도 많았다.
기업 부실을 숨긴 채 금융상품을 판매한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현재현
동양(001520)그룹 회장과 부인 이혜경 부회장 부부는 (주)동양 등 계열사에서 지난해 9월까지 총 45억4100만원의 보수를 받아 비판을 샀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 최은영 한진해운 회장은 주력 계열사들이 심각한 경영난에 처해 있음에도 25억원과 29억800만원의 고액 보수를 계열사로부터 챙겼다.
해체에 직면한
STX(011810)그룹 강덕수 회장도 계열사에서 총 17억9600만원의 보수를 받아 따가운 눈총을 받았다.
외국인 경영인 중에서는 마크반더엘스트 삼성토탈 대표이사(5억200만원), 고바야시 마사모토 롯데캐피탈 사장(8억7100만원), 미셀 푸셔코스 라파즈한라시멘트 사장(6억7830만원) 등 3명이 5억원 이상 보수를 기록했다.
타계한 등기임원도 고액 보수 상위권에 올랐다. 최수부 전 광동제약 회장은 총 22억3400만원, 이운형 세아그룹 회장은 44억5100만원의 보수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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