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문정우기자] 그 동안 찬밥신세였던 서울 중대형 아파트가 2기 경제팀에 대한 기대감과 재건축·전셋값 상승 등으로 인해 일부 지역에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22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전국의 집값이 오름세를 보이는 가운데 지난 주 수도권은 11주 연속 상승했으며, 서울은 0.09% 오름세를 기록했다.
특히, 중대형 면적의 상승세도 두드러졌다. 전용면적 85㎡ 초과~102㎡ 이하는 0.07%, 102㎡ 초과~135㎡ 이하는 0.05%, 135㎡ 초과 0.12%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이번 달 목동신시가지(4단지) 전용 142㎡의 평균 매매값은 지난달보다 3000만원 오른 10만9000만원으로 조사됐다. 목동7단지 전용 101㎡도 2500만원 상승한 9억2500만원으로 나타났다.
올해 안전진단을 통과한 개포우성도 마찬가지다. 개포우성1차 전용 200㎡는 지난달보다 5000만원 오른 24억원, 개포우성2차 전용 137㎡는 7500만원 상승한 17억2500만원을 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9.1대책의 영향으로 (목동)재건축에 대한 기대감뿐만 아니라 학군수요가 충분한 곳이기 때문에 (매매값이)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집주인들이 호가를 올리고 있어 거래활성화는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전셋값 상승 여파로 거래가 늘어나는 경우도 있다. 서초 래미안 전용 128㎡ 시세는 11억2000만~12억원에 형성된 반면 전셋값은 8억2000만9억원 수준이다.
인근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전세를 찾다가 매매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며 "강남이나 서초 등은 집값하락에 대한 우려가 적은 지역이라는 생각이 지배적이고, 최근 대출여력도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 속에 전문가들은 가격적인 매력에 관심을 기울이라고 조언한다.
윤지해 부동산114 선임연구원은 "9.1대책 등 정부의 각종 활성화 대책에 힘입어 금융위기보다 크게 나아진 환경이지만 아직 서울 대부분 지역에서 금융위기 당시 매매가격보다 낮은 가격을 형성하고 있어 가격적인 매력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소형과 중대형 면적의 가격 매력은 다르다"며 "중형과 대형 면적의 매력이 소형보다는 상대적으로 높아져 있는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서울 기준 전용 60㎡ 이하의 소형면적은 금융위기 당시의 가격보다 높게 나타나는 반면, 전용 60㎡ 초과 중대형면적은 여전히 지난 2008년 가격을 회복하지 못했다. 이는 중대형 면적의 매력이 소형보다 상대적으로 높아져 있다고 볼 수 있다.
또 다른 업계 전문가는 "대부분 서울 고가 대형 아파트들은 중소형과 달리 수요층이 한정돼 있어 매매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다만 건설사들이 서울 내 중소형 중심으로 공급하는 만큼 향후 중대형에 대한 희소가치는 커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잠실의 한 아파트 단지. (사진=뉴스토마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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