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윤경기자] 경기 침체 우려에도 불구하고 일본 증시에 배팅하는 투자자들이 여전히 많은 것으로 보인다.
1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닛케이225 지수는 올해 연저점을 기록했던 지난 4월 이후 14% 넘게 급등해 8개월래 최고치에 근접하고 있다.
◇닛케이225지수 차트(자료=야후파이낸스)
다수의 시장 전문가들은 일본 증시가 경기 둔화라는 악재를 딛고 강세 흐름을 지속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앞서 일본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연율 기준 마이너스(-)7.1%를 기록, 지난 2009년 1분기 이후 5년 3개월 만에 최악의 성적을 거둔 바 있다.
증시 낙관론의 주요 배경에는 1조3000억달러의 자산을 보유한 세계 최대 규모의 연기금, 일본 공적연금(GPIF)의 주식 투자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자리잡고 있다.
보수적이었던 GPIF의 국채 위주 포트폴리오는 다변화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아베 신조 총리가 지난 3일 개각을 통해 후생 노동상에 시오자키 야스히사 자민당 중의원을 임명했기 때문이다. 시오자키 의원은 그동안 GPIF가 채권 위주에서 주식 위주로 포트폴리오 운영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해 온 인물이다.
엔저 드라이브 역시 재개되며 수출주들의 강세 흐름을 뒷받침하고 있다. 수출 기업들의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영향이다.
올 상반기 상승세(엔화 가치 하락)에 제동이 걸렸던 달러·엔 환율은 지난 12일 6년 만에 처음으로 107엔대를 넘어서기도 했다.
하워드 스미스 인더스캐피털파트너스 리서치 부문 책임자는 "일본 기업들의 실적은 매우 양호하다며 "올 초에는 힘든 시기를 겪었지만 차츰 나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한 "실적이 좋아질 것으로 보이는 소니에 투자하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모건스탠리증권에 따르면, 일본 기업들의 실적은 7개 분기 연속 예상을 뛰어넘었다.
앤드류 브라운 밸리기포드 주식 전문가는 "만일 실적 성장세가 지속되면 일본 기업들은 더 적극적으로 투자에 나서게 될 것"이라며 "투자자들은 이를 또 호재로 반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투자자들이 주목해야 할 또 한 가지는 일본 증시의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다는 점이다. 1700개 종목이 포함된 토픽스(TOPIX)지수의 주가수익비율(PER)은 14.6배 수준으로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의 18.9배를 밑돈다.
앤드류 브라운은 "특히 일본 IT 관련 기업들의 주식이 저평가돼있다"며 "올 초 IT주들을 사들였다"고 언급했다.
다만 장기 투자자들에게는 지수의 추가 상승 동력이 필요할 수도 있다. 일본은행(BOJ)이 경제 성장세가 악화됐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추가 경기 부양에 나서기를 꺼리고 있고, 2차 소비세 인상 결정이 올 연말 이뤄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기요카와 겐토쿠 BNP파리바 애널리스트는 "장기 투자자들은 지수를 끌어올릴 만한 더 명백한 촉매재를 원하고 있다"며 "뚜렷한 호재가 아직 현실화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