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하나기자] 코스피 지수가 2000선 부근에서 맴돌고 있는 가운데 이미 강세장이 시작됐다는 의견이 나왔다. 관망이 아닌 위를 보고 투자하는 전략이 유효하다는 지적이다.
윤지호 이트레이드증권 리서치센터장은 17일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시장에 우려가 많지만 이미 강세장은 시작됐다"며 "미국의 금리인상 시기를 내년 2분기로 예상하는데 그 전까지 강세장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윤 센터장은 "내년 상반기까지 코스피 지수가 2300선까지 상승할 것으로 보는 강세론을 유지한다"며 "기업의 가치가 주가보다 높을 때 주식 비중을 늘리면 되는데 지금이 바로 그 시기"라고 말했다.
먼저 자기자본이익률(ROE) 이슈의 부상이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ROE의 분모인 자기자본의 개선 가능성과 분자인 순이익의 증가가 주가 상승을 이끌 수 있다는 분석이다.
윤 센터장은 "우리나라 대표 기업들의 현금 쌓아두기로 인해 ROE가 낮았던 것인데, 기업들은 앞으로 자기자본을 줄이는 노력을 할 것"이라며 "삼성전자의 지배구조 이슈가 주목을 받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 실현 여부보다 기업의 유보금이 투자로 이어지거나 자사주 매입, 배당 등으로 나올 수 있다는 기대감 자체가 중요하다"며 "우리나라의 후진적인 기업지배구조와 이에 따른 주주 경시 풍토가 할인의 주요인이었기 때문에, ROE 상승에 의한 우리증시의 주가순자산비율(PBR) 재평가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디플레이션 공포가 시장에 있었다면, 올해는 인플레이션 기대가 형성될 시점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인플레이션 초기 국면이 주식투자의 적기인데, 올해가 바로 그런 시기라는 것이다.
윤 센터장은 "주식시장에는 디플레이션보다 인플레이션이 좋고, 인플레이션에 대한 기대감이 있을 때가 상당히 좋다"며 "1980년 이후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코스피 수익률을 보면 CPI가 0~2% 구간일 때 코스피 평균 상승률은 16.1%고, 0~4%로 계산하면 평균상승률은 34.8%"라고 말했다.
미국의 긴축(Tightening) 논의도 코스피에 악재가 아닌 호재라는 판단이다. 미국 경기가 그만큼 좋아졌다는 신호이기 때문이다.
윤 센터장은 "미국의 금리인상 논의는 글로벌 선순환 사이클 재개와 경기 확장에 대한 자신감의 반영"이라며 "미국의 금리인상 시점은 내년 4~6월로 전망되는데 과거 코스피는 금리인상 전 1년 간의 성과가 가장 우수했던 것을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
즉 미국이 좋아지면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도 좋아진다는 것이다. 윤 센터장은 "미국의 소비시즌은 앞으로 더 좋아질 것으로 예상되는데 미국이 소비하면 중국은 생산하고, 중국이 생산하면 이머징 국가의 가동률이 올라간다"며 "결국 미국의 소비 변화로 한국과 중국의 수출이 증가하는 등 긍정적인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시장에 대한 강세론을 지지하며 상단에 베팅한다"며 "중소형주보다는 대형주로 돌아선 흐름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실적 시즌에 대한 불안을 너무 크게 가지지 않아도 될 것"이라며 "위가 열렸다는 생각으로 내려갈 때 사는 것이 아닌 그냥 사는 전략, 관찰보다는 과감한 행동이 필요한 시기"라고 덧붙였다.
◇윤지호 이트레이드증권 리서치센터장 (사진=최하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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