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남숙기자] 오는 5일이면 수능 시험일까지 100일이 남는다. 2015 수능은 영어 영역에서 변화가 많다. 수준별 시험 폐지(단일유형 출제)와 이에 따른 쉬운 난이도 출제, 듣기평가 5문항 축소가 대표적이다.
이치우 비상교육 입시평가연구실장은 "영어 영역이 쉽게 출제되면 국어, 수학, 탐구 등 다른 영역의 변별력이 높아지기 때문에 올해 수능은 인문계는 국어와 사탐, 자연계는 수학과 과탐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수능 시험 100일 전은 수험생이 각자의 상황을 제대로 이해하고 객관적인 분석을 토대로 남은 시간 수능 학습에 집중해야 할 때다. 또한 수시에 지원할 대학 선택과 서류 준비로 대부분 수험생이 수능 공부에 소홀해지기 쉬운 시기이기도 하다. 이럴 때 일수록 평소 학습 태도와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역전의 기회가 될 수 있는 마지막 터닝 포인트를 놓치지 말자.
◇ 상반기 모의고사 영역별 성적 강약 점검
재학생만 치른 3월, 4월, 7월 교육청 학력평가와 재수생을 포함한 전체 수험생이 응시한 6월 모의평가, 사설모의고사에 이르기까지 수험생은 상반기에 4~7회의 모의고사를 치렀다. 따라서 자신의 수능 영역,과목별 성적 위치를 누구보다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 객관적인 진단을 통해 11월 수능시험 때까지 자신이 부족한 영역이나 단원을 목표 대학의 수능 영역별 반영비율에 맞춰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와 그동안의 학습법에 대한 평가와 수정이 필요하다.
(자료=비상교육)
A 수험생의 경우, 상반기 모의고사의 영역별 백분위 성적 평균은 영어, 수학(A), 사탐, 국어 순으로 우수하다. 또한 평균 백분위와 최저 백분위 차이를 비교하면 수학(A), 영어, 탐구, 국어 순으로 차이점수가 작게 나타난다. 즉, 상반기 모의고사 영역별 성적 비교를 통해 본 학습 우선순위를 알아보면 국어가 제 1순위 영역이 되는 것이다. 그 다음으로 국어의 세부 학습 내용을 화법, 작문, 문법, 독서, 문학 등으로 구분해 그 가운데 자신이 부족한 세부 영역을 위주로 학습해 나가는 것이 성적 향상의 지름길이다.
성적이 부족한 영역은 동시에 선호도가 낮은 영역일 가능성이 높다. 예를 들어, A학생과 같은 상황에서는 부족한 국어를 공부하기 시작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계획된 학습 시간을 채우지 못하고 어느 순간 자신이 좋아하고 성적이 우수한 영어 공부를 하게 된다. 이러한 상황이 악순환으로 이어지면 국어 학습에 결손이 오게 된다. 따라서 지금부터 집중해야 할 영역과 영역별 학습 시간 안배를 명확히 정하고 지켜야 한다.
2015 정시모집에서 수능 영역별 반영비율을 살펴보면, 일반적으로 인문계열은 국어와 영어의 반영 비율이 높고, 자연계열은 수학과 영어(또는 과탐)의 반영비율이 상대적으로 높다.
◇ 수시 최저 학력 기준을 갖출 수 있는 영역 선정
수시에서 수능 성적은 주요대학의 최저학력 기준으로 활용된다. 수시 지원 대학이 수능 최저학력 기준을 적용한다면 대학·학과별로 정한 최저 기준 등급을 충족할 수 있도록 영역별 학습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도 중요하다.
A학생의 경우, 4개 영역 가운데 2등급을 받을 가능성이 매우 높은 영역은 영어와 수학(A)이다. 만약 2개 영역 2등급이 최저 기준인 대학에 수시 지원을 한다면 국어 성적 향상 다음으로 고려해야 할 사항이 영어와 수학(A)의 2등급 달성이다. 정시 합격을 목표로 4개 영역 전체 성적 향상이 기본이지만 전략적으로 수시 최저 기준에 맞춘 등급 향상 목표도 필요하다. 다만, 성적이 우수한 영역의 경우, 고난도 1~2 문제를 더 맞히는 것도 중요하지만 실수로 1~2문제를 틀리지 않아야만 안정적으로 목표하는 등급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하자.
한편, 수시에서 수능 최저 기준을 반영할 때는 서울대(지역균형), 고려대(일반전형), 이화여대(일반전형) 처럼 반영 영역 각각 해당 등급 이상이어야 하는 경우가 있고, 경희대(논술우수자), 건국대(KU논술우수자), 동국대(논술우수자)와 같이 반영 영역 등급 합이 일정 등급 이상이어야 하는 경우도 있다.
또한 탐구 영역의 경우, 1과목을 1개 영역으로 반영하는 가천대(학생부우수자), 연세대(일반전형), 동국대(논술우수자), 성균관대(성균인재, 논술우수자), 인하대(논술우수자, 교과성적우수자), 중앙대(학생부교과, 논술전형) 등은 탐구 2과목의 성적 편차가 크게 나타난다면 전략적으로 1과목을 선택할 수 있다. 탐구 2과목을 반영하는 경우, 대부분은 2과목 평균(고려대, 서강대, 숭실대, 홍익대 등)으로 반영하지만 서울대는 탐구 2과목 모두 2등급 이상이어야 한다.
자연계열 수험생이라면 수학 A형을 최저 기준으로 인정하는 한국항공대(이학계열), 명지대, 서울여대, 덕성여대 등을 목표로 수학 B형 대신 수학 A형을 선택해 목표 등급을 맞출 수도 있다. 다만 B형에서 A형으로 유형을 바꾼다고 해서 반드시 등급이 상승하는 것은 아니므로 성적 향상 가능성을 점검한 후에 유형을 선택해야 한다.
◇ 영역별로 구체적인 전략 수립
수시 지원 날짜가 가까울수록 수능을 포기하고 수시에만 집중하는 수험생이 적지 않다. 상반기에 열심히 공부해도 성적은 오르지 않고, 목표 대학의 정시 지원 점수에는 턱없이 모자라기 때문에 수시에 승부를 걸고자 하는 수험생이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고1~2 과정에서 제대로 준비하지 않은 수험생이 학생부전형(교과위주, 비교과 위주)이나 대학별고사(논술, 면접 등) 전형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기란 생각만큼 쉽지 않다. 반대로 남아있는 기간 동안 당초 계획대로 수능 공부에 집중한다면 11월 수능에서는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둘 수도 있다는 점을 잊지말자.
남은 기간 영역별 학습 전략으로 EBS연계와 기출 문제 풀이에 중점을 두고 공부하는 수험생이 많다. 수험생의 학습 상황에 따라 바람직할 수도 있지만, 영역별 개념 학습과 단어, 어휘 등 기반 학습이 부족한 경우에는 기출 중심의 공부가 전혀 도움이 되지 못한다. 이런 경우에는 시간이 부족하더라도 기본으로 다시 돌아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성적대별로 보면, 상위권 수험생은 모의고사에서 자주 틀리는 문항 위주로 오답의 유형을 파악하고 영역별 학습의 세부 내용과 학습 난이도 수준을 결정해야 한다. 특히 최상위권의 경우, 영역별 만점을 받기 위해서 자신이 부족한 부분이 무엇인가에 대한 해답을 찾아야 한다. 예를 들어 문제 유형에 대한 정리가 안 된 것인지, 고난도 문항에 대한 학습이 부족한지, 쉬운 문제를 실수로 자주 틀리는지 등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중위권 수험생은 영역별 강약 분석에 따른 학습 시간 배분과 구체적인 D-100일 학습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특히 영역별로 성적 편차가 심한 경우에는 여름 방학 동안 부족한 영역에 집중 학습 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여름 방학이 부족한 영역에 대한 세부 학습 계획을 수립하고 집중적으로 보충 학습을 할 수 있는 마지막 시간이기 때문이다.
하위권 수험생은 지금까지 성적 중 우수한 1과목이나 가장 자신 있고 좋아하는 영역(과목)을 선택해 9월 시험까지 성적 향상을 목표로 단기간 내에 성취감을 체험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4개 영역 전부를 똑같은 시간으로 분배해 고르게 공부하기 보다는 탐구를 포함한 2~3개 영역으로 영역수를 줄여 정시 목표 성적과 수시 최저 기준 등급을 명확히 하고 학습 시간을 늘려 가는 것이 급선무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