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시장 기대치를 크게 하회하는 최악의 성적표를 내놓은 이후 주가는 곤두박질치며 반토막 수준으로 급락했다. 코스닥 시장에서 시가총액 기준 3위를 기록하던 서울반도체는 단 2주 만에 8위로 추락했고, 이 기간 시총 1조5000억원이 증발했다.
시장은 충격을 흡수하기 힘들어하는 모습이다. 연일 급락세를 거듭하던 서울반도체 주가는 7일 전날보다 2.28%(600원) 오른 2만6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저가 매수세에 힘입어 11거래일 만에 소폭 상승세를 보였다. 이날 장중에는 2만5900원까지 떨어지며 52주 신저가를 또 한 번 갈아치웠다.
지난달 24일부터 연일 급락세를 보이던 서울반도체 주가는 10거래일 만에 35% 가까이 떨어졌다.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들은 최근 9거래일 연속 서울반도체를 동반 매도하며 주가 하락을 주도했다.
서울반도체는 지난 3월까지만 해도 주가가 5만600원까지 치솟아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그러나 6개월 만에 주가는 반토막 수준으로 주저 앉았다. LED 조명 개화에 따른 기대감은 경쟁 격화에 따른 수익성 악화가 부각되면서 우려로 변했다.
주가 급락의 주된 원인은 단연 2분기 실적 쇼크다. 실적 부진의 주된 원인은 가파른 원달러 환율 하락과 LED전 구 대중화에 따른 공급가격 하락으로 요약된다.
서울반도체는 2분기 영업이익 130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55.4% 급감했다. 매출액은 2485억원으로 6.4% 감소하는데 그쳤으나, 당기순이익은 42억원으로 63.7% 쪼그라들었다. 수익성 지표인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반토막 이상 추락했다.
서울반도체는 지난해 5만600원의 최고가를 찍은 후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여왔다. 이는 LED 조명시장의 개화에 따른 최대 수혜주였던 서울반도체가 더 이상 고수익을 담보키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음을 의미한다.
회사 측은 "당초 예상했던 조명부문에서 큰 프로젝트의 지연 등으로 조명 매출의 확대가 예상보다 저조했다"며 "IT사업 부문은 태블릿 등의 부진으로 매출이 감소했으나, 조명사업 부문은 아크리치와 자동차용 LED 매출 비중의 확대로 1분기 수준을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서울반도체에 투자한 개인 투자자들은 혼란스럽다. 코스닥 시총 대장주였던 서울반도체 주가가 순식간에 급락할 것으로 예상치 못한 것. 개인 투자자들은 현 시점에서라도 손절매를 해야 할 지, 있는 일명 '물타기'를 해서라도 평균 매입단가를 낮춰야 할 지 판단이 잘 서지 않는 모습이다.
한 개인투자자는 "올 초 LED시장 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판단에 코스닥 대장주 서울반도체에 투자했는데, 눈 깜짝할 새 주가가 반토막이 나서 너무 혼란스럽다"며 "주가 급락 시점에 팔아야 할 지 말아야 할 지를 고민하는 사이 손실폭만 커졌다"고 답답해했다.
증권사 분석도 제각각이다. 2분기 성적표에 실망감을 나타내며 목표주가를 대폭 낮추는 한편 매수 의견을 철회하는 곳이 있는 반면, 저가 매수의 기회라고 주장하는 증권사도 등장했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서울반도체 목표주가를 기존 5만1000원에서 3만9000원으로, 하나대투증권도 기존 6만4000원에서 4만800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SK증권 역시 기존 5만원에서 4만원으로 목표주가를 내렸으며 한국투자증권, 이트레이드증권, 우리투자증권도 줄줄이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하거나 매수 의견을 철회했다.
이승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 어닝쇼크보다 더욱 우려되는 부문은 시장 예상치를 대폭 하회하는 3분기 가이던스가 제시됐다는 점"이라며 "조명용 LED 시장에서의 점유율 하락과 예상보다 강한 TV용 LED 단가인하 등이 이번 실적 악화의 주요 원인"이라고 판단했다.
반면 노무라증권은 조명용 LED 매출 비중이 올해 58%에서 내년 67%, 2016년 74%로 늘어나는 등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정반대의 의견을 내놨다. 특히 고부가제품인 ‘아크리치3’가 올 하반기 출시되면 조명용 LED 수익성도 회복될 것이라며 저가매수에 나서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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