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8일 원내수석부대표 임기를 마치고 물러난 윤상현 새누리당 의원이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7년 남북정상회담에서 서해 북방한계선(NLL) 포기 발언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지난 대선 과정에서 노 전 대통령이 NLL을 포기했다며 정국을 뒤흔들었던 새누리당 내부에서 이같은 '양심선언'이 나옴에 따라 정치권에 논란이 일 전망이다.
윤 의원은 이날 원내수석부대표 고별 인사차 국회 정론관에 들러 "어떻게 일국의 대통령께서 NLL을 포기할 수 있겠느냐"며 "노 대통령께서는 포기라는 말씀을 한 번도 쓰지 않으셨다"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김정일 위원장이 4번이나 포기란 단어를 쓰면서 포기라는 방향으로 유도했다"라면서 "노 대통령께서 그걸 세게 반박하지 못한 점은 아쉽다"라고 덧붙였다.
윤 의원의 '깜짝 고백'은 지난 대선을 앞두고 새누리당이 줄기차게 제기했던 '노무현 NLL 포기' 의혹이 선거를 앞두고 기획된 종북몰이였음을 스스로 자인한 셈이다.
새누리당은 정문헌 의원의 노 대통령이 NLL을 포기한 내용이 담긴 대화록을 봤다는 2012년 10월 주장을 시작으로 '노무현 NLL 포기' 의혹을 18대 대선에서 적극 활용했다.
박근혜 캠프 총괄선대본부장이었던 김무성 의원은 대선 직전인 2012년 12월 14일 부산 유세에서 노 전 대통령이 NLL을 포기한 증거라며 사전 유출된 것으로 의심되는 대화록을 줄줄 읽기까지 했다.
심지어 새누리당은 대선 이후 국정원이 대화록을 불법 공개한 뒤 어디에도 노 대통령의 NLL 포기 발언이 없었음에도 '사실상 포기'라는 종북공세를 해가 바뀌어서도 고수했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 직후 국가정보원의 대선 불법 개입 의혹이 확산되자 노 대통령을 제물로 북풍(北風)을 일으키기 위해서였다.
새누리당은 김장수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의 증언과 국방부의 내부 문건을 통해 '노무현 NLL 포기' 의혹이 사실무근으로 확인됐음에도 박근혜 정부의 정통성을 옹호하기 위해 노 대통령 공격을 멈추지 않았다.
그러나 현 정권의 실세로 통하는 윤 의원이 노 대통령을 향했던 새누리당의 그간 공세는 대선에서 이기기 위한 무차별한 정쟁이었음을 확인하면서 파문이 확산될 조짐이다.
◇윤상현 새누리당 의원. (사진=뉴스토마토)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