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유통혁명)②침체된 유통업계 '모바일 고객 잡아라'
모바일 매출 가파른 속도 성장..업체 간 선두 경쟁 '치열'
"늦어도 내년 상반기 모바일 선도업체 윤곽 드러날 것"
2014-10-02 14:41:45 2014-10-02 14:41:45
[뉴스토마토 김수경기자] 바쁜 현대인들에게 쇼핑은 따로 시간을 할애해 직접 돌아다녀야만 할 수 있는 것의 개념이 아니다.
 
이동하는 중에도, 침대에 누워서도 스마트폰 하나만 들고 있으면 원하는 상품을 비교·평가해 손 쉽게 장바구니에 담을 수 있게 됐다. 원치 않는 발품을 팔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시간과 장소의 제약 없이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모바일 쇼핑의 혜택을 즐기려는 소비자들이 많아지면서 이들을 잡기 위해 유통업계에서는 그야말로 총성 없는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특히, 경기침체로 불황에 시달리고 있는 업체들은 모바일 매출을 향상을 통해 부진을 만회하겠다며 단단히 벼르고 있다.
 
모바일의 강자 소셜커머스, 오픈마켓은 물론 백화점, 마트, 홈쇼핑, 편의점, 뷰티, 유아업계 까지 모든 업종과 분야가 집중됐다. 모두 모바일 매출 끌어 올리기라는 공통 목표 아래 일사분란하게 움직이고 있다. 모바일 채널을 잡지 않고서는 미래 경쟁력을 담보할 수 없기 때문에 관련 시장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미래 성장동력은 '모바일'..모바일 쇼퍼 잡기 '사활'
 
시장 확대에 가장 발빠르게 나선 쪽은 역시 온라인이 메인 기반이었던 쇼셜커머스와 오픈마켓이다. 사업 시작도 빨랐던 탓에 점점 세분화되고 진화된 모바일 쇼핑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는 것도 바로 이들이다.
 
G마켓은 최근 마트 상품을 저렴하고 간편하게 구입할 수 있는 코너인 '모바일 마트'를 신설했다. 품목별로 G마켓 상품 담당자가 가격 경쟁력 있는 상품만을 엄선한 것이 특징으로 손쉽게 알뜰 장보기가 가능하다는 것이 특장점이다.
 
최근에는 모바일 전용 패션관 'THE LOOK'도 오픈했다. 'THE LOOK'에서는 소호, SPA 브랜드, 편집샵 등의 인기 상품을 선별해 맞춤형 쇼핑정보를 제공한다.
 
G마켓 관계자는 "전체 패션매출 중 최대 5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며 "모바일 패션부분에 더욱 힘을 실어주기 위해 모바일에서만 전용으로 선보이는 존을 따로 기획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옥션은 3분 만에 상품 등록이 가능하도록 '중고장터' 모바일 앱을 전면 개편했다. 경매 기능이 강한 옥션의 특징을 살려 모바일에서도 쉽게 경매에 참여할 수 있도록 모든 시스템을 간소화했다. 또한 가장 중고상품 거래 시, 가장 번거로웠던 배송문제도 해결했다.택배를 직접 부를 필요 없이 앱 화면에서 택배 접수가 가능하도록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모바일 채널 서점을 위한 백화점 업계 신경전도 치열하다. 롯데백화점은 위치기반 서비스를 도입함으로써 일년 간 총 30만 명의 매장 방문 유도 효과와 800억 이상의 매출 증대효과를 봤다. 또한 '스마트 쿠폰북'은 출시 4개월 만에 다운로드 수가 80만 건을 돌파했고 전단 광고 상품 이미지를 스캔하면 온라인몰로 연결돼 바로 구매가 가능한 '스마트 스캐너'도 점포 별로 활용하고 있다.
 
신세계(004170)도 온라인몰 SSG닷컴 홍보에 한창 열을 올리며 10년 만에 TV 광고까지 시작했다. 주기적으로 사는 장보기 상품을 자동결제 및 배송하는 정기배송 서비스 정장남(정기적으로 알아서 장봐주는 남자), 원하는 정보만 쉽게 찾는 클립, 데이터 분석 기반 상품 추천 등 모바일 특화 기능 등을 감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각종 규제에 막힌 대형마트도 모바일 쇼핑 확대를 통한 돌파구 찾기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롯데쇼핑(023530)은 신동빈 회장의 주문에 따라 옴니채널을 본격 가동하고 있다. 백화점과 마트, 편의점, 홈쇼핑 등 롯데의 모든 유통채널끼리 유기적으로 연계시켜 마치 하나의 매장처럼 이용할 수 있게 한다는 개념이다. 가령, 롯데마트의 모바일 쇼핑몰에서 구매한 물건을 퇴근길에 집에서 가장 가까운 세븐일레븐에 들러 가져가는 식이다.
 
이마트 역시 뒤질세라 인터넷과 모바일 쇼핑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800억원을 들여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를 구축했다. 자동화된 시스템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인건비는 줄이고 배송률은 높이는 효율성 강화를 위한 전격적인 투자가 진행된 것이다.
 
오는 2020년까지 6개의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를 구축해 온라인에서만 4조원의 매출을 달성한다는 시나리오다.
 
쇼핑이라기 보단 간단한 먹거리 등을 위한 구매를 위해 찾는 고객이 많은 편의점까지도 모바일 경쟁 대열에 합류했다. 스마트폰을 주로 사용하는 젊은층이 편의점의 주된 고객이기 때문에 모바일 연계 마케팅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멘트다.
 
GS25는 국내 편의점 최초로 온·오프라인 유통의 장점을 결합한 옴니 채널 서비스를 도입을 시작했다.고객들은 GS25 매장에 비치된 모형상품 리플렛을 통해 해당상품의 설명과 구매조건 등을 확인하고, 리플렛의 바코드를 계산대에서 인식함으로써 상품을 주문할 수 있다. 스마트폰, 대형TV, 정수기, 비데 등 전문 매장이나 홈쇼핑 등에서 구매 가능했던 상품을 GS25에서 일반적인 상품과 똑같이 계산대에서 바코드 인식만으로 구매할 수 있는 획기적인 시스템이다.
 
세븐일레븐은 '세븐일레븐과 모바일 '절친' 되세요!'라는 광고문구를 달고 열성적으로 모바일 채널 활성화를 위해 팔을 걷어부치고 나섰다. 고객들과의 소통 강화를 위해카카오톡 옐로아이디 서비스까지 오픈했다. 옐로아이디는 일반 사업체나 단체를 일반 사용자와 이어주는 대화서비스로 친구의 연을 맺은 사용자들에 상품 정보와 각종 이벤트 정보가 수시로 제공되는 동시에 할인쿠폰도 정기적으로 지급된다.
 
세븐일레븐 조만간 모바일 쇼핑 앱 내에 캐시비 카드(통합선불카드) 결제서비스도 새롭게 선보일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오픈마켓이나 쇼셜커머스는 모바일을 통해 매출 비중이 이미 절반을 넘어서는 추세"라며 "이미 유통시장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쪽으로 넘어오고 있는 추세기 때문에 다른 업체들도 모바일 쇼핑쪽을 늘리는 데 신경쓰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모바일 매출 비중 얼마나 늘었나
 
롯데마트, 이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 3사의 인터넷 쇼핑몰 매출은 매년 두 자릿 수 이상의 증가세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모바일을 통한 접근성과 편리성 강화에 중점을 둔 전략이 효과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홈쇼핑 업계 매출 전쟁 역시 TV에서 모바일로 빠르게 이동하면서 향후 업계판도를 가를 핵심 변수로 꼽히고 있다. GS홈쇼핑(028150)CJ오쇼핑(035760)은 모두 지난해 대비 모바일 매출이 세자릿 수 이상 늘었다.
 
홈쇼핑 상위 업체들의 지난해 모바일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300%~500% 까지 초고속 성률을 기록하며 인터넷몰을 제치고 TV에 이은 완벽한 제2채널로 부상했다.
 
그중에서도 현재까지 가장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쪽은 단연 GS홈쇼핑이다. 이미 모바일 매출이 PC를 앞지른 가운데 가장 가파른 모바일 매출 성장률을 기록 중이다. 근소한 차로 업계 1,2위를 달리는 CJ오쇼핑과 GS홈쇼핑의 올해 치열한 순위 다툼의 키를 쥐고 있는 것 역시 모바일 매출이 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TV부문의 성장 정체를 만회할 수 있는 채널은 이제 모바일 뿐"이라며 "양사 모두 모바일 부문을 강화하는데 총력을 기울이면서 서로 업계 1위 자리를 두고 한치의 물러섬도 없는 접전을 이어가는 중"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다소 뒤늦게 모바일 시장에 뛰어든 편의점 업체들도 모바일 매출이 늘면서 쾌재를 부르고 있다. 세븐일레븐의 모바일 매출 신장률이 지난 2012년 25.5% 에서 지난해 117.4%, 올해 1~8월까지 95% 신장세를 나타내며 질주가 이어지고 있어 지난해 성장률을 충분히 뛰어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편의점업계는 젊은 소비자층을 중심으로 모바일 상품권 매출이 크게 늘어난 점이 주목된다. 세븐일레븐의 올해 8월 누계 모바일상품권 매출은 전년대비 92%, GS25도 33% 증가했다.
 
스마트폰 보급 확대로 모바일 채널을 활용한 선물 주고 받기가 주요 인맥관리 수단으로 자리 잡으면서 관련 시장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판단이다.
 
이들은 편의점 특유 장점을 활용해 모바일과 연계한 차별화된 마케팅을 더욱 강화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적자나도 지금은 '투자에 집중할 때'
 
최근 유통업계는 모바일에 최적화된 쇼핑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시스템 구축과 프로모션에 아낌 없이 돈을 쏟아붓고 있다. 소비자들에게 확실하게 눈도장을 찍기 위해서다.
 
모바일 시장에서 존재감을 나타내고 시장을 선도하기 위한 업체들의 노력은 그야말로 눈물겹다. 가뜩이나 업황부진으로 침체된 상황에서 투자가 계속 이뤄지다보니 부담이 가중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투자의 결실에 거는 기대감과 희망을 가지고 버텨내는 분위기다.
 
모바일 시장 성장의 위력을 감안하면 일단 적자가 나더라도 지금은 투자에 집중해야 하는 시기라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목소리다.
 
A업체 관계자는 "지금은 어떻게든 모바일 쇼퍼들의 마음을 잡기 위해 시스템을 구축하고 서비스를 강화하는데 비용이 들어가는 단계라 사실은 나가는 돈이 더 많은 것은 사실"이라며 "모바일 시장이 주력채널로 완전히 자리잡기까지는 시간이 더 소요될 것이고 투자 역시 계속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유통채널의 패러다임이 모바일로 넘어가고 있고 이러한 변화를 빠르게 읽어내고 대처하는 업체만이 결국은 시장에서 최종 승자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업체들의 노력 끝에 외형은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실속은 챙기지 못하고 있는게 현실이다.
 
전체 매출에서 모바일이 차지하는 비중이 점차 늘어나고 최근 2~4배가 넘는 고속성장을 일궈내고 있지만 아직은 투자비용이 더 커 아직 수익으로 연결되지는 못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모바일 채널에서 적자에 허덕이고 있는 업체들도 상당수다.
 
B업체 관계자는 "아직은 모바일 시장에서 확실한 승자가 없는 상황이라 업체들 간 경쟁이 더욱 치열할 수 밖에 없는 구조"라며 "늦어도 내년 상반기 쯤이면 각 업종별 모바일 채널의 선도업체가 가려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경쟁 우위가 결정되면 해당 기업이 대부분의 이익을 독과점적으로 향유하게 되는 구조로 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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