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기자] 태국의 군사 쿠데타가 발생한 지 한 달이 지난 가운데 군부 정권이 오랫동안 지속되지 못 할 것이란 주장이 제기됐다. 군부를 압박하는 국내외 여론이 부담이 될 것이란 이유에서다.
27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태국 반군부 단체인 '인권과 민주를 위한 자유 태국(OFTHRD)'은 "군부에 저항할 수 있는 사회적 교육을 시행할 것"이라며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국제사회의 제재와 함께 군사 정권의 조기 종료를 이끌 것"이라고 밝혔다.
OFTHRD는 지난 25일 잉락 친나왓 총리 재임시절 내각부 장관을 지낸 자루퐁 루앙수안이 설립한 단체로, 이들은 민간 뿐 아니라 군부 내에서도 저항 세력 조직을 지원해 태국의 민주주의 원칙을 재확립하겠다고 선언했다.
OFTHRD의 자문 위원인 로버트 암스테르담 변호사는 "태국 군부가 기대하는 만큼 군사 정권이 오래 지속될 것으로 보지 않는다"며 "군부의 조치들은 오늘날의 시대상과는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태국 군부는 지난달 22일 "국가 안정과 질서 회복을 위해 권력을 장악했다"며 쿠데타를 선언했다. 계엄령 선포 이틀 만이다.
1932년 입헌군주제 도입 이후 19번째로 발생한 이번 쿠데타는 며칠 뒤 왕실의 승인도 받으며 역대 성공한 쿠데타에 12번째로 이름을 올렸다.
이후 군부는 반쿠데타 움직임을 차단하기 위해 강력한 사회 통제에 나섰다. 심지어는 독재와 전체주의에 반대하는 내용을 담은 조지 오웰의 소설 <1984>를 읽거나 들고다니는 행위도 금지했다.
◇프라윳 찬 오차(가운데) 태국 육군참모총장은 지난달 말 쿠데타를 선언했다. 그는 완벽한 정치 개혁 없이는 민정 이양도 없다고 못 박았다. (사진=로이터통신)
이에 미국을 비롯한 국제 사회는 경제 제재 가능성까지 언급하며 태국의 민주주의 회복을 촉구하고 있다.
젠 사키 국무부 대변인은 태국의 쿠데타 선언 직후 태국에 대한 경제 원조 중 국무부 산하국제개발처(USAID)와 기타 국제·지역 원조 프로그램 등 최고 1000만달러 규모의 경제 원조를 중단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미국 현행법상 쿠데타로 민간 정부를 전복시킨 국가에는 어떠한 지원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미 국방부는 아세안 8개국과 함께하는 합동군사훈련 '카라트(CARAT)' 중단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도 전했다.
이 밖에 호주 정부는 태국 군부 지도자의 방문을 거절했으며 유럽연합(EU)은 태국의 민주주의가 회복되기 전까지 정부 관계자의 방문을 미루고 어떠한 지원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이 같은 국내외 압력에도 태국 군부가 쉽게 물러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태국 군부는 "OFTHRD가 태국 내부 여론을 바꿀 수 없을 것"이라고 단호히 말했다.
윈타이 수바리 국가평화질서회의(NCPO) 대변인도 "해외에서 태국 내부의 갈등을 조장하는 행위는 한계가 있다"며 "다른 나라의 내부 사정에 간섭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점을 해당 국가들도 알고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대중들은 소셜미디어의 정보를 그대로 믿지는 않을 것"이라며 "그들이 올바른 판단을 내릴 것으로 믿는다"고 언급했다.
최근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군사 정권에 10점 만점 중 8.82점이라는 높은 평가가 내려진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응답자들은 NCPO에 대해서도 50.8%가 '매우 만족', 39.5%가 '만족하는 편'이라고 답했다.
앞서 태국 군부는 "부패한 정치 시스템을 개혁할 때까지 총선을 실시하지 않겠다"며 "최소 18개월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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