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민국의 재구성이 시작되고 있다. 연초의 한중·한일 정상회담은 균형외교의 신호탄을 보냈고, 지방분권의 현실화 조짐과 검찰개혁의 재확인은 획기적인 국가 재구성을 예고하고 있다. 그동안 대한민국은 편향적 일방주의와 중앙 집중주의의 소용돌이 속에서 수많은 희생과 안타까움으로 충분한 보상과 성과를 놓쳐왔다.
돌이켜 보건대, 한국 헌정사는 우여곡절을 넘어서서 기구하기까지 했다. 초대 대통령의 장기 집권 독재와 강제 추방, 5·16 군사쿠데타와 10·26 대통령 시해, 신군부 쿠데타와 전두환 사형선고, 촛불혁명과 두 명의 대통령 탄핵이 65년 동안 한 국가에서 벌어진 사건들이다.
전화위복의 역사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현재 진행 중인 내란 재판에서 한국 헌정사에 끊임없이 출몰하는 반문명과 반동의 반역사적 행태를 발본색원해내야 한다. 다행스러운 것은 ‘깨어있는 국민과 정치인들’이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으며, 이재명정부가 리모델링이 아닌 재건축 수준의 비전을 거듭 제시·실행하고 있는 점이다.
대한민국 재구성의 수많은 부분 중 최우선적으로 연말연초부터 본격화하고 있는 균형외교, 지방분권, 검찰개혁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공통점은 망국의 원흉이었던 일방주의와 중앙 집중주의로부터 탈피하고 있다는 것이다.
균형외교의 대척점에, 좋게 말해서 ‘가치외교’란 것이 있다. 자유민주주의의 가치·동맹·연대로 포장하는 가치외교는 실리와 평화 공존을 활동 좌표로 삼고 있는 실용외교와는 상호 배제적일 수밖에 없다.
남북 분단과 한반도의 지정학적 위치는 일방적·패권적 가치외교보다는 실용적 균형외교가 불가피한 선택임에도 불구하고 오래된 이념적 정부 외교는 실익보다는 외교 낭비의 구태로 비판받아왔다. 경주 APEC 다자외교와 한미·한중·한일 정상회담을 거침없이 이어가고 있는 이재명정부의 실용외교는 균형외교의 지평을 넓히고 있음이 분명하다.
균형외교가 대한민국 재구성을 위한 쉽지 않은 대외적 여건 변경이라면, 광역 행정 통합으로 표징이 되는 지방분권은 대내적 구조 변경이랄 수 있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데 정치적 일방주의와 지역적 폐쇄주의에 갇혀 지역소멸 위기엔 아랑곳없이 17개 광역 시·도의 정치 지도가 오랫동안 유지되고 있다. 강산이 변했다는 것은 시대적으로 먹고사는 방법이 달라졌고 한마디로 세상이 변했다는 것이다.
정치적 합의 중인 대전·충남, 광주·전남 행정 통합은 지방분권의 터전을 조성하는 것이다. 광역 통합은 지방분권의 헌법화 이전에라도 정치·경제·사회·문화적 기반을 마련하여 지역소멸 위기 극복은 물론 국가 발전의 새로운 동력을 마련하는 것이기도 하다.
일방적인 중앙집권적 국가 운영 작동 시스템은 검찰개혁을 통하여 그 변경이 가속화될 것이다. 그동안 사법 작용의 중심을 장악해온 검찰의 개혁, 즉 수사·기소·재판으로 분리 균형이 잘 이루어질 때 비로소 사법개혁의 고도화와 지방화가 달성될 수 있다. 균형외교와 지방분권으로 발생하는 사법 수요에 대응하는 데 지금의 검찰 시스템으로는 100% 불가능하다.
새로운 정부 내지 정치 세력이 등장할 때마다 내거는 ‘국가 재건’, ‘새 역사 창조’ 등 허망한 구호와 권력자 중심 국가 운영의 구태를 벗어나는 대한민국의 재구성을 지금의 대한국민은 충분히 누릴 능력과 자격이 있다. 그동안 잘못된 일방적·중앙 집중적 국가 운영은 주변을 망쳤고, 동시에 중심도 무너지게 하면서 종국적으로는 나라 전체를 위태롭게 했다.
2026년 본격화하고 있는 균형외교·지방분권·검찰개혁에 대한 호의적 평가는 병오년 새해 덕담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재구성을 위한 개혁 효능감을 역설한 것이다.
박상철 (사)미국헌법학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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