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진 사퇴한 축구대표팀의 홍명보 감독. ⓒNews1
[뉴스토마토 임정혁기자] 축구대표팀의 홍명보(45) 감독이 지휘봉을 내려놨다.
지난해 6월24일 부임해 내년 6월까지 계약 기간이 남아있던 홍 감독은 자신을 둘러싼 비판 여론과 브라질월드컵 성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10일 중도 하차했다.
홍명보 감독은 이날 오전 서울시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공식 기자회견을 갖고 "그동안 1년 정도 시간을 보냈는데 많은 일이 있었다. 그 안에서 많은 실수도 있었다"면서 "제가 성숙하지 못했다. 다시 한 번 죄송하단 말씀을 드리겠다"고 말했다.
애초 홍명보 감독은 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 1무 2패의 부진한 성적을 이유로 귀국 직후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에게 사퇴 의사를 내비쳤다.
그러나 정 회장은 홍명보 감독을 설득해 내년 1월 호주 아시안컵까지 유임하겠다는 입장을 지난 3일 허정무 부회장을 통해 밝혔다. 1년이라는 짧은 시간밖에 주지 못한 협회의 책임이 더 크다는 게 이유였다.
이에 홍 감독은 "실제 (2차전) 알제리전 이후 사퇴 마음이 있었다. 벨기에전 이후에 이미 사퇴 말씀을 드렸다"고 설명했다.
'토지 매입'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대표팀 훈련이 한창이던 지난 5월15일 홍명보 감독이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운중동 일대의 땅을 구매했다는 사실이 최근 뒤늦게 언론에 알려지며 논란이 됐다.
홍명보 감독은 "땅 부분은 아주 지극히 개인적인 일이었다. 제 삶이 그렇게 비겁하게 살지는 않았다"며 "훈련 시간에 나와서 그렇게 한 것 아니냐는 말씀도 있으신데 그거는 절대 아니다. 제가 그런 식으로 지금까지 살지는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부적절한 회식논란에 대해서도 답했다.
벨기에와의 월드컵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가 끝난 다음 날인 지난달 28일 홍명보 감독과 선수들은 현지에서 음주 가무를 곁들인 회식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9일 당시 회식 장면이 동영상으로 인터넷상에 퍼지며 큰 비판을 받았다.
이에 대한 질문에 홍명보 감독은 "벨기에전 끝나고 이구아수 캠프로 돌아와 선수들에게 이구아수 폭포를 갔으면 좋겠다고 했으나 선수들이 더는 감독님께 짐을 드리고 싶지 않다고 했다"면서 "하지만 저는 그때 이미 사퇴를 결심했고 어린 선수들이 패배에 대한 슬픔이 커 그걸 위로해주고 싶었다. 결과적으로 신중하지 못했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지난해 7월 동아시안컵을 시작으로 감독직을 시작한 홍 감독은 브라질월드컵까지 총 19경기를 치러 5승4무10패의 성적표를 남겼다.
지휘봉을 내려놓은 홍명보 감독은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떠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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