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사내유보과세 '반발'.."정부는 개념조차 몰라"
"사내유보 과세, 오히려 투자 위축 우려"
2014-07-17 11:08:29 2014-07-17 11:12:49
[뉴스토마토 임애신기자] 기업들이 사내유보 과세에 대해 반발하고 나섰다. 내수를 활성화시키기는 커녕 오히려 기업 투자를 위축시키고 소비 확대에 큰 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는 주장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17일 기업 사내유보에 대한 과세 검토는 부적절하다는 내용을 담은 건의서를 정부에 건의했다.
 
최근 내수 활성화를 위한 대안으로 기업 사내유보금에 대한 과세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늘어나고 있는 기업 사내유보에 대한 과세를 통해 소비와 투자를 확대하자는 것이 요점이다.
  
전경련은 정부가 사내유보에 대한 개념을 잘못 알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전경련은 이 보고서에서 "사내 유보는 회사 내에 쌓아둔 현금이 아니다"라며 "기업 설립 후 벌어들인 이익 중 배당되지 않고 회사내부에 남아 있는 것으로 공장·기계설비·토지 등에 투자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유보금이 많아진다고 현금이 늘어나는 것은 아니며, 유보금을 투자하라는 일각의 주장은 이미 투자한 자금을 다시 투자하라는 것과 다름없다"고 덧붙였다.
 
또 "일반인이 예비 상황에 대비해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 것과 같이 기업도 차입금 상환, 생산 설비 운영 등을 위해 일정 부분 현금이 필요하다"며 "정부는 이 같은 필요성을 간과하고있다"고 지적했다.
 
이중 과세에 대한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전경련은 "이미 세금을 낸 잉여금에 별도 과세하는 셈"이라며 "기업의 중요한 과제 중의 하나인 재무 건전성 유지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실제 이와 유사한 제도로 지난 2001년말까지 운영된 '적정유보초과소득에 대한 법인세 과세' 역시 기업 재무구조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폐지된 바 있다.
 
장기적으로는 사내유보에 대한 과세가 투자 위축을 초래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내수 확대를 위한 사내유보 과세는 결국 추가적인 법인세 증가 효과로 이어질 것이라는 것이다. 세계적인 법인세 인하 추세 속에서 실질적인 법인세 인상효과는 향후 기업의 해외 이전을 촉진하는 결과를 나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더불어 국부 유출에 대한 우려와 저조한 소비 증대 효과가 지적됐다. 기업들이 유보율을 줄이기 위해 배당을 확대하면 외국인 지분율이 높은 회사의 경우 외국인 투자자에게 돌아갈 이득이 늘어난다. 일반 개인의 소비 증대로 이어질 가능성도 희박하다는 게 전경련의 판단이다.
 
전경련은 "사내 유보에 대한 과세가 부적절하다"며 "내수를 살리기 위해서는 투자를 저해하는 규제를 과감하게 완화하고, 기업투자에 대한 세제지원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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