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병호기자] 한국전력이 신재생에너지 활성화와 경쟁력 강화를 위해 추진한 서남해 해상풍력 개발사업이 삐걱대고 있다.
한전은 지난 2011년부터 현재 19% 수준인 한전과 한국수력원자력, 발전자회사의 신재생에너지 발전용량 비중을 2020년까지 61.2%까지 끌어올리기로 하고 대규모 풍력개발이 가능한 서남해에 대형 해상풍력 단지를 만드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우선 전남 고창군 서해 앞바다에는 2020년까지 12조60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2500만㎾급 해상풍력 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이 벌어지고 있으며, 전남 진도군과 광양시를 잇는 남해에서는 2015년까지 5조원을 들여 추가 해상풍력 단지를 발굴할 계획이다.
◇한국전력이 신재생에너지 활성화 사업을 위해 서남해에 구축할 해상풍력단지 조감도(사진=한국전력)
그러나 사업은 프로젝트 추진 3년 만에 벌써 여기저기서 삐걱대는 소리를 내고 있다.
서해 해상풍력 개발은 내년까지 풍력발전기 20기(10만㎾)를 설치하는 실증사업을 마치고 시범사업으로 넘어가야 하지만 최근 넉달새 효성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은 풍력발전기 착공사업에서 빠지고 현대중공업과 두산중공업만 참여하기로 했다.
이에 풍력발전기 물량조정과 그에 따른 공기 연장이 불가피해졌고 한국해상풍력은 실증사업 기간을 1년 늘리기로 했다. 더구나 현대와 두산 측 발전기 용량은 5500㎾급, 3000㎾급으로 삼성(7000㎾급)의 절반에 불과해 실증사업 효과도 반감될 전망이다.
신규 발전단지를 발굴하는 남해 해상풍력 개발도 다소 지지부진하다. 애초 한전은 올해 4월까지 전남도과 남해안 풍력단지 입지에 대한 공동 타당성 조사를 마치고 8월부터 예비 입지에 대한 정밀 풍향·지질 조사를 시작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입지 타당성 조사는 협조를 구해야 할 국방부 검토가 덜 끝나 조사완료 기간을 2달이나 넘겼다. 한전 측은 "해상 풍력발전기가 국방부 방공 레이더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사전협조가 필요하다"며 "아직 입지 정밀조사는 시작도 못 했다"고 말했다.
서남해 해상풍력 단지가 해안 생태계를 해칠 수 있다는 우려도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관계자는 "서남해는 수산물 양식장이 많은데 거대한 풍력발전기와 발전기 소음, 해상과 육상을 잇는 송전선 등이 생태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아직 서해안 지역에서 해상풍력과 관련된 민원이나 시민단체의 반대가 제기되지는 않았지만 사업이 본격화될 경우 밀양 송전탑 사태처럼 갈등을 유발할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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