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승수기자]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장기간 유지돼 오던 수저지고(首低地高) 체제에 변화의 조짐이 감지됐다. 2기 경제팀 출범 이후 수도권 부동산시장에 훈풍이 돌며 수도권과 지방이 동반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18일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16일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부임 이후 수도권 아파트값은 0.12% 상승했다. 지방5대광역시 아파트 값 상승률인 0.18%와 비슷하다.
2010년 이후 수도권과 지방 부동산 시장은 등락이 엇갈려 왔다. 2010년 지방이 8.78% 상승하는 동안 수도권은 2.84% 하락했다. 2011년 지방과 수도권은 동반 상승세를 보였지만 격차가 컸다. 지방이 18.09% 오른 반면 수도권 0.24% 상승하는데 그쳤다. 2012년 지방 3.08% 수도권 -4.02%로 양극화를 보였으며, 2013년에도 지방 2.97%, 수도권 -1.58%로 격차를 보였다. 올해도 최 장관 부임 전까지 지방 1.71%, 수도권 0.66%로 차이를 보였다.
◇최근 5년간 지방-수도권 아파트값 변동률(자료=KB국민은행)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던 수도권 부동산시장은 최 장관 부임 후 반등에 성공했다.
전국 시·군·구 중 최 장관 부임 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인 대구 수성구로 1.16% 상승했다. 이어 울산 동구가 0.95%의 오름세를 보였으며, 경기 용인 수지구가 0.92% 상승했다.
특히 수도권은 경부축의 오름세가 두드러졌다. 수지구가 최고 상승률을 기록한 가운데 광명 0.68%, 서울 서초구가 0.46%로 뒤를 이었으며, 수원 권선구 0.45%, 경기 평택 0.37%, 경기 성남 분당구 0.36%, 서울 강남구 0.30%의 오름세를 보였다.
지방에서는 청주 0.73%, 상당구 0.63%, 흥덕구 0.78% 등 충북세의 상승세가 거셌다.
김성일 대치동 행운공인 대표는 "최경환 장관 부임 이후 급매물도 정리되고 문의도 많아지고 시장 분위기가 확실히 변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최 장관은 지난 달 27일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며 LTV 상향조정, 재건축 규제 완화 등을 골자로 한 부동산대책을 내놨다. 또 지난 11일에는 대통령 주재 6차 무역투자진흥회의에서는 파라다이스(1조9000억원), 드림아일랜드(2조원), LOCZ프로젝트(2조2000억원), 영종도 복합리조트와 신화역사공원(2조6000억원), 송산그린시티 재추진 등 대형 부동산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키로 했다.
한국은행은 지난 14일 시중은행의 자금조달 비용을 결정하는 기준금리를 0.25%p 인하했다.
아울러 국토부는 8~9월 중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 재정비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재정비 규제 합리화 및 청약제도 개선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국회 동의가 필요없는 시행령, 시행규칙 등의 대대적인 정비가 예상된다.
때문에 수도권 부동산시장 회복의 가속 여부는 국회에서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분양가상한제 폐지 또는 탄력 운영, 재건축추가이익부담금 폐지 등 굵직한 부동산 현안이 현재 야당의 동의를 얻지 못한 채 수년째 국회에 계류 중이다.
채은희 개포공인 대표는 "정부가 재건축 관련 부동산대책을 내놓는다는 소식에 매도자들이 기다려보겠다고 답했다"며 "국회에 계류 중인 법안이 빨리 통과돼야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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