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준호기자]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건의 여파와 체크카드 사용 증가로 신규 신용카드 발급은 예년보다 줄었지만, 아직도 한국에서는 매월 적게는 50만장, 많게는 100만장이 넘는 신용카드가 신규 발급된다.
그 결과 우리나라 성인이라면 대부분 3~4장의 신용카드를 가지고 있는데, 내 지갑에 꼽혀있는 카드 중 정말 필요한 신용카드는 몇 장이나 될까?
소비자들은 다양한 신용카드를 비교 분석할 수단이 없어, TV광고에 나오는 유명한 신용카드를 고르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광고 마지막 하단에 보면 작은 글씨로 다음과 같은 ‘함정’이 숨어있다.
'이번 할인혜택은 오는 12월 31일까지 한시 적용됩니다'
또 누군가는 은행에 취직한 친구의 부탁으로 나와 별 상관없는 카드를 발급받고, 누군가는 주거래 은행에서 금리 혜택을 주기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로 신용카드를 사용한다.
어떤 이는 통신비 할인혜택 때문에 신용카드를 발급받았지만, 나도 모르는 사이 슬그머니 줄어든 할인혜택도 모르고 지나가는 경우가 많다.
레이니스트는 이 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2300여개가 넘는 국내 신용카드 DB를 모두 수집해, 비교 분석해주는 서비스 ‘뱅크샐러드’를 제공하고 있는 스타트업이다.
신용카드 시장에서 정보의 불균형을 바로 잡겠다는 시도다.
이들의 조사에 따르면 자신의 소비패턴에 맞는 신용카드를 사용하면 월 4% 가량의 지출을 절약할 수 있다. 한달 100만원을 지출한다면 월 4만원, 연간 50여만원을 신용카드 변경만으로 절약할 수 있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또 신용카드 시장 외에도 은행의 예·적금, 보험 상품도 마찬가지로 정보의 비대칭 문제를 가지고 있어, 앞으로 이를 비교 분석하는 서비스도 시작할 예정이다.
내가 원하는 상품 찾기가 너무 어려워 아예 신용카드를 시작으로 종합 금융 상품 큐레이션 서비스를 만들어 보겠다고 나선 당찬 청년, 김태훈 레이니스트 대표와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대학교 앞 호떡장사로 시작한 ‘창업’ 도전기
-안녕하세요. 스타트업리포트 독자분들께 자기소개 부탁합니다.
▲금융상품 정보를 최적화해 주는 기업, 레이니스트 대표인 김태훈(사진)이라고 합니다. 현재 저희 서비스를 통해 월 1000여명 가량이 신규 신용카드를 신청하고 있습니다.
-요즘 가장 바쁘신 일은?
▲PC 웹과 모바일 안드로이드 버전으로 나눠 개발하고 있는데, 곧 모바일 서비스가 출시될 예정으로 이 부분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또 카드사 영업도 빼놓을 수 없죠.
-네, 자세한 이야기를 나누기 전에 대표님에 대한 궁금증을 풀고 갈게요. 기사를 검색하니 ‘서태웅 호떡’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더군요.
▲돈을 벌기 위해서라면 과외를 하는 편이 더 좋았지만, 군 입대를 앞두고 뭔가 재밌는 일을 해보고 싶었어요. 호떡 노점상 자본금 300만원을 만들기 위해 공사판 막일에서부터 과외까지 다양한 일을 했죠.
돈을 마련하고 수소문 끝에 부산에 유명 호떡집을 찾아 기술을 배워, 서태웅호떡(‘서’강대의 ‘태’훈이와 ‘주’웅이가 만든 호떡)을 시작했는데 학교의 명물이 돼 하루 500~600장씩 팔았습니다.
-왠지 학교생활은 충실히 안 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그렇게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지만 매 학기 장학금을 받을 만큼 열심히 공부했고, 어떤 학기는 1등을 하기도 했습니다. 졸업반 때는 오라는 회사도 많았어요(웃음)
-호떡장사는 창업을 위한 경험 차원에서 시작한 것인가요?
▲뭔가에 빠져들면 무조건 해봐야 하는 성격이라 시작한 일이었습니다. 거창하게 ‘창업’을 생각한 것도 아니었어요. 사실 레이니스트를 시작하기 전에는 ‘스타트업’ 생태계에 대해서도 전혀 몰랐죠.
사실 지금도 ‘청년창업가’라는 말을 들으면 좀 어색합니다.
-회사 자본금은 얼마로 시작하셨어요? 또 어떻게 마련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자본금 규모는 밝히기가 좀...이해 부탁드리겠습니다. 다만 자본금은 모두 제가 일해서 마련했습니다.
-전부 대표님 지분인가요?
▲초기 안정성 차원에서 일단 100%를 보유했습니다만, 지분은 팀원과 나눌 예정입니다. 사실 이 인터뷰 전날 팀원들과 지분 관련 이야기를 마쳤어요. 함께 고생해왔는데, 당연히 나눠야죠.
-팀원 구성을 보니, 서강대 출신이 많았습니다. 전부 친구들인가요?
▲네. 대기업 다니고 있는 친구를 꼬시기도 했고, 아는 사람 통해서 소개받은 경우도 있습니다.
-친구 사이에 팀을 구성하면 장단점이 분명할 것 같습니다.
▲장점은 커뮤니케이션 비용이 준다는 겁니다. 각자 어떤 목표, 어떤 생각을 하는지 뻔히 아는 상태라 불필요한 과정이 줄죠.
다만 더 나은 퍼포먼스를 위해 어떤 부분을 바꿔야 할 때가 있는데, 이럴 때 좀 망설이는 점은 단점인 것 같아요. 하지만 스타트업이라면 비전을 공유하는 지인들과 함께 시작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레이니스트 팀원 단체사진(사진=레이니스트)
-스마일게이트의 스타트업 지원 센터, 오렌지팜에 입주해 계십니다. 오렌지팜은 어떤가요?
▲처음에는 공덕에 있는 월세 130만원짜리 복층 오피스텔에 있다가 올해 초에 오렌지팜으로 옮겼습니다. 먹고 자는 것이 해결되고, 매일 샤워할 때마다 따뜻한 물이 나오는 것 등 모든 것이 만족스럽습니다. 스타트업을 꿈꾸시는 분이라면 정말 ‘강추’입니다.
-권혁빈 대표님은 만나봤나요?
▲가끔 들려서 밥을 사주세요. 오렌지팜에 신세 지고 있지만, 엄밀히 말하면 저희 투자자도 아니신데도 오실 때마다 ‘뭐 필요한 것 없느냐’며 따뜻하게 챙겨주십니다. 아버지와 같은 존재라고 할까요?
-청년창업가로서 자신의 최대 장점은 뭐라고 생각하세요?
▲주위에서 듣는 말로 추진력 하나는 ‘쩐다’라는 평가를 많이 받아요. 영업하면 하루에 7곳 미팅을 진행하기도 합니다. 또 일주일에 7일, 잠잘 때 말고 늘 일을 합니다. 쉬는 날이 없죠.
◇신용카드 찾아주는 뱅크샐러드..'불편'에서 창업 '아이디어'를 찾다
-창업은 언제, 어떻게 시작하신 건가요?
▲지난 2012년 말에 초기 멤버들이 창업을 결정했어요. 그리고 2013년 초에 ‘금융’으로 창업 아이템을 확정했죠.
-창업 아이디어는 어떻게 얻으신 건가요?
▲소비자 입장에서 이해가 안 됐어요.
예금, 적금, 신용카드 등 금융상품이라면 당연히 소비자는 자신에게 적합한 상품을 선택할 수 있어야 해요. 예금상품만 해도 우리나라에 250개가 넘는데, 가장 큰 혜택을 주는 상품을 당연히 고를 수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실제 은행에서는 자신들에게 이익이 남고, 수수료가 크게 발생하는 상품을 팔기때문에 정말 나에게 필요한 신용카드를 선택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런 부분을 우리가 쉽게 비교 분석해서, 정보의 비대칭성을 없애고 싶었습니다.
-혹시 영감을 준 다른 서비스는 있었나요?
▲미국의 금융서비스인 민트를 많이 참고했습니다. 개인 자산을 통합 관리하고, 큐레이션해주는 서비스입니다. 각 은행의 개인계좌, 신용카드 사용내역, 심지어 부동산까지 통합해서 관리해주는 엄청난 서비스죠.
적합한 은행예금 상품을 추천해주기도 하고, 개인에게 맞는 소비패턴을 가르쳐주기도 합니다.
-한국에서 ‘민트’와 같은 서비스를 안 만들고, 신용카드 추천 서비스로 시작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개인자산 통합 관리는 몹시 어렵습니다. 저희로서는 꿈을 꾸는 수준이죠(웃음)
또 한국과 미국의 차이점도 큽니다. 미국의 경우는 개인이 허락하면 내 정보가 어디든 이동할 수 있습니다만, 한국은 내 정보인데도 금융기관과 국가의 허락을 받아야 합니다.
개인의 금융정보를 한 곳에 모아서 관리할 수 있는 서비스 자체가 탄생할 수 없는 상황이죠.
미국처럼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기업의 책임과 처벌을 매우 강화하고, 개인은 자유롭게 자신의 정보를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서비스 중인 신용카드 큐레이션 서비스 ‘뱅크샐러드’에 대해 설명해 주세요.
▲국내 전 신용카드사의 2300여개 신용카드를 모아, 개인에게 필요한 신용카드를 찾아주는 서비스입니다.
신용카드 사용 패턴을 자세하게 분석해주는 ‘계산추천’, 몇 가지 설문을 통해 적합한 신용카드를 추천해주는 ‘설문추천’, 연 50만원 이상의 연회비를 내는 VIP용 신용카드를 찾아주는 ‘프리미엄추천’ 등이 현재 제공되고 있습니다.
◇실제 기자의 신용카드 사용내역을 바탕으로 할인금액을 비교해봤다. 현재 내가 쓰는 카드에서는 월 12000원 가량의 할인혜택을 받고 있지만, 뱅크샐러드는 내가 월 34000원까지 절약할 수 있는 다른 카드가 있다고 추천해 주고 있다(사진=뱅크샐러드 홈페이지 캡처)
-DB는 어떻게 수집했나요?
▲DB구축을 담당하시는 ‘팀장님’을 저희 내부에서는 ‘십장’이라고 불렀습니다(웃음). 한 마디로 노가다죠.
초기에 금융회사들에게 정보를 달라고 해봤는데, 쉽지 않더라고요. 방법이 없었죠. 일일이 수작업으로 신용카드 정보를 쌓았어요.
이 기간만 1년 2개월이 넘게 걸린 것 같습니다. 이렇게 수집한 정보가 저희 경쟁력의 원천입니다.
-하지만 신용카드 할인혜택은 카드사 입맛대로 바꾸는 경우가 많고, 없어지는 카드와 새로 추가되는 카드도 다수입니다. 계속된 수작업은 효율이 너무 떨어질 것 같습니다.
▲네, 맞습니다. 그래서 카드사들과 제휴를 진행하고 있어요. 지금까지 시중 5곳의 카드사와 제휴를 끝냈고, 나머지도 곧 제휴를 체결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러면 말씀하신 문제점은 해결될 것입니다.
-사용자 수는 얼마 정도인가요?
▲지난 3월 베타서비스를 시작해서 매월 30%씩 찾아주는 분들이 늘고 있습니다. 지난달에는 3만명의 순방자수를 기록했고, 저희 서비스를 통해 1000명 정도가 신규카드 발급신청을 했습니다.
◇뱅크샐러드 접속자 증가 현황(사진=레이니스트)
- 저는 4년 전에 발급한 신용카드를 아직도 쓰고 있어요. 솔직히 이 서비스에 대한 필요성이 크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저도 솔직히 말씀드리면 기자님이 서비스 타겟은 아닙니다(웃음). 카드 혜택을 주는 가맹점을 메모해 들고 다니시는 등 소비에 민감한 사람, 나의 소비행태를 분석하기 좋아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뱅크샐러드를 사용하시는 분들을 보면 20~30대 여성분들이 가장 많아요.
또 단순하게 “‘커피빈’ 할인을 가장 많이 주는 카드를 찾고 싶어”라는 분들도 많은데요. 이런 분들도 저희 서비스에서 답을 찾으실 수 있습니다.
-마케팅은 어떻게 진행하셨죠?
▲포털사이트 키워드 광고 비용을 월 100만원 정도 쓰고 있고, 블로그와 페이스북을 통해 바이럴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특히 블로그와 페이스북을 통해 입소문이 나면서, 직접 URL을 입력해 들어오시는 분들이 많이 늘고 있어요.
▲레이니스트는 페이스북에서 카드나 금융에 관심이 많을 만한 콘텐츠를 자체적으로 생산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일회용 렌즈를 싸게 살 수 있는 방법의 경우 페이스북에서 1만1124회나 공유될 정도로 화제를 모았다(사진=뱅크샐러드 페이스북)
-서비스를 살펴보니, 결국 내가 필요한 카드를 설문 등의 방식으로 찾는 수준입니다. 이 정도로 ‘큐레이션’ 서비스라고 하기는 많이 부족한 것 같아요.
▲조만간 회원가입이 가능해지고, 모바일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입니다. 회원가입이 가능해진 이후에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생각입니다.
특히 모바일 서비스가 출시되면 카드사용 내역 문자를 바탕으로 소비 패턴을 분석해, 개인에게 맞는 신용카드를 추천해 줄 수 있는 기능이 생깁니다.
또 각종 가맹점들과 제휴를 맺어, 자주 찾는 상점이나 업종에 대한 쿠폰을 제공하는 서비스도 추가할 예정입니다. 이 때문에 최근에는 모바일 서비스 개발에 전념하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이 자신이 가지고 있는 카드사의 앱을 스마트폰에 설치해 놨습니다. 굳이 레이니스트의 모바일 서비스를 사용할 필요가 있나요?
▲사실 하나의 카드만 사용하시는 분들은 각 회사의 서비스가 더 좋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특성상 내가 가진 모든 카드 정보나, 소비패턴을 통합해서 볼 수 있는 곳이 없습니다.
다양한 신용카드 사용 문자를 통해 우리는 이 정보를 제공해 줄 수 있습니다.
-문자 분석은 좀 무식해(?) 보이는 방법이긴 합니다.
▲국내 현실상 문자 외의 방법으로 저희가 신용카드 사용 내역에 접근하기는 매우 힘듭니다. 당연히 이 문자도 개인의 정보 이용 동의를 거쳐 수집합니다.
-수익모델이 궁금합니다.
▲저희 서비스를 통해 카드를 발급받는 횟수에 따라, 카드사로부터 3~5만원의 발급중계수수료를 받습니다. 또 사이트 내에 금융회사의 광고도 유치하고 있습니다.
아직 초반인데도 몇몇 곳에서는 광고를 집행하고 계신데요, 클릭률이 매우 높은 편입니다.
◇뱅크샐러드. 복잡한 금융서비스를 재밌게 버무린다는 의미를 품고 있다.(사진=레이니스트)
-다른 수익모델은 없나요?
▲카드사가 필요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개인정보 이야기가 아니라, 사람들이 어떤 할인 혜택을 많이 찾는지, 어떤 가맹점이 인기가 높은지 등 메타데이터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사실 카드사들의 가장 큰 경쟁력은 카드 상품 개발력입니다. 이런 데이터에 대한 기업들의 수요가 굉장히 많아, 충분히 사업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수익모델이 카드사 발급 수수료와 광고입니다. 하지만 어떻게 보면 이 서비스를 통해 카드사들은 자기 고객을 잃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지 않을까요?
▲하지만 요즘 시내에 보면 은행들이 2층으로 올라가기도 하고, 사라지기도 합니다. 오프라인 영업점을 유지 하기 힘들어진다는 거죠. 그 부분이 분명히 온라인 시장으로 넘어온다고 생각합니다.
-해외사례는 있나요?
▲앞서 민트의 사례를 말씀드렸지만, 미국에서는 인터넷 은행들도 여러 곳이 생기고 있습니다. 이들은 사용자를 분석해 최적의 예금상품과 신용카드를 알려줍니다.
물론 우리나라는 관련 규제로 당장 미국과 같은 형태는 힘들겠지만, 우리와 같은 서비스의 필요성은 갈수록 커질 것입니다.
-관련 시장 규모는 어느 정도로 보시나요?
▲ 신용카드 시장만 보면 국내 연간 신용카드 발급 수수료 시장만 8000억원에 이릅니다. 모든 마케팅 비용을 합치면 연간 3조원에 이르는 거대 시장입니다.
◇종합 금융상품 큐레이션 서비스로 도약할 것
-앞으로 계획이 궁금합니다.
▲일단은 모바일 서비스 개발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9월 중 모바일 서비스를 시작하고, 10월 중에는 모바일 웹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입니다. 또 현재 진행하고 있는 카드사와의 제휴도 성공적으로 마무리해야겠죠.
-올해 매출 목표는?
▲일단 손익분기점(BEP)을 넘기는 것이 목표로 연 매출 1억2000만원 정도가 가능하리라 생각합니다. 다음 달부터는 신용카드 발급수수료 등이 매출에 반영될 것 같아요.
-뱅크샐러드를 더 큰 서비스로 만들어 가기 위한 협업 대상과 경쟁 상대는 어디인가요?
▲IT관련 혁신을 꿈꾸고, 온라인 마케팅에 사활을 걸고 있는 금융회사와 카드회사라고 생각합니다.
경쟁대상은 금융상품 관련한 다양한 커뮤니티를 들 수 있겠지만, 저희처럼 시중에 유통중인 모든 카드 DB를 모아 큐레이션 해주는 곳은 한국에는 아직 없습니다. 그래서 국내에서는 딱히 경쟁상대를 찾을 수 없을 것 같아요.
글로벌에서는 큰 꿈을 가지기 위해 ‘민트’를 경쟁상대로 꼽고 싶어요.
-기술적으로 고도화하고 있는 과제가 있나요?
▲기술적인 고도화라기보다는 금융정보서비스를 한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힘듭니다. 법적으로는 가능한 사항인데, 카드사나 금융회사마다 내규가 달라 정보를 제공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쉽게 생각할 수 있겠지만, 막상 실제로 해보니 어려움이 많습니다.
-앞으로의 서비스 방향은?
▲앞서 말씀드렸듯이, 신용카드 이후에는 시중은행에서 판매하는 예금과 적금, 보험회사들이 판매하는 보험 상품으로 카테고리를 늘려갈 예정입니다. 일부 은행 등과는 이미 협의를 시작했습니다.
금융상품을 찾으시는 분들이 저희 사이트에 오셔서 자신에게 맞는 상품을 찾으실 수 있도록 최대한 많은 정보를 담을 생각입니다.
또 O2O(Online to Offlie) 시장도 더 커지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저희 모바일 서비스는 문자를 통해 사용자의 카드사용 패턴을 분석해, 쿠폰을 지급하는 방향으로도 개발되고 있습니다.
이쪽 시장이 커진다면 충분히 사업기회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업이 성공한다면 어느 정도의 보상을 생각하시나요?
▲일단 나의 성공보다도 ‘자격’을 획득하고 싶습니다. 대표로서 제 자격은 팀원들에게 노력한 만큼 보상을 주는 것인데 아직까지 그러지 못하고 있습니다.
솔직히 대표라고 불릴 때마다 쪽팔려요. 하지만 연말쯤에는 어느 정도 보상이 가능할 정도의 수입이 있을 것 같습니다.
◇팀회의 모습(사진=레이니스트)
-정부 정책 리스크가 큰 사업인 것 같습니다. 정책에 관해서는 하실 말씀이 없나요?
▲창조경제는 창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우리나라는 ‘정보’를 활용한 창업이 굉장히 힘듭니다. 물론 지금까지 개인정보를 악용하는 사례가 많았던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확실하게 관리 감독하고, 책임을 질 수 있는 사업자에게는 개인의 ‘동의’를 거친 정보는 활용할 수 있도록 막지 않아 줬으면 좋겠어요.
-마지막으로 뱅크샐러드를 사용하는 고객분들께 한마디.
▲뱅크샐러드는 고객에게 전혀 해가 되지 않으면서, 실제로 가치가 숫자로 표현되는 서비스라고 생각합니다. 실용적인 면이 강해 월 3~6만원을 절약할 수 있죠.
지난 1년 동안 날밤을 세며 서비스를 만든 이유는 고객에게 더 큰 금융혜택을 주겠다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였습니다. 계속 노력할 테니, 혜택 받으신 분들은 저희 서비스 입소문을 좀 내주셨으면 좋겠습니다(웃음)
◇전문가들은 레이니스트를 어떻게 평가할까?
▲한상기 소셜컴퓨팅연구소 대표 : 때로는 작은 아이디어에서 출발한 것이 보다 실제적인 도움이 되는 서비스로 위치할 수 있습니다. 누구나 내 소비 패턴에 최적화된 신용카드는 무엇일까라는 문제는 출발점이 좋다고 봅니다.
그러나 현재 구현하고 있는 방식은 너무 피상적인 패턴의 분석입니다. 아예 사용자들이 자신의 명세서를 스캔하거나 이메일 명세서 내용을 복사해서 제공하면 실제적 데이터를 통해 분석해 주면 더 좋지 않을까요?
내 경우 시험 삼아 해보니 실제 절약이 너무 적었고,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항목을 제시하기 어려웠습니다. 설문 추천은 서버 오류로 제대로 나오지 않았습니다.
쉽게 문제를 푸는 것보다는 정말 어려운 문제를 보다 철저하게 접근했으면 합니다. 뮤추얼 펀드 분석 만으로도 큰 사업을 할 수 있는 영역이기 때문입니다.
소비자 금융을 건드리려면 소비자가 진정으로 혜택을 본다는 경험을 만들어 내야 할 것이며, '아 이거 진짜 괜찮네!' 하는 수준으로 빨리 성장하기를 바랍니다.
▲김지현 카이스트 교수 : 최근 오프라인 결제 시장이 IT 플랫폼 기업의 혁신 속에서 그 어느 때보다 변화의 바람이 거셉니다. 변화의 핵심은 신용 기반에서 디지털화된 현금 기반으로 금융 시장이 변화되고 있으며, 고객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사업의 확장을 고려한 서비스의 혁신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런 면에서 볼 때에 뱅크샐러드는 기존 신용카드 시장의 카드 발급을 위한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어 향후 사업 영역의 확장과 성장 가능성이 제한적입니다. 연간 신용카드 발급 수수료 시장만 8000억원과 마케팅 비용 3조원이라는 타겟 시장 규모 역시 뱅크샐러드의 실제 도달 가능한 타겟이라 볼 수 없습니다.
명확한 유효시장 크기(addressable market size)에 대한 계산을 해보면 향후 사업 영역의 확대를 지금부터 충분히 고려한 비즈니스 모델을 구상하고, 이를 서비스에 적용할 염두에 두어야 할 것입니다.
도달 가능한 목표로 하는 성장 규모를 어떻게 보고 있느냐에 따라 서비스와 비즈니스 모델(BM)의 구성이 달라집니다. 이를 충분히 고려한 사업 설계를 해두지 않으면 금새 성장의 한계에 직면할 것입니다.
▲박지웅 패스트트랙아시아 대표 : 한국적인 상황을 감안할 때 금융 분야의 혁신을 꾀하기 위한 스타트업의 접근 관점에서 훌륭한 시도라고 생각합니다.
결제와 직결되는 부분들은 다양한 규제 이슈들로 인해 진입이 쉽지 않은 상태에서, 확보 가능한 데이터베이스를 바탕으로 소비자들의 접점을 잡겠다는 시도는 현재 국내 금융 시장에서 시도해볼 만한 스타트업의 좋은 아이템이라고 생각됩니다.
다만 금융시장의 다나와·에누리 같은 포지션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빠르게 금융상품의 카테고리를 확장하는 것이 급선무입니다.
신용카드 하나만 가지고는 사용빈도가 많지 않아 사용자들이 매일 쓰는 Everyday Service가 되기 힘들기 때문에, 예금, 적금, 보험, 대출 등의 다양한 상품으로 확장하고, 기술적으로도 제휴를 하기 전에 오픈된 데이터를 빠르게 수집하고 가공, 정리하는 크롤링 기술에 대한 관심과 투자가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한상기 소셜컴퓨팅연구소 대표 주요 약력
-삼성전자 전략기획실, 미디어서비스 사업팀 인터넷그룹장(1994년-1999년)
-오피니티 에이피 대표이사(2005년~2008년)
-카이스트 문화기술대학원 교수(2009년~2011년)
-소셜컴퓨팅연구소 대표(2011년~)
◇김지현 카이스트 교수 주요 약력
-다음커뮤니케이션 입사(2005년)
-다음커뮤니케이션 전략이사 겸 모바일 그룹장(2011년)
-카이스트 경영대학원 겸직교수(2011년~)
-SK플래닛 커머스 사업개발실 실장(2013년~)
◇박지웅 패스트트랙아시아 대표 주요 약력
-포항공과대학교 산업공학과 졸업(2009년)
-스톤브릿지캐피탈 수석 심사역(2011년)
-KBS 황금의펜타곤 심사위원(2013년)
-패스트트랙아시아 대표(201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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