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용식기자] 유선에서 무선으로 인터넷 이용환경 중심축이 급격히 이동하는 가운데 콘텐츠 유통로를 외국기업에 빼앗겼다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PC에서 콘텐츠 출입은 검색 혹은 웹페이지를 통해 이뤄졌다면 모바일에서는 앱마켓을 통해 이뤄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31일 무선인터넷산업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2조4335억원으로 추산되는 모바일 콘텐츠 시장에서 구글플레이가 1조1941억을 차지하며 49%를 점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애플 앱스토어가 7431억원을 기록하며 30%를 가져갔다.
반면 티스토어, 올레마켓, 유플러스 스토어, 삼성앱스, 스마트월드, 네이버 앱스토어 등 국내 앱마켓 비중은 불과 12%를 점유하는 데 그쳤다. 자료에 따르면 구글과 애플은 국내에서 2조원 가까운 매출을 올리고 있는 셈이다.
이처럼 이들이 손쉽게 모바일 콘텐츠 유통로를 장악한 이유는 운영체제(OS) 사업자로서 이점을 적극 활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구글의 OS 안드로이드가 설치된 스마트폰은 기본적으로 구글플레이가 선탑재됐다. 이는 고객 접점 측면에서 다른 앱마켓과 비교해 훨씬 유리하다는 의미다.
심지어 플랫폼으로서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외부 앱마켓의 활동을 견제하고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포털업계 한 관계자는 “구글은 정책상 오픈마켓 외부에서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하는 경우 여러 가지 제한을 두고 있다”며 “국산 앱마켓만 하더라도 설치부터 실행까지 최대 12단계를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아이폰의 경우 아예 애플 앱스토어 외부에서 어플이 설치되는 것 자체를 막았다. 여기에 복잡한 결제환경 등 규제요소까지 고려하면 국내 기업들은 불공평한 환경 속에서 경쟁을 하고 있는 셈이다.
업계에서는 외국기업이 콘텐츠 유통로를 장악한 것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시장을 뺏긴 것을 넘어 콘텐츠업체들의 성장성과 수익성을 갉아먹고 있다는 주장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구글플레이나 애플 앱스토어에서 일어나는 모든 결제액 중 30%는 운영업체가 가져가고 있다. 콘텐츠업체들은 단순 ‘통행세’ 치고는 너무 큰 부담이라는 데 입을 모으고 있다.
그 관계자는 “이러한 모습이 불공정한 경쟁 속에서 나오고 있다는 게 문제”라며 “국내 기업들의 활동을 활성화시킬 방안이 모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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