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우성문기자] 미국의 독립기념일을 앞두고 뉴욕 증시에서는 미리 불꽃이 터졌다.
다우존스지수가 사상 처음으로 1만7000선을 돌파하며 새로운 역사를 쓴 것이다.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 역시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등 최근 뉴욕 증시 랠리가 계속되고 있다.
고용 시장을 중심으로 전반적인 미국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가 커지며 증시 상승을 이끌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2분기 어닝 시즌을 앞둔 기대감 역시 증시를 끌어올리고 있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미국 경제의 펀더멘탈이 개선되고 있는 만큼 랠리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최근 이어지는 랠리에 대한 부담감으로 조정이 올 것이라며 신중론도 나오고 있다.
◇다우 1만7000선 돌파·S&P500 올해 25번째 신기록 달성
3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다우존스 지수는 전일대비 92.02포인트(0.54%) 상승한 1만7068.26을 기록하며 사상 처음으로 1만7000선을 상향 돌파했고 올해 들어서는 14번째 신기록을 세웠다.
◇최근 3개월 다우존스 지수 추이(자료=investing.com)
또한 다우지수는 장중 1만7074.65까지 올라 장중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을 뿐 아니라 이날 30개 종목 가운데 27개 종목이 상승했다.
이는 지난해 11월21일 다우지수가 사상 처음으로 1만6000선을 돌파한 후 152거래일만에 다시 1만7000선을 돌파한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수가 1000포인트를 이렇게 단기간만에 상향한 것은 미국 증시 역사상 7번째로 빠른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다우지수는 무려 14%나 올랐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도 전일에 비해 10.82포인트(0.55%) 오른 1985.44에 장을 마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S&P500지수는 올해 들어 25번이나 신고가를 세웠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 역시 28.19포인트(0.63%) 뛴 4485.93에 거래를 마감하며 14년만에 최고치를 다시 한번 경신했다.
한편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나타내주는 빅스(VIX) 지수 역시 4.6% 하락한 10.32를 기록했다.
◇랠리 원동력은 '실적 기대감 ·경기 낙관론'
뉴욕 증시의 상승을 이끄는 원동력은 미국 경기에 대한 낙관론이다.
최근 경제 지표들이 양호한 흐름을 보이는 가운데 특히 이날 미국의 6월 고용지표가 '서프라이즈' 수준으로 개선되면서 증시는 환호했다.
미 노동부는 지난 6월 비농업부문 신규 취업자 수가 전월대비 28만8000명 늘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21만5000명을 웃돌았을 뿐 아니라 지난 5월 수정치인 22만4000명보다도 양호한 수치다.
같은 기간 실업률은 6.1%를 기록했다. 이 역시 전월 수치와 전문가 예상치였던 6.3%보다 양호한 것으로 지난 2008년 9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제이콥 아우비나 RBC캐피탈마켓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지표를 "이보다 더 잘 나올 수는 없었다"고 평가했고 데이비드 리온 JP모건프라잇뱅크 글로벌 투자 전문가는 "고용지표가 환상이었다"고 극찬했다.
그동안은 고용 지표 개선에도 불구하고 고용 시장의 질적 성장에 대한 의문이 남았지만 이번 지표에서는 이러한 우려도 다소 줄어들었다.
모든 분야에서 고용이 골고루 늘어났고 27주 이상 장기 실업자 수 역시 29만3000명이 줄어든 310만명을 기록하며 고용 시장의 뚜렷한 회복을 알렸기 때문이다.
마이클 퍼브스 위덴앤코 수석 글로벌 전략가는 "전반적인 경제 트렌드가 매우 건강하다는 것을 확증하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6월 지표 호조 뿐 아니라 4,5월 지표가 상향 조정된 것 역시 꾸준한 성장을 보여주는 좋은 신호"라고 설명했다.
지표 개선과 함께 2분기 실적 시즌을 앞둔 기대감 역시 증시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WSJ은 톰슨 로이터의 조사를 인용해 S&P500에 상장된 회사들의 2분기 실적이 6.1% 개선됐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는 7일에는 알코아, 8일에는 웰스파고가 실적을 발표하며 어닝 시즌의 테이프를 끊을 예정이다.
토비아스 레브코비치 시티그룹 수석 전략가는 "기업 실적에 대한 기대감과 향후 실적 전망에 대한 기대감이 증시를 끌어올리고 있다"며 "2분기 기업들의 어닝이 평균적으로 7% 정도 올랐을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올해 하반기로만 봤을 때 기업 실적은 10% 가까이 늘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추가 상승 여력 충분.."다음 차례는 S&P500의 2000선 돌파"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뉴욕 증시의 추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고 분석하고 있다.
WSJ은 "현재 모든 상황들이 증시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미국 경제가 고용 시장을 중심으로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는 점,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저금리 기조를 오래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는 점, 대외에서도 유로존에서도 적극적인 부양책이 나오고 있고 중국 경제 역시 정부의 미니 부양책에 힘입어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는 점 등이 향후 증시 상승을 기대하게 하는 요인이라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고용지표 호조로 금리가 조기에 인상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지만 WSJ은 이에 대해 "금리를 인상하기에는 인플레이션율이 여전히 낮다"며 "증시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따라서 일각에서는 다우지수가 1만8000선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지난 2일(현지시간) 제레미 시겔 펜실베니이아대 와튼스쿨 교수는 "다우지수가 연말까지 최소 1만8000선을 넘을 수 있을 것"이라며 "가능성은 적지만 1만9000~2만선까지도 갈 수 있다"고 예측한 바 있다.
베네딕트 윌스 프린스톤시큐리티 전략가 역시 "현재 뉴욕 증시는 언제 신고가가 나올지 모르는 상황"이라며 "증시는 계속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다우지수의 1만7000선 돌파에 이어 곧 S&P500지수의 2000선 돌파가 나올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JJ 키나한 TD아메리트레이드 수석 전략가는 "미국 증시의 다음 단계는 S&P500의 2000선 돌파"라고 말했다.
존 스톨츠퍼스 오펜하이머 선임 투자 전략가 역시 "다우지수 1만7000선 돌파는 S&P500지수가 2000선을 돌파할 것이라는 선제적인 확인"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증시 낙관론이 우세한 가운데 일부 전문가들은 뉴욕 증시에 거품이 껴 있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들은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로버트 실러 예일대 교수의 주가수익비율(PER)에 따르면 S&P500 지수가 현재 실적의 26배 수준에 거래되고 있는 점을 지적한다.
데이비드 크록 컴버랜드어드바이저스 회장 및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주식시장의 밸류에이션이 너무 높다"며 "시기를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주가 조정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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