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늪에 빠진 해운업, '특수선'만 호황
2014-10-10 16:15:03 2014-10-10 16:15:03
[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해운업계의 변방으로 불렸던 특수선 시장이 업황에 역행하는 나홀로 성장이다. 전 세계적으로 컨테이너선과 벌크선 비중이 높아 그간 틈새시장으로 인식됐던 특수선 시장이 해운업계가 장기 침체에 빠지면서 오히려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자동차운반선, LNG·LPG운반선 등 특수선 시장은 운송화물 특성에 따라 전용운반선이 필요하고, 숙달된 선원에 의한 운송 노하우도 뒷받침돼야 하기 때문에 일반 컨테이너선, 벌크선에 비해 신규 사업자의 진입이 어렵다.
 
때문에 상대적으로 경쟁이 덜 치열하고 전방시장이 성장하면 이익이 빠르게 증가하는 특성을 갖고 있다. 아울러 대부분 장기 전용선 계약을 맺기 때문에 변동폭이 큰 컨테이너나 벌크에 비해 운임 변동폭이 작아 안정적인 수익을 올리는 것이 가능한 것 또한 장점이다.
 
현대·기아차의 해외 수송을 담당하고 있는 현대글로비스(086280)는 2001년 설립 이후 현대·기아차 글로벌 생산량 증가와 맞물려 급성장을 이뤄냈다. 현대차(005380)그룹은 2001년 글로벌 생산량이 245만대에서 지난해 755만대로 연평균 9.8% 성장했는데, 이 기간 현대·기아차 수출 물량도 127만대에서 230만대로 증가했다.
 
하이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자동차 해상 수송량은 2145만대로, 지난 10년간 연평균 4.7%씩 꾸준히 성장했다. 이중 현대·기아차의 자동차 수출 물량은 연간 230만대 수준으로, 전 세계 물동량의 약 10.7%를 차지했다.
 
물량이 증가하면서 현대글로비스 매출도 수직상승했다. 2001년 1985억원이었던 현대글로비스 매출액은 지난해 12조8000억원으로 무려 6500% 성장했다. 향후 현대·기아차가 중국과 멕시코 등 해외 신공장을 증설할 계획이어서 현대글로비스가 담당하게 될 해상 물동량은 지속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현대글로비스는 지난해 해상운송사업 매출을 지난해 기준 약 2조원 수준에서 오는 2020년 8조2000억원 수준으로 늘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자동차운반선의 경우 지난해 기준 60척 수준에서 100척으로 늘리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대한해운(005880)은 전용선 위주의 사업 재편으로 꾸준히 이익을 내고 있다. 대한해운은 지난해 1분기 흑자전환 후 6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대한해운은 지난해 10월 삼라마이더스(SM) 그룹에 인수되면서 2년 간의 법정관리를 졸업했다. 인수와 동시에 SM그룹으로부터 자금을 지원받아 대부분의 채무를 변제했으며, 올 상반기에는 48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법정관리에서 벗어남과 동시에 지난해 12월에는 케이프사이즈 벌크선 4척, 올해에는 핸디막스급 벌크선 2척을 발주하며 선대 확충에도 주력하고 있다. 새로운 선박을 발주낼 만큼 재무구조도 안정화됐다.
 
대한해운은 매출의 90%가 벌크, LNG 등 전용선 사업에서 발생한다. 전용선 계약의 경우 대부분 연료비 상승에 따른 비용증가분을 보상받는 구조라, 유가 변동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올 상반기 말 기준 대한해운은 포스코(005490), 한국서부발전, 한국남부발전, 한국남동발전 등 대형 화주와 16척의 선박에 대해 장기운송계약을 체결 중이며, 이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을 올리고 있다. 거래처별로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포스코 40.50%, 한국가스공사 30.51%, 한국전력 12.49%, 기타거래처가 16.5%다.
 
KSS해운(044450)은 전체 매출의 70% 가량을 LPG운반선 등 가스선이 올리고 있다.
 
지난해 글로벌 LPG 해상 수송량은 6300만톤으,로 2000년 이후 연평균 2.5%씩 증가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부터는 미국발 셰일가스 붐으로 LPG 생산 및 운송량도 증가하는 추세다.
 
전 세계 LPG 수입량의 절반 이상을 아시아태평양 지역이 수입하고 있는데 이중 일본은 원전 사고 이후 LPG 수입량이 급증하고 있다. 일본에서 수입하는 미국산 LPG가스는 2005년 대비 2012년(46만2000톤) 14배 가량 급증했다. 오는 2018년에는 300만톤 수준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게다가 내년 5~6월쯤 파나마 운하 확장 공사가 완료되면 미국산 LPG 수입이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산 LPG가스를 싣고 파나마 운하를 통해 아시아지역으로 올 경우 중동지역과 운송거리가 비슷해져 상대적으로 저렴한 미국산 수입량이 증가할 것이란 설명이다. 현재 미국산 LPG가스의 가격은 중동 지역의 3분의 2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KSS해운은 LPG가스 물동량 증가와 초대형 LPG선박 추가 도입으로 지난해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54.5% 증가했다. 올 상반기에도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46.2% 증가하는 등 급격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KSS해운이 지난 8월 인수한 8만4000CBM급 LPG운반선 ‘GAS SUMMIT’호.(사진=KSS해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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