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경기 침체에 날씨까지..보일러 빅3 '울상'
2014-05-26 14:46:46 2014-05-26 16:42:21
[뉴스토마토 이지영기자] 건설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보일러 업계가 실적 부진에 시름하고 있다. 여기에 지난 겨울, 날씨마저 평년보다 따뜻하면서 B2C시장 매출은 역으로 얼어 붙었다. 울상을 짓는 이유다.
 
이에 업계 상위 3개사는 중국 등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국내시장이 포화 상태에 접어든 데다, 주택분양 시장까지 바닥을 치면서 신규 매출의 한계에 부딪혔기 때문이다.
 
경동나비엔(009450)은 1분기 매출액 770억7900만원, 영업이익 24억3800만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10.76%, 영업이익은 33.95% 급감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24억2800만원으로, 34.56% 하락했다.
 
귀뚜라미 역시 지난해 연간 매출액(5828억5000만원)은 전년보다 4% 늘어났지만, 영업이익(358억원)은 12% 감소했다. 린나이도 매출액(392억6000만원)은 3% 증가했지만 영업이익(67억5000만원)은 41% 떨어졌다. 장사를 잘 하고도 실속은 없었던 셈이다.
 
대성쎌틱을 통해 보일러 사업을 펼치고 있는 대성산업은 경동나비엔과 마찬가지로 외형적 성장세도 주춤했다. 올 1분기 매출액 2865억113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가량 빠진 데다 41억원대의 영업손실까지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실적 부진이 주택·건설 경기와 비슷한 곡선을 그리며 움직이는 보일러 산업의 특성 때문으로 분석했다. 아파트 건설경기가 크게 위축되면서 가정용 가스보일러 B2B 시장 매출이 크게 줄어든 데다, 지난 겨울 날씨마저 도와주지 않았다.
 
경동나비엔 관계자는 "건설경기가 안 좋아지면 보일러뿐만 아니라 건자재 업체들 모두 어려움을 겪기 마련"이라며 "특히 보일러는 4분기가 극성수기, 1분기가 비성수기로 접어드는 시점인데 올해는 날씨가 너무 따뜻해서 보일러업계 뿐 아니라 지역난방 도시가스 사용량도 현저하게 줄어 전체 매출이 줄었다"고 말했다.
 
실제 기상청이 지난 겨울철(2013년 12월1일~2014년 2월28일) 기상 특성을 분석한 결과, 이 기간 평균기온은 1.5℃로 평년(0.6℃)보다 0.9℃ 높았다. 12월 평균기온은 1.5℃로 평년과 같았다.
 
하지만 최한월인 1월의 평균기온은 0.5℃로 평년보다 무려 1.5℃ 높았으며, 월 최고기온은 1973년 이후 세 번째로 높았다. 2월 평균기온도 2.5℃로 평년보다 1.4℃ 높게 나타났다. '세밑 한파’와 한겨울 -20℃ 가까이 떨어졌던 ‘냉동고 한파’ 또한 올해는 나타나지 않았다.
 
이에 각 업체들은 중국 등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등 타개책 마련에 부심이다. 
 
국내 보일러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경동나비엔과 귀뚜라미는 최근 중국 최대 규모 냉난방 전시회에 참가하고, 제품 설명회를 잇달아 여는 등 현지 유통업자들과의 접점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경동나비엔은 중국 유통업자들과의 접점 확대를 위해 현지 전시회 참여 뿐 아니라 다양한 제품 설명회와 교육 등을 병행하고 있으며, 귀뚜라미도 올 들어 미국과 러시아에 이어 3번째로 중국 최대 냉난방 전시회에 참가하는 등 해외시장 개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국내시장은 건설경기 침체의 도미노 효과로 건자재뿐만 아니라 보일러 시장도 수요가 줄어든 상황이라 업체마다 새로운 수요를 발굴하기 위해 중국 등 해외 공략에 주력하고 있다"며 "기술력으로 입지를 다진 국내 보일러 업체들이 현지에서 경쟁력 있는 부품업체를 발굴해 현지화하는 전략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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