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국내 기업들이 IT·자동차·철강 등 9개 업종에서 글로벌 ‘톱10’ 반열에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는 휴대폰·반도체·가전 등 3개 업종에서 선두를 다투고 있고, 현대차와 현대모비스는 자동차와 자동차부품에서 매출 톱10을 차지, 한국 대표기업의 이름값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외에도 국내 기업들은 조선기계·해운 등 중후 장대형 업종에서 강세를 보인 반면, 유통·패션·제약·인터넷 등 생활 산업에선 아직도 미미한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22일 기업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국내외 대기업들의 글로벌 매출 순위를 조사한 결과, 주요 22개 업종 가운데 국내 기업들이 9개 업종에서 ‘톱10’에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글로벌 순위는 지난해 매출액을 기준으로 했으며, 여러 업종에 걸쳐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의 경우는 부문별 실적을 추출해 사용했다.
국내 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1위를 달리는 업종은 가전과 조선 두 곳이다.
TV, 모니터, 백색가전 등 가전 업종에선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나란히 전 세계 1, 2위를 차지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가전 부문에서 482억달러(약 50조원) 매출로 소니(164억달러, 3위)를 3배 가량 앞서며 1위에 올랐다. LG전자도 360억달러 매출로 도시바(125억달러), 파나소닉(114억달러) 등을 제치고 2위에 랭크됐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영업이익률도 3% 안팎을 달성, 영업적자를 낸 소니, 도시바 등 일본 기업들과 대조를 이뤘다.
조선업에서는 현대중공업을 비롯한 6개 국내 기업이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현대중공업이 519억달러(한화 약 54조원)로 1위를 차지했고, 대우조선해양(146억달러), 삼성중공업(142억달러), 현대미포조선(38억달러)이 3~5위에 올랐다. STX조선해양(32억달러)과 한진중공업(24억달러)도 7, 8위로 순위 안에 들었다.
국내 기업 외에는 일본의 미쓰비시중공업과 미쓰이조선이 각각 2위와 6위를 차지했다.
휴대폰, 반도체, 철강 등 3개 업종에선 국내 기업들이 2위에 오르며 일제히 선두와의 격차를 줄였다.
삼성전자는 휴대폰과 반도체에서 각각 1328억달러(약 139조원)와 358억달러(37조원) 매출로 애플(1710억달러)과 인텔(527억달러)을 추격했다.
삼성전자의 두 업종 매출은 애플과 인텔의 78%와 68% 규모이지만, 전년과 비교하면 65%와 62%에서 각각 13%포인트, 6%포인트나 격차를 좁힌 것이다.
포스코는 철강 업종에서 592억달러 매출로 룩셈브루크 아세로미탈(794억달러)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업황 부진에도 1위 기업 대비 매출 비중이 71%에서 75%로 4%포인트 높아졌다.
완성차, 자동차부품, 해운, 통신 등 4개 업종에서도 국내 대표기업들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현대모비스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11% 늘어난 327억 달러로 글로벌 6위로 도약했다. 1위인 로버트보쉬 대비 매출비중이 52%로, 전년 42%에서 10%포인트나 높아졌다. 영업이익 역시 72% 수준까지 따라붙었다.
완성차 업종에선 현대차가 내로라하는 글로벌 대기업과의 경쟁 속에서 10위를 기록했고, 해운과 통신에서는 한진해운(99억달러, 7위)과 KT(228억달러, 10위)가 순위권에 들었다.
석유화학 업종에서는 SK이노베이션이 13위(638억달러)로 국내 기업 중에서는 순위가 가장 높았고, GS칼텍스(437억달러, 16위), 에쓰오일(298억달러, 19위), LG화학(221억달러, 20위) 등은 20위 안에 올랐다.
반면, 화장품·유통·제약·인터넷 등 생활산업 업종에서는 글로벌 시장 내 존재감이 미약했다.
아모레퍼시픽이 화장품 업종에서 그나마 13위(30억달러)를 기록했지만, 1위 로레알과 비교하면 10분의1 수준에 불과했다.
국내에서 ‘유통 공룡’으로 불리는 롯데쇼핑(270억달러)은 월마트의 5.7% 규모로, 글로벌 순위권에는 아예 이름조차 올리지 못했다. 국내 제약업계 톱 기업인 유한양행(9억달러)도 1위 기업 매출의 1.6%에 불과했다.
국내 인터넷 시장을 장악한 네이버 역시 매출이 구글의 3.7% 밖에 되지 않는다.
이외에 건설, 방위산업, 우주산업, 주류, 패션 등의 업종에서도 국내 기업은 존재감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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