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기자] 저출산, 준비물 없는 학교, 스마트기기 보급화 등으로 설 자리가 좁아진 국내 문구업체들이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크레파스, 마커, 연필, 지제류까지 수출 품목도 다양하다.
12일 관세청의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문구제품의 수출액은 4억9600만달러로 전년 대비 1.7% 늘었다. 같은 기간 수입액은 2.8% 감소한 5억802만달러를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문구업체의 경우 매출 대부분이 내수에 치중해있지만, 매출처의 다변화를 위해 수출도 진행 중"이라며 "업체별 특징과 장점을 살려 수출 제품이 다양한 편"이라고 설명했다.
◇동아연필의 마이겔과 모닝글로리의 스프링노트. (사진=각 사)
1963년부터 연필 수출에 나선 동아연필은 미국, 유럽, 터키, 베트남 등 70여개 국가에 필기구와 크레파스를 수출 중이다. 특히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에는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도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동아연필 관계자는 "아시아에서 기술특허를 가지고 중성펜 수출의 시작을 열었다"며 "일본 제품은 가격이 높고, 중국 제품은 품질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는데 한국 제품은 가격과 품질면에서 해외시장의 만족도가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이어 "동남아 지역에서 '마이겔' 제품은 국민펜으로 인식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마이겔은 지난 1997년 개발된 캡식 중성펜으로, 심을 거꾸로 세워도 잉크가 흘러내리지 않는 '역류방지기술'과 사용할 때만 잉크가 나오는 '유(U)스프링'을 장착했다.
대전에 생산기반을 갖추고 있는 동아연필은 품질을 지키면서 대량 판매를 통해 가격 경쟁력을 갖출 수 있기 때문에 수출은 필수적이라고 설명한다. 현재 동아연필의 수출과 내수 비중은 50대 50이다.
모나미(005360)의 수출 주력 품목은 매직, 마카, 크레파스다. 매직과 마커는 모나미가 최초로 선보인 브랜드명이다. 회사 측은 잘 지워지지 않는 펜을 개발한 후 마법 같다는 의미에서 ‘매직’을 이름으로 붙였는데, 보통명사가 됐다고 설명했다. 마커 또한 상표 이름이 보통명사처럼 쓰이기는 마찬가지다.
이들 제품은 일본, 터키, 남아공, 모로코 등 30여개 국에 수출되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 기준 수출의 비중은 19.5%였다.
터키에서 인기있는 제품은 '왕자파스'다. 모나미 측은 "해외 대부분 나라에서 크레용을 사용하는데 터키는 크레파스를 사용하는 소수의 나라 중 하나였고, 왕의 문양에 대해 향수를 가지고 있다"며 "우리의 '왕자' 캐릭터와 적합한 나라였다"고 설명했다.
모닝글로리는 중고생 스프링노트와 무제노트 등 지제류와 파일 위주의 수출을 진행 중이다. 현재 수출 비중은 10% 정도다.
회사 측은 "중국, 미국, 호주 등에 수출되고 있고, 캐릭터 제품의 판매가 잘 된다"며 "디자인이 강화된 제품 위주로 국내 공장에서 생산해 수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출의 제품군은 다양하지만 업체들의 고민은 가격경쟁력 확보로 귀결된다. 저가 중국산 제품의 물량 공세와 해외 공장의 높아진 임금으로 고민이다.
한 문구업체 관계자는 "내수에 치중하기에는 국내 시장이 좁기 때문에 해외로 점점 보폭을 넓혀야 한다"며 "중국 제품과 가격 경쟁력에는 밀리는 상황이지만, 질적인 면에서 승부수를 보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고, 각 나라별 특성일 살릴 수 있는 수출 품목 찾기에 노력 중"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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