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의 "우리가 남이가"와 같은 지역감정 조장 발언이 나온 부산 등 영남지역은 1990년 3당 합당 이후 여당의 전통적 텃밭으로 통한다. 반대로 야당 정치인에게는 무덤처럼 여겨지는 곳이다.
그런데 이번 6.4 지방선거에서는 이러한 추세에 변화의 조짐이 감지된다. 결전일을 5일 앞둔 30일 공개된 마지막 여론조사 등에서 야당 후보들이 나름 선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야권으로 분류되는 오거돈 무소속 부산시장 후보는 MBC와 SBS가 TNS코리아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26~28일까지 사흘간 부산 유권자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RDD 방식의 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 ±4.4%p)에서 39.8%의 지지율을 얻어 서병수 새누리당 후보(36.9%)를 근소한 차이로 앞섰다.
김영춘 새정치민주연합 후보의 지지선언과 5% 안팎의 지지율을 기록하던 고창권 통합진보당 후보의 사퇴로 날개를 단 오 후보가 여세를 몰아 새누리당의 독점 구도를 깨뜨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오거돈 무소속 부산시장 후보. ⓒNews1
대구시장에 출마한 김부겸 새정치민주연합 후보의 선전도 눈에 띈다. 김 후보는 권영진 새누리당 후보와 박빙의 접전을 벌이고 있다.
김 후보는 <일요신문>과 조원씨앤아이가 지난 22~23일 양일간 대구 유권자 86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ARS 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7%p)에서 44.5%의 권영진 새누리당 후보에 불과 0.8%p 뒤진 43.7%의 지지율을 기록하는 저력을 발휘했다.
반면 김경수 새정치민주연합 경남지사 후보는 국제신문이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27~28일 양일간 경남 유권자 8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RDD 조사(95% 신뢰수준 표본오차 ±3.5%p)에서 19.0%로 홍준표 새누리당 후보(58.5%)에 크게 뒤졌다.
김 후보는 5.6%의 지지율을 기록한 강병기 통합진보당 후보와의 단일화도 무산돼 어려운 싸움이 예상되지만 세월호 민심을 바탕으로 끝까지 홍 지사를 추격한다는 각오다.
진보정당 최초의 광역단체장을 노리는 조승수 정의당 울산시장 후보는 이상범 새정치민주연합 후보와의 경선에서 승리해 김기현 새누리당 후보 및 이갑용 노동당 후보와 경합을 펼친다.
국제신문·리서치앤리서치 조사(울산 유권자 800명 대상) 결과 김 후보가 59.0%로 1위, 조 후보는 10.8%로 2위, 이 후보는 4.9%로 3위를 달렸다.
그러나 29일 단일화 성사로 조사에 포함된 이상범 후보의 지지율이 13.1%로 집계돼 선거 전 마지막 주말 유세에서 야권의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영남에서 새누리당의 아성에 도전하는 야권의 주자들이 유의미한 득표율 기록을 넘어 당선의 영광을 누릴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한편 여론조사 관련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 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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