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대희 낙마로 국세청 세무조사 투명성 다시 도마에
세무조사감독위원장직 4개월째 공석..회의는 단 2회 열려
2014-05-29 14:36:31 2014-05-29 14:40:45
[뉴스토마토 이상원기자] 국세청이 때아닌 국무총리 후보자 낙마의 유탄으로 노심초사하고 있다. 신임 국무총리 후보자로 지명됐던 안대희 전 대법관이 국세청의 세무조사감독위원회 경력과 관련한 비위의혹으로 결정타를 맞고 낙마했기 때문이다.
 
◇김덕중 국세청장이 지난해 8월 29일 전국세무관서장회의에서 '국세행정 쇄신방안'을 발표하고 있는 모습.ⓒNews1
 
 
안 전 후보자는 국세청의 세무조사를 감독하는 세무조사감독위원회 초대위원장으로 위촉됐지만 위원장 재임시절과 사퇴 직후 기업의 조세불복사건을 수임한 것으로 확인됐다.
 
안 전 후보자는 지난해 11월18일 국세청 세무조사감독위원회 위원장에 위촉됐고, 그가 대표로 있는 안대희법률사무소는 다음날 나이스홀딩스가 영등포세무서를 상대로 제기한 법인세 취소소송의 항소심변론을 맡았다.
 
또 안 전 후보자는 올해 1월29일 개인적인 사정을 이유로 세무조사감독위원장 자리에서 자진사퇴했는데 12일 뒤인 2월10일 안대희법률사무소는 농협의 세무조사부과분 조세심판청구를 대리하는 사건을 수임했다.
 
국세청은 "안 후보자가 이의신청과 심사청구 등 국세청에서 (직접) 심의하는 불복사건은 수임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고 진화에 나섰지만 국세행정 감독자의 역할을 하면서 이를 활용해 돈을 벌었다는 의혹을 잠재우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이번 사건을 계기로 국세청이 자정노력의 일환으로 지난해말 출범시킨 세무조사감독위원회의 진정성조차 의심받고 있다.
 
국세청은 지난해 8월 고위직의 사적인 기업인 만남 금지, 고위직 감찰반 가동, 세무조사감독위원회 신설, 국세행정개혁위원회 발족 등 대대적인 세무조사 비리척결대책을 내 놨다.
 
CJ그룹 세무조사 무마로비로 당시 현직 서울지방국세청장인 송광조씨가 검찰수사를 받은 후 자진사퇴하고, 전 국세청 차장인 허병익씨가 구속되는 등 세무조사 비리가 불거진 직후다.
 
세무조사 관련 비리로 역대 국세청장 및 고위직 수십명의 철창행을 지켜봐야했던 국세청이 고심끝에 마련한 세무조사감독위원회가 제 구실을 못하고 있다는 것이 증명된 셈.
 
세무조사감독위 위원장자리도 안 전 후보자가 위원장직을 갑작스럽게 사퇴한 1월29일 이후 현재까지 공석중이다.
 
국세청에 따르면 세무조사감독위는 지난해 11월18일 신설 당일에 회의를 한차례 열었고, 이후에는 위원장 없이 지난 4월에 한 번 열린게 전부다.
 
세무조사감독위는 연간세무조사 운영방향 설정, 비정기조사선정 기준과 방식 심의에 참여하는 최초의 외부인사 참여기구로 홍보됐으나 그 활동이 거의 없는 셈이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정의당 박원석 의원은 "국세청은 초대 세무조사감독위원장의 잘못된 처신이 국세행정에 미칠 악영향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며 "세무조사감독위원회를 포함해서 국세청이 운영하는 모든 위원회에 대해 철저하게 점검하고 위원회가 사익추구에 활용되지 않도록 민간위원의 자격요건을 엄격히 제한하는 등 제도개선에 즉각 나서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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