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충희기자] "아직도 서울시내에 폐지 주으러 다니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많잖아요. 이번 시장은 그런분들을 위해 일할 수 있는 분이었으면 좋겠습니다."
4일 정오 국회와 여야 당사가 몰려있는 대한민국 정치 1번지 여의도의 제 1 투표소. 투표를 마치고 나오던 회사원 임영록씨(27·여의동)는 새로운 시장에게 무엇을 바라냐고 묻는 기자의 질문에 이 같이 답했다.
임씨는 "가난한 사람들은 버스전용차로가 만들어지든 도시 디자인이 예뻐지든 크게 상관이 없었을 것"이라며 "새로운 서울시장은 극빈층들을 헤아릴 수 있는 사람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임씨 외에도 소중한 한표를 행사하기 위해 이곳을 찾는 발걸음은 점심시간이 돼서도 끊이지 않았다. 유모차에 아이를 태우고 투표소를 찾은 신혼부부, 대학생 자녀와 함께 총출동한 가정, 손을 꼭 잡은채 힘겹게 발걸음을 옮겨온 노년부부도 있었다.
회사원 염 모씨는 "일자리 많이 만드는 것도 좋지만 지금 일하고 있는 사람들이 삶의 여유를 찾게 해줬으면 좋겠다"면서 "야근을 밥먹듯이 하고 있어 가족들에게 신경 쓸 시간이 많이 없다"고 하소연 했다.
선거운동 기간 최대 이슈 중 하나였던 반값 등록금에 대해 대학생의 비판적인 의견도 나왔다.
부모님과 함께 투표를 하러 왔다는 대학생 신세영(여·25세)씨는 "특정대는 등록금이 반값이 됐는데 다른 대학도 빨리 확대됐으면 좋겠다"며 "장학금이 늘어나고 있다지만 특정대에 비해 차별대우 받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옮겨진 버스정류장 때문에 다소 불편을 겪었다던 한 할머니의 한탄은 박원순 서울시장에 대한 하소연으로 남았다. 이 할머니는 "집 앞 버스정류장을 다 헐어버리고 먼 곳으로 옮겨 너무 불편하다"면서 "지금 시장이 3년 동안 한게 무엇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제6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오후 2시 현재 투표율은 42.5%로 집계됐다. 이는 5회 지방선거 때의 같은시각 투표율인 38.3% 보다는 높고, 18대 대선 당시 같은시각 투표율인 52.6% 보다 낮은 수치다.
◇4일 정오 서울 여의동 제1투표소에서 시민들이 투표를 하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사진=이충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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