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뉴스토마토 임애신기자] 세월호 침몰 사고 후 실종자 중 단 한명도 살아서 구출되지 못했다. 실종자 절반이 사망자로 돌아왔다.
사고 8일째를 맞는 23일 오후 9시시 현재 세월호에 탑승한 476명 중 174명이 구조된 가운데 사망자 156명이 인양됐다. 아직 146명이 실종자로 남아 있다.
실종자 가족들 뿐 아니라 전 국민이 생존자의 소식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지만 아직까지 소식이 전해지지 않고 있다.
◇구조 의지 있나?.."초동 대처 의문"
청해진해운의 화물 과적 문제나 승무원 안전교육 미비에 대한 비난이 더 뜨거워 지고 있다. 침몰 원인에 대한 집중 수사도 시작 됐다. 초동조치 부실에 대한 아쉬움이 커지는 만큼 정부의 안일한 태도에 대한 전국민의 비판이 빚발치고 있다.
선박 침몰과 같은 재난사고는 초동대처가 가장 중요하다. 하지만 실제적인 구조는 둘째날부터 이뤄졌다. 이는 실종자 가족들뿐 아니라 수색 작업에 참여한 민간 구조대들의 공통된 증언이다.
◇세월호 구조작전 현장(사진=범정부사고대책본부)
실종자 가족 대표는 지난 18일 전남 진도 실내체육관에서 "(사고가 발생한 16일)밤 10시가 넘도록 구조작업이 없었다"며 "계속되는 요청에도 새벽 1시에 한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이어 "그 후 조류가 심하다, 생명이 위협받는다 등의 이유를 들며 관계자는 얼버무렸다"고 지적했다.
민간 잠수부들의 이야기도 이와 일치한다. 국방부 소속 윤부한 목포특전예비군중대장은 "첫 날 특전사 동기회에서 4명, 해병전우회에서 6명 이렇게 총 10명이 팽목항에서 경비정을 타고 현장에 도착한 후 모함 3012호에 내렸다"며 "하지만 오후 12시부터 밤 7시까지 그대로 대기만 했다"고 주장했다.
윤 대장은 이어 "둘째날은 6시 넘어서 물에 한 번 들어갔다 나왔고 셋째날은 경비정조차 지원해주지 않아서 자비로 크루저를 빌려 현장에 갔다"며 "그러던 중 기름이 떨어졌고 이를 지원해달라고 했지만 답이 없었다"고 전했다.
이는 엄연한 간접적인 구조 방해라는 지적이다. 민간 잠수부들이 바다에 들어가서 작업을 한 것은 둘째날인 17일부터다. 가이드라인도 둘째날부터 설치됐다.
상황이 이렇자 실종자 가족들 사이에서는 처음부터 민관군 합동구조단이 구조가 아닌 인양을 목표로 작업을 진행 중이라는 추측까지 나오고 있다.
◇일부 실종자 가족들 인양 요구 움직임
사고 발생 8일째인 데다 사고 후 모두 싸늘한 주검으로 돌아온 탓에 일부 실종자 가족들은 자식의 시신이라도 온전히 인양 되기를 바라고 있다.
가족 한 관계자는 "한 시간이 한 달 같다"며 "무작정 기다리는 게 심적으로 너무 괴롭고, 무엇보다 우리 아이 모습이 조금이라도 덜 훼손된 상태로 맞이하고 싶다"고 말했다.
◇세월호 침몰 구조 현장(사진=범정부사고대책본부)
하지만 아직 구조에 대한 희망의 끈을 놓지 않은 실종자 가족도 있다.
사고 발생 일주일째인 지난 22일 해양경찰이 진도 실내체육관에서 브리핑을 하던 도중 인양에 대해 언급하자 실종자 가족 중 한 명은 "인양이라니. 지금 어디서 인양을 입에 올리냐"며 "인양할 생각 말고 구조를 하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진도에 오랜 기간 거주한 사람들은 경험상 생존이 쉽지 않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진도지역 주민은 "사고가 발생한 지역이 전국에서 조류가 두 번째로 강한 곳"이라며 "물살이 세고 수온이 낮아서 몸무게가 100킬로그램에 육박하는 건장한 남자가 30분도 버티기 어렵다"고 전했다.
또 다른 주민은 "현실적으로 물에 8일 동안 갇혀 있다가 살아 남기가 쉽지 않다"며 "그렇지만 단 한 명의 생명이라도 구하기 위해 희망을 버려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범정부사고대책본부는 아직 인양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밝히지 않고 있다.
대책본부 대변인인 고명석 해양경찰청 장비기술국장은 23일 오전 브리핑에서 인양에 대해 "확정된 것은 없다"면서도 "준비는 하고 있으나 구체적으로 언급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회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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