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하나기자] 증권주의 강세가 심상치않다. 지난 24일 증권주 전 종목이 동반 상승하는가 하면, 25일에는 코스피 지수와 증권업종지수가 나란히 연고점을 돌파했다.
전문가들은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이끄는 2기 경제팀의 경기 부양 정책 기대감이 증권주의 상승 동력이라고 보고 있다.
다만, 최근 증권주의 랠리를 추세적인 상승으로 보긴 아직 어렵다는 판단이다.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된 것은 맞지만 정책 효과와 업황 회복을 확인하는 데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이에 업종 전체 보다는 개별 모멘텀이 있는 종목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새 경제팀 정책 기대감..증권주 '고공행진'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7월1일부터 25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증권업종지수는 14.21%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는 1.58% 올랐다.
◇2014년 유가증권시장 증권업종지수 월봉차트 (자료제공=대신증권 홈트레이딩시스템)
전문가들은 우호적인 투자 심리로 증권주가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고 보고있다.
고승희 SK증권 연구원은 "최경환 경제부총리의 내수 경기 부양과 자본 시장 활성화 등 정책 기대감이 증권주 상승의 트리거(방아쇠)로 작용했다"며 "이와 함께 코스피 지수가 연고점을 돌파하며 견조한 모습을 보이는 부분도 증권주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판단했다.
장효선 삼성증권 연구원은 "대형사를 필두로 시행되고 있는 대규모 구조조정과 금리 하락 추세, 기준금리 인하 전망에 따른 실적 개선 기대, 정부의 규제 완화 등에 대한 기대감이 증권주의 강세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추세적 상승은 시기상조..거래대금 부진에 발목
하지만 전문가들은 증권주가 추세적인 상승에 접어들었다고 보기에는 힘들다고 지적했다.
고승희 연구원은 "증권주가 지난 2005년과 같이 추세적인 상승을 나타내기에는 아직 시기상조로 보인다"며 "구조조정에 따른 실적 턴어라운드는 2005년과 비슷한 모습이지만 증권사 수익과 직결되는 거래대금이 여전히 부진한 모습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고 연구원은 "증권사 빅3인 삼성증권과 대우증권, 우리투자증권의 지난해 사업보고서를 보면 브로커리지의 수익 비중이 절대적"이라며 "수익 다각화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브로커리지 중심의 수익 구조가 지속되고 있기에 거래대금이 증가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증권주의 추세적 상승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20거래일 평균거래대금과 증권주, 코스피 지수 추이 (자료제공=Quantiwise, SK증권)
장효선 연구원도 "증권주 강세의 지속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며 "단순한 비용절감 보다는 업황 변화에 대한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고, 기준금리 인하는 단기적 이벤트로 "고 설명했다.
◇섹터보다 종목..차별화된 중소형주에 주목
이에 전문가들은 일단 우호적인 분위기로 증권주에 대한 긍정적인 접근은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다만 방망이를 짧게 가지고 가는 전략과 섹터보다는 차별화된 종목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고승희 연구원은 "거래대금 부진으로 올해 추세적인 상승을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정부 정책 기대감과 실적 컨센서스 반등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에서 3분기 증권주에 대한 긍정적 접근은 가능하다"며 "증권주는 매수 후 보유(Buy&Hold) 보다는 방망이를 짧게 가지고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증권업종 영업이익 컨센서스 추이 (자료제공=Quantiwise, SK증권)
장효선 연구원은 "증권업황의 턴어라운드와 정뷰 규제 완화에 따른 수혜는 시장 기대보다 지연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증권주 투자는 섹터보다는 종목 선정이 핵심"이라며 "차별화된 중소형주 발굴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그는 차별화된 수익구조를 구축한 메리츠종금증권, 미래에셋증권을 주목했다.
장 연구원은 "메리츠종금증권은 증권업 내에서 유일한 종금 라이선스를 보유해 에이전시(Agency) 모델이 지배적인 국내 증권사와는 다른 수익 모델을 구축하고 있다"며 "종금 라이선스에서 오는 영업용순자본비율(NCR) 산정의 유리함을 최대한 이용해 높은 자본활용도를 기반으로 한 기업금융부문에서의 견고한 수익성을 나타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앞으로 아이엠투자증권 인수합병이 마무리 될 경우 자본 활용의 효율성이 추가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미래에셋증권의 경우에는 최근 그룹 지배구조 상 논란은 있지만 활발한 자기자본(PI)투자를 통해 최근 자본 규모에서 차이를 보이는 대형사와도 비슷한 분기실적을 기록하며 업계 지형도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한 청산가치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소형사에도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장 연구원은 "이미 애플증권과 비엔지증권의 자진 청산이 결정된 상황에서 앞으로 정부의 NCR 규제 강화가 본격화될 경우 한계 소형사들의 업종 탈출이 예상되고, 이 경우 이들의 순자산가치에 관심이 커질 것"이라며 "소형주 가운데 각자의 성장 스토리가 있는 교보증권과 HMC투자증권, 동부증권, 한화투자증권, NH농협증권 등이 관심대상"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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