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광범기자]연휴를 앞둔 금요일인 지난 2일 밤 새정치민주연합이 기습적으로 광주광역시장 후보로 윤장현 예비후보를 '전략공천'한 이후 당내 반발이 계속되고 있다. 3일 강운태 광주시장과 이용섭 의원이 탈당한 데 이어 지지자 250여명도 탈당에 동참했다.
새정치연합 내부에서도 윤 예비후보의 '전략공천'에 대한 비판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3등 후보를 공천한 것에 대한 비판 의견과 '전략공천'엔 공감하지만 '심야 발표'라는 시기상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많다. 비판의 주타깃은 안철수·김한길 공동대표다.
'3등 후보 공천'에 대한 비판은 '낙하산 공천'이라는 주장과 궤를 같이 하고 있다. 이는 광주시장 후보 경쟁자였던 강운태 시장과 이용섭 의원의 반발 논리이기도 하다.
당초 최고위원회에서도 광주 전략공천에 대한 반대 의견이 상당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안철수·김한길 공동대표는 최고위 직후 '전략공천'을 밀어붙였다. 독선적 리더십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윤장현 새정치민주연합 광주시장 예비후보가 7일 광주시선거관리위원회에서 6·4 전국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을 했다. ⓒNews1
당 일부에선 전략공천 자체엔 부정적이지 않지만 시기를 문제 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새 인물'이 필요하다는 것은 동의하지만, 금요일 심야에 이뤄진 공천 결과 발표가 적당했냐는 지적이다.
그동안 야권과 시민사회에서는 박근혜 정부가 불리한 이슈들을 금요일 늦은 오후에 발표하는 방식으로 여론을 물타기 하려 한다는 비판이 있었다. 새정치연합의 이번 전략공천 발표도 그런 점에서 비판을 피해가기 힘들다. 새정치연합 한 관계자는 "(발표 시간이) 진짜 황당하더라"고 했다.
새정치연합을 탈당한 강운태 시장과 이용섭 의원은 7일 안철수·김한길 공동대표를 재차 맹비난했다.
강 시장은 이날 YTN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 아침'과의 인터뷰에서 '윤장현 전략공천'을 "밀실야합"·"오만 불손의 정치"·"구시대의 정치"라고 성토했다. 그러면서 "이 당이 지도력을 발휘하고 제대로 운영되고 있다고 볼 수 없다"고 힐난했다.
◇강운태 광주시장 예비후보가 7일 오전 광주 서구 마륵동 자신의 선거사무실에서 6.4 지방선거 출정식을 가졌다. ⓒNews1
이용섭 의원도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의원직 사퇴 의사를 밝히며 이번 광주시장 선거를 '민주 대 반민주세력'으로 규정해, 두 공동대표와 윤장현 예비후보를 '반민주세력'으로 규정하기도 했다.
그는 지방선거 공천을 '지분 나눠먹기'로 규정한 후, "공천이 끝나면 부작용이 매우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당내에선 지난 2일 당내 반발에도 불구하고 기초연금법을 밀어붙여 통과시킨 것에 더해, 같은 날 밤 기습적인 '광주 전략공천' 발표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한 의원은 "두 대표가 늘 입으로 당의 단합을 말하더니, 의원들의 의사를 대놓고 무시했다"며 분개했다. 또 다른 의원실 관계자는 "의원이 2일 밤 의원실로 돌아와 두 대표 욕을 엄청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용섭 의원이 7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의원직 사퇴 의사를 밝혔다. 그는 이날 오후 예비등록을 할 예정이다. ⓒNews1
두 대표는 이 같은 당내 반발 목소리를 일축했다. 안철수 대표는 6일 기자회견에서 "기성 정치권 밖의 새로운 인물을 발탁하는 것이 전략공천"이라며 '낙하산 공천'이라는 비난에 응수했다.
그는 윤장현 예비후보에 대해 "광주의 박원순이 될 수 있는 분"이라며 "광주시민들도 새로운 인물을 키워주실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두 대표는 전략공천 이후 3일 '안철수 대표 성명서', 6일 '공동대표 기자회견'을 통해 세월호 침몰 참사와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과 정부여당을 향해 날을 세웠다. 정치권 일각에선 '속보이는 공세'라는 지적이 나왔다. 새누리당도 ‘전략공천 역풍을 덮으려는 비겁한 정치공세’라고 강하게 반박했다.
이 와중에도 새정치연합 내 공천 후유증은 계속되고 있다. 경기 안산시장 전략공천으로 인한 다른 후보들의 반발에 더해, ‘지역구 30% 여성의무공천’을 지키라는 당 여성위원회의 압박도 계속 되고 있다. 그러나 두 공동대표는 7일 열린 최고위원회-여객선대책위 연석회의에서 이에 대한 언급을 일절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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