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크 전용선 사업 매각으로 3000억원의 유동성을 확보한 가운데 스페인 알헤시라스 터미널 지분 매각을 추진 중에 있다. 또 최근에는 컨테이너 성수기를 앞두고 운임 인상에도 성공해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도 높이고 있다.
여기에 한진해운홀딩스에서 분할되는 해운지주사업과 상표권관리사업 합병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원을 확보했고, 조만간 유상증자 등을 통해 추가자금도 유입될 예정이다.
한진해운은 지난 1일을 기점으로 인적 분할되는 한진해운홀딩스의 해운지주 사업부문과 상표권관리 사업부문을 합병했다. 한진해운이 한진그룹으로 편입되기 위한 사전 작업으로, 한진해운은 최종적으로 대한항공의 계열사로 편입될 예정이다.
지난달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통해 조양호 회장이 대표이사로 선임되고 조 회장의 측근들이 한진해운의 주요 임원으로 이동하는 등 경영권 이양작업은 어느 정도 마무리된 상태다. 한진그룹은 조만간 유상증자 등을 통해 한진해운에 4000억원을 추가 지원할 계획이다.
◇지난달 16일 한진해운 37주년 창립 기념식에서 조양호 회장이 기념사를 하고 있다.(사진=한진해운)
이 같은 자구적 노력에 더해 6월부터 컨테이너 시장 성수기를 맞아 운임 인상이 가시화되는 점도 재무구조 개선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진해운은 이달 1일부터 아시아~유럽 노선에서 TEU당 550달러 운임을 인상했다. 또 오는 15일부터는 아시아~미주 노선에서 성수기 할증 요금으로 FEU당 400달러를 인상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2분기 흑자 전환도 조심스레 점쳐진다.
이와 함께 이달 중 해외에서 1억5000만달러 규모의 공모 전환사채(CB) 발행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재무구조 개선에만 초점이 맞춰지면서 글로벌 선사들과의 격차가 더 벌어지고 있는 점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리스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머스크 등 글로벌 선사들은 초대형 컨테이너선 등을 선제적으로 확보함으로써 연비는 높이고 단위비용은 낮춰 수익성을 높이고 있다. 여기에 하반기부터 P3 네트워크가 공동 운항을 시작할 경우 전 세계 물동량 경쟁이 더욱 치열해져 운임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다.
아울러 대한항공의 재무구조 개선작업이 지지부진한 점도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1분기 기준 800%가 넘는 부채비율 때문에 신규자금 마련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대한항공이 한진해운의 유상증자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대한항공의 에쓰오일 지분 매각이 선행돼야 한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대한항공이 '승자의 저주'에 빠질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한편 조 회장은 이달 초 카타르 도하에서 열리는 국제민간항공운송협회(IATA) 참석 기간 동안 아람코 총재와 만나 에쓰오일 지분매각 현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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