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 대기업 확대..은행들 허리 휜다
잠재적 구조조정 계열수 16개..금융권 신용공여액 80조
2014-05-14 17:23:24 2014-05-14 17:27:41
[뉴스토마토 이종용기자] 금융권에 여신이 많은 42개 대기업 계열 가운데 14곳이 구조조정을 받게된다. 이들 기업에 물려있는 금융권의 자금이 80조원에 육박해 금융권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과 채권은행은 42개 주채무계열 가운데 재무구조 상태가 좋지 않은 14개 대기업 그룹을 재무구조개선약정 체결 대상으로 선정했다.
 
올해부터 새로 지정 관리되는 관리대상계열(일종의 사전관리대상) 2곳을 포함하면 잠재적인 구조조정 계열수는 16개로 늘어난다.
 
전년보다는 9개가 늘었으며, 실질적인 구조조정 상태인 3곳(한진, 동부, 현대)을 제외하더라도 대성, 대우건설(047040), 동국제강(001230), 한라(014790), 한진중공업(097230) 현대산업(012630)개발 등 6개 계열이 새로 선정됐다.
 
하나대투증권의 김상만 연구원은 "이번 재무구조개선약정을 보면 당국과 채권단 주도의 구조조정이 과거와 달리 상당히 강도 높게 추진되고 있다"며 "유례없는 대상 계열수 지정이나 명목적인 재무구조가 아직 여력이 있어 보이는 계열이 포함됐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채권은행들도 상당한 압박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재무구조개선약정은 주채무계열 중 부실이 우려되는 기업을 선정한 뒤 주채권은행과 약정을 체결해 재무구조 개선을 추진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제대로 개선되지 않으면 더 높은 수위인 자율협약, 워크아웃, 기업회생절차 순으로 퇴출 절차를 밟게 된다. 이 경우 은행들은 해당 업체에게 빌려준 여신규모에 따라 대손충당금을 적립해야 한다. 충당금을 적립한 만큼 은행의 당기순이익은 줄어든다.
 
금융권에 따르면 재무개선약정 및 관리대상으로 지정된 16개 계열의 금융권 합산 신용공여금액은 지난달 말 기준으로 80조원이다.
 
이중 재무개선약정 대상기업인 대성(주거래은행 : 산업은행)의 1금융권 신용공여액은 1조4459억원, 대우건설(산업은행) 4조9415억원, 동국제강(산업은행) 4조5691억원, 한라(우리은행) 1조9091억원, 한진중공업(산업은행) 3조7288억원, 현대산업개발(산업은행) 1조3637억원 등이다.
 
시중은행 여신담당 관계자는 "장기 불황에 시달리는 조선이나 철강기업이 대거 구조조정 대상에 포함됐다"며 "경기민감업종에 대해 어느정도 충당금을 적립해놓았지만 추가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지난해 STX와 웅진, 동양사태로 거액의 대손충당금을 쌓으면서 실적이 곤두박질 친 악몽이 재현될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채권은행의 '맏형' 격인 산업은행은 STX여파로 1조40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STX는 경영진이 구조조정에 제대로 협조하지 않아 부실규모가 불어난 경우"라며 "이번에 구조조정 대상 기업들은 협조가 잘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사진=뉴스토마토DB)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