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희주기자] 최근 글로벌 기업들이 대거 뉴욕증시에 상장하면서 미국의 기업공개(IPO) 시장 규모가 확대됐지만, 올해는 유럽증시에 밀릴 것으로 보인다.
17일(현지시간) CNBC 보도에 따르면 올해 들어 현재까지 뉴욕증권거래소에 신규 상장한 기업들의 주식 발행규모는 197억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1%나 증가한 수준이다.
하지만 이 기간 유럽증시에서 발행된 신규 주식 규모는 작년보다 4배나 늘어난 225억달러를 기록해 미국을 앞질렀다.
이 같은 유럽증시의 인기가 남은 올 한 해 동안 계속해서 이어진다면 유럽의 IPO 시장은 2007년 이후 처음으로 미국을 뛰어넘게 된다.
전문가들은 지난 두 달 동안 미국 기술주들의 변동성이 악화되면서 신규상장의 흐름이 꺾였다고 지적했다.
앞서 미국 최대 온라인 음식주문업체 그럽허브와 모바일게임 캔디크러쉬의 개발사 킹 디지털 등이 야심차게 뉴욕증시에 상장됐지만, 이후 바이오 및 기술주 부진으로 나스닥 지수는 하락세를 나타냈고 이에 상장을 앞두고 있던 클라우드 기업 글로보포스그룹은 상장계획을 철회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지난달 초와 비교하면 현재 6%나 하락한 수준이다. 전반적으로 고평가를 받던 기술주와 바이오주들의 거품이 빠지면서 이와 관련된 종목들의 비중이 높은 뉴욕증시가 압박을 받은 것으로 풀이됐다.
실제로 올해 뉴욕증시에 신규상장한 기업들 중 21%는 기술주, 15%는 헬스케어주로 나타났다. 반면 신규상장 기업 중 헬스케어주의 비율이 7%, 기술주가 3%에 불과했던 유럽증시는 이러한 타격을 피해갈 수 있었다.
유럽증시의 거래량을 늘리는 데는 전체 신규상장 주식 중 19%를 차지하고 있는 소매주들의 영향이 컸다. 대표적으로 지난달 런던시장에 상장된 할인소매판매점 파운드랜드는 7억2000만달러 규모의 주식을 발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는 "유럽증시로 유입되는 미국 투자자들의 역할도 컸다"며 "지난 1년간 미국인 투자자들이 유럽증시에 투자한 금액은 1200억달러로 사상 최고치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중국을 대표하는 IT기업 알리바바가 뉴욕증시 상장을 앞두고 있어 다시 미국이 유럽을 앞지를 수 있을 지 기대를 모으고 있지만, 유럽증시 역시 실속있는 기업들의 신규상장으로 당분간은 긍정적인 신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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