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고은기자] 세월호특별법 제정을 위한 정치권과 세월호 유가족 간의 협상과 결렬이 뫼비우스의 띠처럼 지루하게 반복되고 있는 가운데 국회의장까지 중재 의사를 보였지만 사태 해결의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전날 세월호특별법 협상 당사자인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국민공감혁신위원장을 통해 전해진 정의화 국회의장의 특별법 제정 관련 중재 제안에 대해 "중재라는 것은 구체적인 안을 갖고 이야기해야 한다. 막연히 만나는 것으로는 사안이 단순하지 않다"며 사실상 거부 입장을 보였다.
이에 앞서 김재원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도 지난 2일 한 라디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여당과 야당, 또 여당과 유가족 간에 많은 대화가 있었고 과정에서 여러 사정이 있는데 그 내용을 잘 모르시는 의장께서 독자적인 안을 낸다면 분란만 가속화 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며 같은 입장을 냈다.
정 의장의 중재 의지 표력에 반색하고 일말의 기대감을 갖고 있던 새정치연합은 이 같은 새누리당의 반응을 강하게 비판했다.
박영선 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정책조정회의에서 "입법부 수장이 대화의 장을 마련하겠다는 것마저 거부하는 새누리당은 과연 집권당의 능력과 책임감을 느끼고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의장의 중재 제안에 대해 여야가 전혀 상반된 입장을 보이면서 이를 계기로 세월호 국면에 새로운 분위기가 형성될 것으로 기대했던 여론도 잠잠해진 상태다.
국회 한 관계자는 이러한 상황에 대해 "진전이 없다. 안타깝다"며 아쉬워했다.
의장의 중재 의사가 전해지는 과정에서 일각에서는 정 의장이 새로운 중재안을 제시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됐지만 정 의장은 당초 구체적인 안 제시보다는 당사자들 간의 대화 등을 통한 '중재노력'에 무게를 뒀던 것으로 전해졌다.
정 의장은 지난 1일 정기국회 개회식에서도 세월호 참사 진상조사와 관련 "국회의장인 저부터 철저한 진상 조사와 대안이 마련되는 과정을 지켜볼 것이며 조금이라도 소홀함이 있다면 앞장서 막아 낼 것"이라며 적극적 역할을 약속한 바 있다.
정 의장은 지난 6월 여야가 후반기 원구성 문제로 국회가 공전을 거듭하자 직접 중재에 나서 양당 원내대표 각각과 의장·여·야 3자 간 대화 테이블을 마련하는 등 중재 역할에 적극 나선 바 있지만 이번 세월호 국면에서는 어떤 역할을 해낼 수 있을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국회 본회의장 (사진=뉴스토마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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