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기자] 환율에 따라 관광지형도가 변하고 있다. 엔화 약세로 과거 명동을 점령하던 일본 관광객들이 떠나고 그 자리를 중국인 관광객이 메우고 있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해 부동의 1위였던 방한 외국인 일본을 추월하고 1위로 부상했다. 올 1월부터 지난달까지 한국을 방문하는 중국인도 지속해서 증가 중이다.
한국관광공사 관광통계를 보면 올 1월부터 9월까지 한국을 찾은 1068만67명의 외국인 관광객 중 중국인은 43.9%인 468만3415명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방한한 중국인보다 36.5% 증가한 수치다. 이달 중으로는 중국이 단일 국가로는 처음으로 방한 규모 500만명을 돌파하고, 연말까지는 600만명 달성도 기대해볼 수 있다는 관측도 제시됐다.
반면 계속되는 엔화 약세와 일본의 소비세 인상 등으로 방한하는 일본인은 감소 추세다. 일본인은 174만79명으로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비중이 높았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15.7% 줄어들었다. 명확한 대조다.
◇방한 중국인 관광객(왼쪽)과 일본인 관광객 추이(오른쪽). (자료=한국관광공사)
이에 따라 인바운드 여행사들은 일본인 관광객에서 중국인 관광객을 타깃으로 잡는 등 전략을 선회 중이다.
한 여행업체 관계자는 "환율 등의 영향으로 쇼핑 매력이 떨어지자 일본인 관광객이 줄었고, 매출이 절반 이상 급감했다"며 "대안으로 중국인을 주력으로 하는 상품들을 내고 있지만, 여전히 쇼핑 위주의 상품들이 대부분이어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토로했다.
업계는 쇼핑 매력이 떨어졌을 때 일본인처럼 중국인 관광객이 줄어들 수 있는 점을 문제로 지적했다. 따라서 관광상품의 질적 제고를 통해 쇼핑 중심의 관광 패턴이 문화와 여가 관광 중심으로 변모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한결 같은 주장이다.
해결책 중 하나는 단연 한류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 관계자는 "케이팝, 드라마, 영화 등 한국 문화를 통해 한국을 방문하고자 하는 외국인이 증가하고 있다"며 "단편적인 콘텐츠 전시가 아닌 다양한 한류 콘텐츠가 유기적으로 연결돼 하나의 관광지를 형성할 수 있도록 도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지리적 영향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드라마 촬영지를 관광지로 만든 곳들도 많지만 지리적 영향으로 외국인 관광객의 관심을 받지 못하는 곳이 많다는 지적. 따라서 드라마 종영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관광객들이 찾을 수 있도록 투어코스 개발, 쇼핑코스 연계, 숙박시설 등이 확보돼야 한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업계 관계자는 "환율·물가 등에 따라 중국인 관광객이 언제든지 이탈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며, 외국인 지형도도 바뀔 수 있다"며 "한국의 매력을 발굴해 다양한 국가에서 찾을 수 있도록 관광 콘텐츠를 다양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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