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병윤기자] 개인투자자 황귀남씨가
신일산업(002700)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경영권 분쟁이 재점화됐다.
지난 21일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황귀남씨는 임시주주총회소집허가 신청을 법원에 냈다. 본인이 임시주주총회의 의장을 하겠다는 내용도 넣었다.
지난달 29일 상반기 중에 임시주총 소집을 요구하겠다고 밝혔던 황귀남씨가 소송을 제기하자 한동안 잠잠했던 신일산업 경영권 분쟁이 다시 고개를 들었다.
지난 3월28일 열린 신일산업 정기주주총회에서는 황 측은 의결권이 일방적으로 제한당했다.
이에 따라 황씨가 추진했던 임시주총에 의장을 맡겠다고 밝힌 것은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황씨 측 변호사는 "법원에서 황귀남씨가 임시주주총회 의장을 맡게 할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한다"며 "하지만 객관적인 제3의 인물을 의장으로 선임하도록 계속 압박할 것"이라고 밝혔다.
황귀남씨 측은 일단 임시주주총회가 열리도록 하는 게 가장 큰 목표다.
법원이 임시주총을 승인한다면 객관적 의장 선임과 묶어서 결론이 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하고 있다.
주식 매입에 대해서는 임시주총이 무산되면 주식 수로 이길 수 없기 때문에 신중하게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대해 신일산업 측은 덤덤한 반응이다.
신일산업 관계자는 "오는 28일 법원 담당자들과 회사 변호인들이 법리적인 대화를 나눌 것"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언급할 내용에 대해서는 "아직 불분명하다"면서 말을 아꼈다.
신일산업 측은 임시주총이 열리면 경영권 분쟁이 다시 점화돼 주주들에게 혼란을 주고 회사의 안정적 경영에 방해가 된다며 임시주총이 열리지 않게 할 것으로 예상된다.
임시주총 이후 경영권 분쟁의 관건은 회계장부 열람 문제가 될 전망이다. 황씨 측은 회계장부 열람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황씨 측 관계자는 "회계장부라는 게 분량도 방대하고 서로 연계돼 있어 처음 실타래를 찾기도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하지만 회계장부를 열람하게 된다면 경영진의 문제점이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회사 측은 회계장부가 회사의 중요 내용을 담고 있는 만큼 외부에 함부로 공개할 수 없다는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한편 회계장부 열람 승인이 주주측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한 변호사는 "회계장부 열람 승인이 나면 황씨 측은 세밀하게 조사를 할 것"이라며 "이미 황씨 측에서 언급한 사업보고서 상의 내역 등을 추적해 나가면 문제점이 발견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회계장부로 문제점을 추적하기가 어렵다는 걸 역으로 생각하면 회사 측에게 더 불리할 수 있다"며 "회계장부 열람 가처분 신청이 결론나기까지 회사 측이 잘못된 회계 정보를 수정하는 것도 주주 측에서 문제점 찾는 것 만큼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지난 3월5일 황씨 측은 2012년 신일산업 감사보고서에서 당해 말 기준 누적 185억원에 달하는 중국 투자손실이 발생했다며 경영진의 책임 소재를 가려야 한다며 회계장부 열람 가처분 신청을 냈다.
◇지난 3월28일 열린 신일산업 주총현장(사진=김병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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