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민호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일 안하는 국회의원 세비를 반납하라고 한 발언이 도리어 새누리당 내부에서 고민거리가 됐다.
김무성 대표는 "세비반납 안해도 된다"고 밝혔음에도 동료의원들이 자진해서 반납하겠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최경환 기획재정부 장관이 내년 세비를 인상하겠다고 밝히자 도리어 초선의원들이 "동결해달라"고 요구해 최 장관 입장에서는 동결해도 문제, 인상해도 문제를 일으키는 꼴이다.
세월호 특별법 문제를 두고 공회전 하돈 야당을 압박하기 위한 용도로도 쓰인 '세비반납' 카드가 조용히 사라질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내 고개를 들면서 그 결과가 주목받고 있다.
지난달 16일 박 대통령의 '세비반납' 발언으로 시끄러워지자 김무성 대표는 당일 대통령에게 "그렇게 하면 일 못한다"며 거부했다.
◇1일 새누리당 김종훈 의원을 비롯한 새누리당 초서의원들은 3.8% 세비 인상을 거부해 향후 결과가 주목된다. (사진=박민호 기자)
김 대표는 다음날 17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대통령께서 세비반납 발언 하신 것은 일부 의원들이 그렇게 주장한 사람이 있어 그런 차원에서 하신 것"이라며 "당차원에서 세비반납 조치를 취하지는 않는다"고 진화에 나섰다.
대통령의 에피소드로 마무리 되어갈 때 쯤 세월호 정국은 더욱 깊은 골에 빠지게됐고 급기야 이장우 대변인을 비롯한 10여명 의원들은 19일 '세비반납 운동'을 선포하고 야당도 동참하라고 압박했다.
최근 국회의장 퇴진까지 주장할 정도로 강경한 이장우 의원은 '무노동 무임금'을 주장하며 일안하는 의원은 세비반납할 것을 여전히 주장하고 있다.
박 대통령과 김무성 대표, 세비반납 운동 의원들간 엇박자는 세비를 반납해도 문제, 반납하지 않아도 문제다.
이런 상황에 최경환 경제부총리도 논란에 끼어들었다. 기획재정부가 3.8% 세비 인상안을 국회에 제출하면서 새누리당 초재선 의원들이 "인상 거부, 세비 동결"으로 반박해 골칫거리다.
기재부가 세비 인상을 밀어붙이면 동결을 주장했던 의원들이 난감해지고, 인상을 철회하면 결국 설레발 치다 말았다는 비판을 피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 입에서 시작된 세비반납 발언은 국회가 정상화 되면서 수면아래로 가라앉고 있는 모습이다.
하지만 세비 3.8% 인상 여부가 확정될 때 쯤 이들의 '세비반납' 여부 약속이 정말 이행될 지 여부는 또 한번 화제를 불러일으킬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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