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기자] 김장철 성수기를 앞두고 김치냉장고가 ‘뻥 용량’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용량외 핵심기능에 대한 시선도 불안해졌다.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은 8일 김치냉장고에 표시한 김치 저장실 용량을 저장용기 용량의 합으로 표시하도록 국가표준(KS)을 개정하겠다고 밝혔다. 표시용량과 실제 보관용량 차이가 심해 소비자들이 혼란을 겪는 것을 방지하겠다는 취지다.
그동안 출시된 김치냉장고들은 실제로 김치를 넣을 수 있는 보관 용량이 아닌 제품 내부 공간의 크기로 용량을 표기해왔다. 때문에 표시용량과 실제 보관양이 달라 소비자가 제품 사용시 불편을 겪는 사례가 빈번했다.
지난해 12월 소비자원이
삼성전자(005930)와
LG전자(066570), 위니아만도, 동부대우전자 등 4개 제조사의 300리터급 제품의 실제 보관용량을 조사한 결과, 표시 용량의 40% 내외 수준에 그쳤다. 제조사별 표시용량 대비 실측용량은 위니아만도(42.4%), 삼성전자(42.2%), LG전자(41.9%), 동부대우전자(38.1%) 순이었다.
이처럼 제조사가 내세운 용량과 실제 저장 용량이 판이하게 차이가 나면서 정부까지 나서 명확한 기준 마련에 나서게 됐다. 국내 한 제조사 관계자는 이에 대해 "모든 제조사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만큼 특별히 악재로 작용할 만한 부분은 아니다"며 "개정된 기준에 맞춰 제품 용량을 명기하고 제품력으로 경쟁하면 될 일"이라고 말했다.
최근 김치냉장고 시장은 본격적인 김장철을 앞두고 제조사별 신제품이 쏟아지면서 혈전을 예고하고 있다. 저마다 차별화된 제품력을 내세우면서 소비자의 관심도 높아진 상태다. 이에 따라 소비자원이 지난해 제품 용량과 함께 조사한 정온기술과 소음, 월간소비전력, 냉각속도 등에 대한 비교내용도 다시 한 번 눈길을 끌고 있다.
소비자원에 따르면 조사대상 4개사의 제품들은 온도 편차에 있어 다소 차이는 있지만 전반적으로 제조사들이 주장한 설정온도와 유사한 수준의 온도 유지력을 구현했다. 다만 삼성전자의 제품은 중실과 하실 냉장고에 비해 상실이 설정온도 대비 평균온도 편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정온기술은 김치냉장고의 핵심기술로 꼽힌다. 숙성 정도에 따라 맛이 확연하게 달라지는 김치를 보관하는 전용 냉장고인 만큼 일정한 온도를 균일하게 유지해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지난 2011년과 2012년 소비자원에 접수된 연 2000건 이상의 김치냉장고 품질 및 AS관련 피해구제 접수를 분석한 결과, "김치를 보관하다 온도 유지가 안돼 김치가 상했다"는 내용이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에 각 제조사는 제품 홍보에 있어 자사만의 차별화된 고유 정온기술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제품에서 발생하는 소음은 최소 23.8데시벨(db)에서 최대 28.2(db)로 제품 간 큰 차이가 없었다. 삼성전자와 위니아만도의 제품이 상대적으로 소음이 작다는 평가를 받은 정도였다. 일반적으로 교통량이 많지 않은 도시의 거리에서 발생하는 소음이 30데시벨 정도로 여겨진다.
이밖에 냉각속도는 LG전자 제품이, 월간 소비전력에 있어서는 위니아만도의 제품이 가장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업계 관계자는 "비록 조사 대상이 된 제품들이 지난해 출시 모델이지만 올해 신제품과 기술력에 있어 큰 차이는 없다"며 "올해 나온 신제품을 가지고 비교해 본다고 해도 비슷한 수준의 차이가 날 것"이라고 말했다.
소비자원은 "매년 신제품이 출시되며 다양한 구조와 용량의 제품이 존재하는 만큼 구매 전 사용목적과 필요한 기능·용량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소비자원이 실시한 300리터급 김치냉장고 품질비교 대상 제품들. 왼쪽부터 삼성전자, LG전자, 위니아만도, 동부대우전자 제품순.(사진=각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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