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욱기자] 아이돌 스타들은 대중들 사이에서 뜨거운 인기를 누린다. 그리고 그 인기는 고스란히 높은 수입으로 이어진다. 20대 초중반의 또래 친구들은 꿈도 못 꿀 정도의 큰 금액을 손에 쥐게 되는 스타들이 적지 않다. 그런데 이런 높은 수입이 오히려 독이 될 때가 있다. 과거 인기와 돈에 취해 비뚤어진 길을 갔던 청춘 스타들이 몇몇 있었다.
하지만 아이돌 스타들이 달라지고 있다. 올바른 방식으로 돈을 쓰면서 팬들에게 받은 사랑을 사회에 그대로 돌려주는 아이돌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 최근 들어 성숙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아이돌들을 둘러싼 이야기를 들어봤다.
◇미쓰에이의 수지. (사진=JYP엔터테인먼트)
◇수지·유이·이준·준호..마음도 착한 '기부 천사'들
수지는 지난달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위해 5000만원을 기부했다. 이 돈은 사랑의 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 광주지회에 전달됐다.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수지의 기부 소식이 들려왔다. 어린이날을 맞아 수지는 생명나눔실천 광주전남지역본부를 통해 특별 치료금 500만원을 기부했다. 이 기부금은 환아 5명의 의료 지원비로 사용된다. 특히 수지가 1회성 기부를 한 것이 아니라, 매년 소아암 환우들을 위해 기부를 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화제를 모았다.
애프터스쿨의 유이 역시 세월호 사고 당시 NGO단체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를 통해 3000만원을 기부했고, 엠블랙의 이준도 1000만원을 내놨다.
2PM의 준호는 전국재해구호협회 측을 통해 세월호 참사 희생자와 그 가족들에게 작은 힘이라도 보탬이 되고 싶다며 3000만원을 기부했다.
◇애프터스쿨 유이. (사진=플레디스)
◇아이돌들 성숙한 행동에 매니지먼트 시스템 변화도 한 몫
아이돌 스타들이 이와 같이 성숙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데는 연예 매니지먼트 시스템의 변화가 한 몫을 했다.
한 가요기획사 관계자는 “예전엔 노래와 춤만 잘하면 됐지만, 이젠 기획사에서 인성적인 부분도 중요시한다”며 “데뷔 전부터 인성 교육과 봉사 활동을 통해 바른 인성을 지닌 연예인이 될 수 있도록 교육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실력이 아무리 좋더라도 인성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데뷔를 못하는 경우도 많다”며 "오랜 기간 동안 이와 같은 분위기 속에서 생활하다 보니 남을 위하는 마음씨를 지닌 아이돌들이 많다. 이런 모습을 팬들이 그대로 따라한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일부 연습생들은 인성 부족을 이유로 소속사로부터 퇴출의 칼날을 맞기도 한다. 소속사 측에서 "더 이상은 안 되겠다" 할 정도의 반복되는 사고를 저질렀을 때다.
국내의 체계적인 매니지먼트 시스템은 전세계에서 K팝 열풍을 주도하고 있는 아이돌 스타들을 길러냈다. 이 시스템이 이젠 아이돌들의 인성 교육까지 책임지면서 긍정적인 사회적 효과를 발생시키고 있다.
◇2PM의 준호. (사진=JYP엔터테인먼트)
◇상당수 스타들 기부 사실 감춰..의미 없는 기부 경쟁 우려
최근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을 위해 기부를 했던 아이돌 스타들에겐 공통점이 있다. 스스로 기부를 했다고 밝힌 것이 아니라 뒤늦게 언론을 통해 이 사실이 알려졌다는 것.
수지는 소속사도 모르게 기부를 했으며, 유이와 이준도 자신들의 본명인 김유진, 이창선으로 기부를 했다. 준호 역시 외부에 알리지 않고 가족과 함께 직접 연락을 취해 기부에 나섰다.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을 위해 선뜻 기부를 한 스타들이 많지만, 그 중엔 이 사실을 숨기고 싶어하는 이들이 상당수다.
최근 적지 않은 기부금을 내놨지만 이 사실을 알리지 않은 한 연예인의 측근은 “의도치 않게 기부 경쟁이 벌어지는 분위기가 되는 것 같다. 기부 사실이 알려짐과 동시에 기부 금액도 알려지게 되는데 '누구는 얼마를 했는데 누구는 얼마를 했다더라' 식의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실제로 일부 네티즌들은 "그렇게 인기가 많은데 기부는 왜 그것밖에 안했냐", "그 스타는 왜 아직 기부 소식이 없냐"는 등의 글을 남기며 스타들의 기부금을 비교하거나 기부 소식이 없는 스타들을 비방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이 관계자는 “이번 사고에 대해 안타까워하는 마음은 모든 국민이 똑같지 않겠냐”며 “괜히 사람들의 눈에 띄려고 일부러 기부하는 것처럼 비춰질 수도 있어 될 수 있으면 기부를 했다는 사실을 숨기려 한다”고 덧붙였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