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혜실기자]
삼성전자(005930)의 글로벌 브랜드가치가 1년 새 한 계단 뛰어오르며 점진적 상승 기조를 이어갔지만, 같은 기간 정작 수익성은 절반 가량 줄어드는 실적 급락을 피하지 못했다.
TV를 비롯한 가전과 스마트폰 등 소비자와의 접점이 높은 분야에서 시장 최강자로 자리하며 브랜드가치가 크게 제고되는 효과를 누렸지만,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부진으로 실질적 수익은 이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다.
9일 글로벌 브랜드가치 평가사 인터브랜드가 발표한 '글로벌 100대 브랜드' 평가에서 삼성전자는 지난해(8위)보다 한 계단 상승한 7위를 기록했다. 삼성전자의 브랜드가치는 지난해 396억달러에서 14.8% 성장한 455억달러로 집계됐다. 세계 100대 브랜드의 평균 상승률 7.4%를 큰 폭으로 웃도는 수치다.
지난 2004년 삼성전자 브랜드가치가 126억달러, 21위였던 것과 비교하면 10년 만에 3배 가량 가치가 뛰어오르는 꾸준하고도 엄청난 성장기조다. 이에 대해 인터브랜드는 "삼성전자가 스마트폰과 커브드 TV 등 혁신적인 제품을 선보이며 시장을 주도했고, 메모리 사업의 매출 성장과 소비자 중심의 창의적인 마케팅 활동이 더해진 덕분"이라고 평가했다.
삼성전자는 모바일 분야에서 '갤럭시' 시리즈와 웨어러블 '기어' 시리즈 등을 잇따라 선보이며 시장 지배력과 함께 선도자로서의 역량 강화를 꾀했다. '패스트 팔로어'에 만족치 않고 '퍼스트 무버'로서의 변화를 전개했다. '노트' 시리즈는 대화면의 시대를 여는 첫 주자가 되었다.
또 세계 최초로 커브드 UHD TV를 내놓는 등 차세대 TV 시장으로 꼽히는 UHD와 OLED 분야를 이끄는 동시에 셰프컬렉션 등 프리미엄 라인업을 통해 생활가전에서의 지배력도 한층 강화했다. 여기에 각종 마케팅이 더해지면서 삼성 위상은 프리미엄 브랜드로 굳혀졌다. 물론 마케팅에 따른 대규모 비용 집행은 감내해야 할 부담이었다.
하지만 실적은 이와는 반대로 가는 난감한 상황에 처했다. '갤럭시S4'에 이어 '갤럭시S5' 등 연이은 갤럭시 시리즈가 시장에서 당초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미진한 역할에 그치면서 총체적 위기를 맞았다. 스마트폰의 부진은 수직계열화된 부품사들에까지 악영향을 미치는 연쇄효과를 불러와 삼성전자의 위기감은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이에 시장에서는 마케팅 등 기존 방식을 고수하기 보다 전환점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 마케팅의 효과를 더 이상 기대키 어려운 한계에 이른 만큼 출혈을 지속하기 보다 혁신을 통한 진정한 시장 지배력의 제고가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이재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막대한 마케팅 비용을 지출하면서 브랜드가치가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며 "실제 이익은 시장환경, 제품 전략과 더 긴밀한 상관관계를 보이기 때문에 실질적인 전략이 도출되어야 실적 회복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연도별 브랜드 가치>
(출처 : 인터브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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