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상원기자] 정부의 위탁으로 운영되던 경제교육이 주관기관 공모 실패로 좌초 위기에 처했다. 경제교육 주관기관이던 한국경제교육협회가 국고보조금 횡령사고에 휘말리면서 위탁교육이 중단됐고, 후임 기관 공모작업도 실패했기 때문이다.
(자료=기획재정부)
4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4월 25일 경제교육 주관기관 공모에 실패한 후 5월 8일 재공모를 실시했으나 주관기관으로 적합한 기관을 찾지 못하고 지난달 말 공모를 종료했다. 정부는 3차 공모 등 추가공모를 실시하지 않고 정부가 직접 경제교육을 진행하는 방안을 강구하기로 했다.
최근 재공모에는 기존 주관기관인 경제교육협회를 포함한 2개 기관이 응모했으나 1개 기관은 주관기관 요건에 부합하지 못했고, 경제교육협회는 횡령사고 이후 주관기관으로 부적합하다는 판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기재부 관계자는 "재공모까지 실시했지만 적합한 주관기관을 찾지 못했다"며 "추가 공모는 더이상 실시하지 않고 정부 자체적으로 교육을 진행하는 것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구체적인 교육 진행방법이나 인력구성 등은 논의중"이라고 설명했다.
한국경제교육협회는 이명박 정부 첫해인 2008년 12월 경제교육 활성화 명목으로 설립됐으며, 정부는 경제교육 지원법을 만들어 협회를 경제교육 주관기관으로 선정, 지원해 왔다. 한국경제교육협회에 지원된 국고보조금은 2009년 이후 5년간 270억원에 이른다.
경제교육 주관기관은 2년마다 공모하는 것으로 돼있었지만 사실상 한국경제교육협회가 주관기관을 독식했다.
한국경제교육협회는 MB정부 실세인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과 곽승준 전 미래기획위원장이 설립에 관여하면서 설립초기부터 특혜시비가 일었고, 협회회장직도 황영기 전 KB금융 회장과 이석채 KT회장, 박병원 전 청와대 경제수석 등 이명박 전 대통령의 측근들이 맡아왔다.
국정감사에서는 한국경제교육협회가 MB정부의 기업친화적 경제정책을 일방적으로 홍보해 왔다는 지적이 쏟아지기도 했다.
한국경제교육협회 사무총장 A씨는 각종 용역대금을 부풀려 지급하고 돌려받는 수법으로 국고보조금 수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상황이고, 정부는 경찰조사가 시작된 지난 2월부터 협회에 대한 일체의 정부지원을 중단하고 새로운 주관기관을 공모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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