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 1명뿐..野, "정치수사, 총장 사과하라" 대대적 반격
박영선 "정기국회 앞두고 연례행사처럼 야비한 짓"
檢 "그대로 놔뒀어야 한다는 말인가" 반박
2014-08-22 15:21:04 2014-08-22 15:25:19
[뉴스토마토 한광범기자] '입법로비' 혐의를 받고 있는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3명에 대한 영장실질심사에서 2명의 영장이 기각된 것과 관련해 검찰이 무리하게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는 가운데, 새정치연합이 '야당 탄압이 입증됐다'며 검찰에 대한 대대적인 반격에 나섰다.
 
박영선 원내대표는 22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검찰에 대해, 정기국회를 앞두고 8월이면 연례행사처럼 야당 의원을 상대로 한 야비한 장난을 멈출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말했다.
 
조정식 사무총장은 법원의 전날 결정에 대해 "사필규정"이라며 "야당 의원에 대한 검찰 수가가 얼마나 부실한 수사이며 짜 맞추기 표적 수사였는지 입증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 사무총장은 "검찰은 그동안 '진술만 갖고 소환하지 않는다', '증거로 말하겠다'고 누차 공언해왔다. 그러나 이 같은 검찰의 공언은 허위였음이 드러났다"며 "이번 검찰 수사가 시작부터 잘못된 정치수사임이 드러난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그는 또 전날 검찰이 의원회관에서 의원들에 대해 강제구인을 시도한 것과 관련해 "아침부터 군사작전을 펼치듯이 국회에 쳐들어온 폭거에 대해 강력히 규탄하는 바"라며 검찰총장의 사과를 촉구했다.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국민공감혁신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News1
 
법률위원장을 겸하고 있는 박범계 원내대변인은 "수사기관과 액수와 죄질, 혐의내용만 봐도 현격한 차이가 있음에도 기계적 균형에 숨은 야당 탄압용 기획수사"라며 "누가 기획하고 있는 것인가. 누가 실행하고 있는 것인가"고 따져 물었다.
 
박 원내대변인은 전날 새누리당 박상은·조현룡 의원이 차명 휴대폰을 들고 다니는 식으로 교란 작전을 편 것과 관련해 "충분히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 혐의도 있다. 이런 여당 의원들에게 출두 약속까지 해주는 검찰, 그리고 밤 8시 예약재판까지도 가능하게 해주는 검찰이다"고 맹비난했다.
 
검찰은 새정치연합의 주장을 반박했다. 검찰 한 고위 관계자는 이날 "(야당 의원들에 대한) 수사가 여당 의원들 수사에 대한 물타기라는 등의 '정치적 수사'라는 주장은 결코 온당치 않다"고 말했다.
 
그는 "비슷한 시기에 수사 단서가 확보됐다. 그 당시는 재보궐 선거 중이었다. 선거에 영향을 주지 않기 위해서 본격 수사 착수를 재보선 이후로 한 것"이라며 "두 사건의 수사 개시 시점은 유사하게 진행됐다"고 해명했다.
 
아울러 "영장이 기각된 것은 혐의 여부에 대한 본안 판단이 아니다"며 "기소와 재판을 거쳐서 혐의를 입증하는 것이고, 검찰은 그 부분에 대해선 충분히 증거를 확보했다. 만약 미흡하다면 더 보완해 입증하겠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이 관계자는 현역 의원을 강제구인 하는 것이 무리가 있어보였다는 지적에 대해선 "이미 기일이 지정됐고 법원에서 영장실질심사 연기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은 상태다. 검찰이 그대로 가만히 있어야 되는 건가"라고 반문했다.
 
◇서울중앙지검 (사진=뉴스토마토)
 
이와 관련해 정치권과 법조계에선, 새정치연합이 19일 자정이 가까운 시간에, 급작스럽게 '방탄국회'를 소집한 것이 오히려 검찰에게 '강제 구인'에 대한 강한 명분을 줬다며, 새정치연합의 오판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야당 의원 3명 중 2명에 대해 영장이 기각됐을 만큼, '법리적'으로 충분히 다퉈볼 소지가 있는 상황에서, 무조건적으로 영장실질심사를 회피하는 모습을 보여, 여론이 돌아섰다는 지적이다.
 
19일 자정에 가까운 시간에 전격적으로 8월 임시국회 소집 의사를 밝히며, 대변인이 나서서 '방탄국회가 아니다'고 항변했지만 오히려 여론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됐다는 것이다.
 
이런 비판적 여론을 통해, 검찰이 10여년 만에 현역 의원 강제 구인이 나설 수 있었다는 지적이다.
 
새정치연합 소속의 한 의원은 "소속 의원들을 보호하기 위해 국회를 소집한 거라면, 왜 당 차원에서 보호를 해줘야 하거나 '방탄 국회'가 왜 필요한지에 대해 설명하는 것이 중요한데, 그런 부분은 없이 '방탄 국회가 아니다'고만 하면 어느 누가 힘을 실어주나'"고 비판했다.
 
당 관계자 한 명은 "당 소속인 나도 '방탄 국회가 아니다'는 말에 창피하더라"며 "일반 국민이 봤을 때는 어땠겠나"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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