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원나래기자] 국내외 자동차업계가 인도시장 공략에 나섰다. 인도는 지난해 기준 세계 자동차 시장 7위로 브라질(5위), 러시아(6위) 등 브릭스(BRICs) 국가와 함께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몇 년간 고유가와 높은 이자율 등으로 인해 전반적인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인도 자동차 시장의 침체기가 있었지만, 지난 5월 인도 신정부 출범과 함께 소비 확대 정책이 시행되며 또다시 주목받는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는 인도 자동차 판매 동향 보고서를 통해 인도 자동차 시장이 지난해 246만대에서 올해 253만대로 2.7%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로 8월 인도 자동차 판매량은 21만2000대, 올해 1~8월 누적 실적으로는 168만1000대가 팔리며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각각 15.8%, 2.4% 증가했다.
올 들어 자동차 판매량이 4개월 연속 증가하는 등 수요 회복세 조짐을 보이는 인도 자동차시장에서의 점유율을 늘리기 위한 국내외 자동차업계의 현지 시장 공략이 본격화되고 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추석 연휴기간 인도 공장을 방문해 신형 i20 차량 생산 라인을 둘러보고 관계자들과 의견을 나누고 있다.(사진제공=현대차)
◇현대차, 유럽 수출물량↓·인도 내수물량↑..공급비중 확대
현대차(005380)는 인도 자동차 시장에서 경차 위주로의 시장 점유율을 늘려가며 현재 현지 시장에서 2위를 차지하고 있다.
12일 현대차에 따르면 올해 1~7월 현대차의 인도 누적 판매량은 23만6655대로 현대차 전체 해외 누적 판매(287만대) 비중의 8.3%를 차지했다. 올해 인도 연간 목표 판매량인 40만대의 절반 이상을 이미 달성한 셈이다.
차종별로는 지난해 인도 최고의 인기 차종으로 선정된 이온과 그랜드 i10, i20 등 경차와 소형차의 판매(14만2179대) 비중이 현대차의 인도 판매 전체 차종의 60%를 넘어섰다. 지난해 성공모델인 그랜드 i10에 이어 인도 시장을 위해 개발된 i20를 통해 인도 시장에서의 확실한 우위를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지난 추석 연휴기간에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인도 타밀나두주 첸나이에 위치한 인도 공장을 방문하고 인도 전략 i20 생산 라인을 둘러보며 인도 시장 선점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정몽구 회장의 인도 방문은 2010년 이후 4년만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최근 인도 시장이 다시 회복세로 전환되고 있는 만큼 인도 공장의 유럽 수출 물량을 줄이고 인도 내수물량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라며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하반기 역시 인도의 신흥 중산층을 대상으로 판매를 늘려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인도 시장 2~7위 업체별 점유율 추이.(자료제공=인도자동차공업협회)
◇일본업체, 인도 공략 강화..자사 브랜드 출시 예고
이에 맞서는 일본 자동차업체 역시 만만치 않다.
일본 스즈끼와 인도 현지업체 합작사인 스즈끼마루티는 현지 시장 점유율 절반에 가까운 규모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 8월에도 전년 동월 대비 29.3% 상승한 9만8000대를 판매하며 점유율 46.5%를 기록했다. 올해 가솔린 가격 인하와 함께 소형차 수요가 급증하면서 컴팩트와 미드사이즈급 내 주요 모델에서 호조를 보이고 있다.
혼다의 점유율은 지난 6월 최초로 현지 업체 마힌드라를 추월하며 3위 자리를 꿰찼다. 시티의 공장 이전에 따른 일시 생산 중단에도 불구하고 모빌리오 신차 효과와 어메이즈의 호조로 판매가 확대되면서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88.0% 증가한 1만7000대가 팔렸다.
혼다는 판매 확대를 위해 어큐라 브랜드 모델 출시를 위한 현지 시장 조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도요타는 지난 8월 전년 동월 대비 6.6% 감소한 1만1000대를 판매하며 현지 업체인 타타와 함께 5위에 머물렀다. 이를 만회하기 위해 현재 추진 중인 고급차 렉서스 브랜드의 인도 진출을 곧 확정하고 주요 대도시를 중심으로 일부 모델을 투입할 계획이다.
투입 차종은 현지 소비자들에게 전통적으로 인기가 있는 소형 승용차와 함께 최근 판매가 급증하고 있는 SUV가 될 것으로 전해졌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인도 고급차 시장이 계속 확대되려는 추세에 맞춰 일본 업체가 자사 고급차 브랜드를 통해 현지 시장에 본격 진출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전 차급의 호조로 전체 판매가 대폭 증가하고 있는 인도 시장에서의 점유율 확보를 위한 쟁탈전이 치열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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