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사, 팬택 출자전환 여전히 '회의적'
2014-07-08 17:54:35 2014-07-08 17:59:03
[뉴스토마토 곽보연기자] 팬택의 매출채권 1800억원에 대한 이동통신3사의 고민이 날로 깊어가는 가운데 팬택 채권금융기관협의회(채권단)이 또 다시 '시한 연기' 카드를 꺼내든 것으로 보인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이 주도하는 팬택 채권단은 SK텔레콤(017670)KT(030200), LG유플러스(032640) 등 이동통신3사가 매출채권 출자전환 여부에 대한 답변이 없자 이 기한을 재차 연기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채권단이 팬택의 회생 전제조건으로 제시했던 '이통사의 매출채권 출자전환'은 이미 지난 4일 결론이 났어야 했다. 하지만 이통3사는 모두 '신중하게 검토 중'이라는 입장만을 내며 뚜렷한 답변을 하지 않았고, 이에 채권단은 이통3사에 결정 기한을 오늘(8일)까지로 연기해줬다.
 
그러나 이통3사는 쉽사리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통사들이 이미 출자전환을 거부하는 것으로 방침을 정했다고 보고 있다.
 
이통사의 한 관계자는 "이통3사는 이미 비슷한 결론을 내린 것으로 보이는데 채권단이 계속해서 출자전환 결정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통사들이 출자전환을 하지 않는 것으로 결론을 내릴 경우 채권단에 이를 알릴 필요는 없지 않냐"고 되물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도 "지난 8일과 마찬가지로 이통사들은 회의적인 결론을 내린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팬택 상암사옥 사진.(사진제공=팬택)
 
팬택 매출채권을 출자전환하든 거부하든 이통사는 피해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현재 업체별로 보유하고 있는 팬택 매출채권은 각각 SK텔레콤이 900억원, KT 500억원, LG유플러스 400억원에 이르는데, 출자전환을 선택할 경우 이통사들이 보유하고 있는 매출채권은 팬택 주식으로 맞바꾸게 된다. 이통3사가 팬택의 주주가 되는 셈이다. 팬택은 빚 부담을 줄일 수 있고, 채권단은 팬택의 워크아웃(기업회생절차) 기간을 연장시킬 수 있다.
 
하지만 출자전환을 거부할 경우 팬택의 생사가 불투명해지고, 이통사는 매출채권을 돌려받기 힘들어진다. 또 현재 보유하고 있는 재고량 70만대에 대한 판매 역시 힘들어진다. 채권단이 팬택을 포기하면 회생이 아닌 '법정관리' 수순을 밟게 되기 때문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팬택을 포기할 경우 팬택을 포함해 국민들로부터 이통사가 큰 미움을 받을 수 없는 상황임을 알고 있지만 팬택 매출채권은 재무적으로 선뜻 도울 수 있는 규모가 아니다"면서 "또 향후 팬택이 비슷한 상황에 처하게 된다면 이통사는 똑같은 고민을 또 하게 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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